신수정

신수정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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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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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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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계 CEO ‘사자성어 신년사’로 본 2013년 경영화두

    ‘세한삼우(歲寒三友·겨울을 꼿꼿이 이기는 대나무 소나무 매화나무,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이환위리(以患爲利·목표를 향한 길의 고난과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라,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금융계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사자성어로 신년사를 내놓았다. 뜻은 각각 다르지만 저금리, 저성장, 저수익 등 2013년 금융을 짓누르는 ‘3저(低) 기조’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들은 올 한 해 금융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CEO들은 위기상황을 금융 산업의 체력을 다지는 기회로 삼자고 입을 모았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운근동죽(雲根凍竹·언 바위 틈새로 뿌리를 깊이 내린 겨울 대나무)처럼 내실을 다진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 건설·해운 업황 부진 등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해외시장 개척 등 금융 산업의 신성장 엔진을 발굴하겠다는 CEO도 있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우직지계(迂直之計)’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는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멀리 내다보면서 현재의 역경을 발전 기회로 삼는다는 뜻이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자는 주문도 나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을 들며 혁신을 강조했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리스크 관리라는 은행의 본분을 지키면서도 정확하고 빠른 판단으로 성장세를 유지하자는 얘기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역시 ‘양농불위 수한불경(良農不爲 水旱不耕)’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훌륭한 농부는 홍수가 나거나 가뭄이 들어도 밭을 갈지 않는 법이 없다”고 밝혔다. 열정을 잃지 말고 적극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적지 않았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임직원이 명심해야 할 자세로 ‘다난흥방(多難興邦)’을 들며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단결하고 분발해 공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고객과 사회, 은행이 동반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를 제시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어 나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넌다’는 뜻으로 위기상황에서 임직원들이 불굴의 의지를 갖고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유지경성(有志竟成·굳건한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겨낸다)의 자세를 주문했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역시 ‘풍소우목(風梳雨沐·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을 한다)’라는 구절을 통해 임직원들이 2013년 전쟁에 나서는 장수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신수정·한우신·김유영 기자 crystal@donga.com}

    • 20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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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세 살배기가 쓸 수 있다면… 시장서 통한다

    《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는 바로 쉬움이다. 보다 빠르게, 쉽게, 편하게는 인류 발전을 이끌어 온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많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쉬움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쉬움은 시대나 상황, 문화, 사람에 따라 다른 상대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과거의 쉬움과 오늘날의 쉬움이 같지 않으며 또 미래의 쉬움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된다. 이지올로지(Easyology)는 바로 이런 상황에 등장한 확장된 쉬움의 개념이다. 이지올로지의 개념과 구현 방법을 소개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9호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학습이 필요 없는 쉬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학습만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 혹은 아예 학습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이지올로지의 목표다. 사용자가 최소한의 학습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려면 사용자가 익히고 학습해야 할 부분을 줄여야 한다. 즉, 일관된 사용방법과 최소한의 패턴으로 인터페이스를 구성해야 한다. 아무리 기능이 많고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도 기억해야 할 패턴이 많으면 사용자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의 모바일용 터치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기억해야 할 규범과 패턴이 상당히 많다. 화면의 오른쪽 코너는 ‘설정 메뉴’, 왼쪽 코너는 ‘멀티태스킹 메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마다 다른 용도로 쓰이는 위쪽 코너와 아래쪽 코너까지 총 4방향의 제스처 입력을 기억해야 한다. 사용자는 상당히 긴 시간을 들여 학습해야만 비로소 윈도8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사용 방식이 단순한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는 사전 학습 없이 어린아이나 노인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실행하고 싶은 앱 아이콘을 탭하고 화면을 좌우로 문지르는 것까지가 학습의 전부다. 인터페이스의 규범과 패턴이 단순한 iOS는 매우 빠른 속도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대중화시켰지만 사용 전에 학습해야 할 것이 많은 윈도8은 확산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좀 더 쉬운 인터페이스가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아주 단순해서 보기만 해도 즉시 사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제품도 이지올로지를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다. 가습기는 본래 사용법이 단순한 가전제품이지만 네오티즌(neotizen.com)이 공개한 ‘포그링’은 보기만 해도 사용법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극도로 단순화된 가습기다. 이 제품은 물이 든 컵이나 냄비에 띄워주기만 하면 바로 수증기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포그링의 작고 가벼운 무게나 USB 전원을 사용하는 간결함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제품 외형에서 연상되는 사용법이다. USB 케이블이 달린 포그링의 모양은 마치 강둑에 설치된 구조용 튜브를 연상케 한다. 포그링을 물 위에 던져서 띄우는 장면이 사용자의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떠오른다. 이지올로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는 필립스의 스팀다리미에 적용된 ‘옵티멀 템프(Optimal Temp)’ 기술이다. 상황에 따른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이 기술이 적용된 필립스의 스팀다리미에는 다른 다리미와는 달리 전원 버튼 외에 아무런 버튼이 없다. 사용자는 단지 전원을 켜고 다림질을 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조절을 할 필요가 없다. ○ 선택의 고통을 해소해주는 쉬움 사람들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수많은 사소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선택의 대부분은 깊은 사유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원하는 것을 찾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특히 빅 데이터 시대에 접어들면서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급격한 성장은 사람들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증가한 정보와 이에 대한 접근성의 향상은 사람들에게 정보의 망망대해에서 나침반이나 지도 하나 없이 조각배 하나만 던져준 것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정보의 바다에서 이 길을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지혜, 지름길,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큐레이션,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면서 꼭 필요하고 최적화된 정보만을 전달하는 지능적인 추천 시스템은 복잡한 시대를 보다 간편하고 쉽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인 이지올로지를 실현시키고 있다. NHK의 과학기술연구소에서 발표한 UTAN(User Technology Assisted Navigation) 기술은 사용자의 표정 변화를 통해 관심도와 취향을 분석한 뒤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수많은 TV 프로그램 중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도를 갖는 프로그램을 시스템이 알아서 추천함으로써 채널을 돌리는 데 소모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 준다. 타이미스타(timista.com)는 사용자에게 친구들과 만날 장소, 할 일을 추천하는 앱으로 일상 속에서 추천을 통해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이지올로지를 구현한다. 전문가나 다른 사람들이 미리 만들어 둔 모범 답안을 가져다 사용하는 큐레이션은 일괄된 구성이나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서비스나 상품과 연결된다. SNS를 활용해서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미리 선택해 놓은 것을 그대로 따라가거나, 사람들이 구성해 놓은 콘텐츠나 상품을 정기적으로 전달받는 서비스 형태가 등장했다. 상품이나 콘텐츠 선택에 따른 고통을 최소화하고 편하고 쉬운 삶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매달 새로운 옷을 배달해주는 프랭크앤드오크(frankandoak.com)나 이벤트에 맞는 선물 패키지를 미리 구성해 제공하는 프루트(fruute.com)가 대표적인 예다.:: 이지올로지(Easyology)란? ::단순함이 쉬움을 대변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쉬움을 추구하는 방식 자체가 다변화하고 있다. 수많은 첨단 기술이 넘쳐나고 수없이 많은 데이터가 쉴 새 없이 생성되는 상황에서 이를 정리하고 해결해줄 수 있는 새로운 쉬움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이지올로지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확장된 쉬움의 개념이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수많은 첨단 기능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또 온라인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데이터가 넘쳐난다. 쉬움을 통해 복잡한 세상과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면서도 사람들이 누리는 편의 기능이나 사용자 경험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이지올로지는 ‘학습이 필요 없는 쉬움’ ‘선택의 고통을 해소해주는 쉬움’을 추구하는 문화적, 사회적 흐름을 말한다.유인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대표이사  신동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수석연구원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9호(2012년 1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데이터 활용해 고객과 공감하라▼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ARS(자동응답전화)에서 지시하는 대로 수차례 버튼을 눌러야만 간신히 직원과 연결되는, 짜증나는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는 목표 아래 기업들은 많은 절차를 기계에 맡겨 버렸다. 그러면서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프로세스와 시스템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고객의 요구를 포착하고 적절히 대처하려면 고객의 요구에 좀 더 깊숙하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기술을 최적화하는 능력, 정서적 관계를 육성하는 능력 그리고 공감을 토대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 등 3가지 역량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의 ‘강점 경영’ 분석▼ Peter Druker is still alive“당신의 사업은 무엇입니까?” 피터 드러커가 던진 이 한마디가 잭 웰치의 눈을 뜨이게 했다. 오늘날 GE는 여기서 비롯됐다. 이 질문은 당신 회사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즉 강점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드러커는 조직의 강점을 토대로 ‘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전략이라고 했다. 강점 경영은 각자 가진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 성과를 달성해 사회 전체의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강점 경영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구성원의 협력과 상생으로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드러커가 설파한 강점 경영의 의미와 방법을 자세히 분석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 201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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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인텔, 포르투갈 컴퓨터 교육 지원… PC보급률 급증

    27일 열린 ‘국제 CSR 전략 포럼’에서는 인텔, 존슨앤드존슨(J&J)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적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례가 발표됐다. 브라이언 곤잘레스 인텔 본사 글로벌 교육 담당 임원은 인텔의 대표적 CSR 프로그램인 ‘World Ahead’를 소개했다. 인텔이 90여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 보급률이 낮은 국가의 학생들에게는 컴퓨터를, 교사들에게는 교육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CSR 활동을 하면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여러 기업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어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더 큰 효과를 얻으려면 다양한 기업 간 협업은 물론이고 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텔은 교육에 열의가 있는 일부 나라와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해당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높였다. 포르투갈의 경우 이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사용률이 2008년 38%에서 2010년 60%로, 같은 기간 학교의 PC 보급률도 학생 9명당 1대에서 1명당 1대로 급증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앤 리제프 시니어 매니저는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4단계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둘째, 해당 제품이 엄격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있는지 확인하고, 셋째, 혁신이라는 기준에서 그 전 제품보다 개선되었는지 점검하고, 넷째, 개선 노력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에 제출해서 평가받는 것이다. 그녀는 “단계마다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켜야만 우수 제품에 부여하는 ‘어스워즈’라는 자체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우 삼정KPMG 전무는 어떤 업종이든 CSR의 기업 내재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문제들을 기업이 중요한 사업 기회로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진정한 CSR를 위해서는 자사의 이익만 바라보는 단기적 시각이 아니라 정부나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을 혁신적 사업 기회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활동을 잘하는 기업의 사례로 김 전무는 필립스를 소개했다. 필립스는 환경과 관련한 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한 뒤 자사의 중요한 이슈를 사회, 환경, 건강, 경제 등 사회적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8호(2012년 1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올해 성공작-실패작 집중 분석▼스페셜 리포트 1990년대 유행했던 문화적 이슈들을 섬세하게 담아내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애니팡’, 두 달 넘게 빌보드 차트 2위를 유지하며 말춤으로 세계인을 매료시킨 ‘싸이’ 등 올해 소비자들은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아이템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아 큰 비난을 받거나(대한축구협회, 티아라) 독특한 발상에 집착한 나머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로 끝난 사례(아이스치킨)도 있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사례들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잡스가 직원들에 고함 친 이유▼ 하버드비즈니스리뷰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막 복귀했을 때였다. 당시 애플은 10여종의 매킨토시를 비롯해 수많은 컴퓨터와 주변기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몇 주 동안 제품을 검토하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잡스는 소리를 질렀다. “이제 그만! 이건 미친 짓이야.” 잡스는 화이트보드에 2×2 매트릭스를 그린 후 가로줄에는 ‘일반인용’ ‘전문가용’, 세로줄에는 ‘데스크톱’ ‘휴대용’이라고 적었다.그리고 팀원들에게 각 사분면에 해당하는 제품을 하나씩 결정해 총 4개의 제품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없애라고 말했다. 소수의 제품을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힘과 전략을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우리 시대 최고의 창의적 혁신가 잡스가 남긴 교훈을 꼼꼼히 짚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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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우리 시군 경쟁력은’]주민이 지역 발전 주체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대한민국 농어촌활성화 콘퍼런스’에서는 농어촌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나왔다. 농어촌 삶의 질 향상과 색깔 있는 마을 육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콘퍼런스에는 농어촌 마을리더, 관계 분야 공무원과 전문가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는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함께 전국 161개 기초생활권 시군을 대상으로 지역경쟁력지수(RCI)를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올해 RCI 평가에서 순위 상승폭이 컸던 시군들이 우수 사례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콘퍼런스에서 나온 살기 좋은 농어촌 만들기 주요 전략 및 우수 사례들을 정리했다.○ 지역 고유자원 발굴 노력 중요 강원 횡성군은 부족한 예산, 열악한 인프라, 인구 유출 등으로 고민을 해왔다. 특히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복지 서비스 인프라와 인력 부족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횡성군은 빠듯한 예산에 의존하기보다 지역 자원을 조사하고 발굴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우리 이웃은 우리 손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존 인프라와 지역 인력을 활용해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지역 대학 교수들과 주민들이 연대해 복지지도자 협의회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좋은 사례를 발굴해 공유했다. 박재홍 횡성군 종합사회복지관 국장은 “주민의 욕구를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은 이장, 부녀회장 등으로 이들을 서비스 제공자로 활용하면서 면사무소, 마을회관 등 기존 공간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횡성군은 올해 RCI 평가 항목 중 지역경제력 부문 등에서 순위가 크게 올랐다. 교육 분야에서는 충남 홍동중학교가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학생 수가 줄고 있는 다른 농촌 지역과 달리 이 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으로 2008년 97명이던 학생 수가 현재 152명으로 늘어났다. 홍동중은 지역 내 초중고교 교사들과 연대해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생태친화적 체험학습 프로그램 자료집을 발간하고, 초중고교 연합 방과 후 학교인 ‘햇살배움터’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는 물론이고 일반 지역 사회와도 연계해 이들이 학교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있다. 주민교사 멘토링 제도, 장애통합직업교육 등이 대표 사례들이다.○ 융복합, 통합서비스가 효율적 전문가들은 부족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농어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때 통합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퍼런스에서는 보건 의료와 복지를 통합한 서비스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건소는 농어촌 지역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는 만큼 보건소 옆에 작은 규모의 공간을 확보해서 이를 주간보호센터나 노인정 등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다. 보건소와 통합해서 운영되므로 따로 시설을 지어서 운영할 때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 일부 농어촌 지역에서는 목욕탕 시설이 있는 보건소가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도 전해졌다. 김정연 충남발전연구원 박사는 “여러 시설과 프로그램을 복합, 연계해야 이용자도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서 좋고 운영 주체도 비용을 아끼면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서비스 공급 방식을 융합, 연계하려면 통합적 전달 체계가 필수적인데 앞으로 정책을 고민할 때도 이런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호열 국무총리실 과장도 “1년 내내 사용하기 어려운 단일 시설보다는 4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색깔마을 만들기 농림수산식품부는 2015년까지 5000여 개의 ‘색깔 있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내실 있는 색깔마을 만들기에 대한 여러 방안이 논의됐다. 색깔 있는 마을 조성 사업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 아래 유무형의 마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구체화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활력 넘치는 마을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우수 사례로 소개된 전북 완주군은 농가 비율이 80%인 만큼 이러한 특성을 살려 로컬푸드 시스템, 커뮤니티 비즈니스 방식 등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올해 4월 개장한 로컬푸드 1일 유통직매장은 농산품을 수확한 당일에 판매하는 매장이다. 농민들은 스스로 농산품의 가격을 정한 뒤 판매점인 농협에 판매액의 10%만 수수료를 주고 나머지는 모두 가져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일 생산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고, 농민 입장에서도 중간 유통마진으로 나가는 비용이 없어 이전보다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현재 하루 평균 15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성과가 좋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색깔마을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마을 발전이다. 이를 위해 주민 주도로 마을 과제를 발굴하는 ‘농어촌현장포럼’과 전문인력이 지자체의 색깔 있는 마을 육성을 지원하게 하는 ‘현장 활동가’ 육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주민 스스로 마을 발전 전략을 준비한 곳에 우선적으로 정부 지원을 하고 있다. 색깔마을 조성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윤원근 협성대 교수는 “주민 주도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서 지역 특색을 살리는 색깔 있는 마을 만들기가 향후 농촌개발의 대세가 될 것이다. 성공적인 색깔마을 만들기는 사람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기원 한림대 교수는 “과거 마을 개발 방식이었던 하향식이 아닌, 주민 주도로 마을을 만드는 상향식 개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민역량 강화 교육 필수 이번 콘퍼런스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된 마을과 지자체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민 주도’로 마을 만들기를 추진했고, 각 지자체는 주민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충청남도는 ‘주민 중심의 마을 만들기’를 진행하면서 계획수립과 사업추진을 주민들이 주도하게 했다. 이를 위해 마을 만들기 학교를 설립하고, 마을 리더 육성 교육과정을 구축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완주군 역시 주민들의 역량 강화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 이날 완주군 사례를 소개한 강평석 완주군 농촌활력과 계장은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마을에는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백발백중 실패한다. 마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닌 주민들의 역량 강화와 사후 관리”라며 “완주군은 지역 주민들을 일본으로 보내 벤치마킹을 시키기도 하고, 잘한다는 마을이 있으면 주민들과 함께 가서 배워온다”고 말했다. 색깔 있는 마을 만들기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주민들의 의식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오우식 퍼포먼스웨이컨설팅 대표는 “마을 사업에 들어가기 전, 주민들 간에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고, 배성의 공주대 교수는 “주민 중심으로 마을을 만들려면 주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지은 씨(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

    •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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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어촌에 재능 기부하세요”

    농림수산식품부는 활력 있는 농어촌을 만들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와 ‘농어촌 재능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농어촌 재능기부란 농어촌 발전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의 재능을 모아 이를 필요로 하는 농어촌 마을과 연결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도시인들이 농어촌 지역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상생하는 문화로 만들어가려 하고 있다. 이미 농어촌 재능기부를 통해 많은 곳이 도움을 받았다. 미술 관련 대학동아리와 전문가의 도움으로 오래된 마을과 낡은 집들을 새롭게 단장했고, 홍보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마을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 또 마을회관에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이 생겼고, 세련된 천일염 상품 개발로 염전이 되살아났다. 농어촌 재능 기부는 환경, 교육, 경영, 농업기술, 홍보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홈페이지(www.smilebank.kr)에 접속해 ‘재능기부하기’를 신청하고 요청사항이 일치하는 마을을 선택하면 재능기부 활동을 할 수 있다. 재능기부를 필요로 하는 마을은 홈페이지에서 마을 대표가 ‘재능기부 받기’를 신청해 상호협의 아래 기부자를 선택할 수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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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개 혁신중 넷은 실패하지만 성공한 하나가 기업 살리는 법”

    “여러분이 (혁신 없이) 지금처럼 똑같이 비즈니스를 한다면, 5년 내에 망할 것이다.”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경영학계 거목의 메시지는 다소 과격할 정도로 명확했다.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2’ 기조 강연자로 나선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혁신은 실패한다. 그런데 혁신을 하지 않으면 무조건 실패한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혁신을 할 수밖에 없다. 설사 5개의 혁신 중 4개가 실패하더라도 1개가 성공적인 혁신이라면 나머지 실패를 커버할 수 있으므로 혁신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업 및 금융기관 임원과 마케팅 실무자 등 800여 명의 청중은 코틀러 교수의 강연이 이어지는 동안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가 모자라 일부 참석자들이 강연장 뒤편에 선 채로 경청할 만큼 포럼은 성황을 이뤘다.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 3.0을 넘어: 미래 성장을 위한 8가지 성공 전략’이라는 기조 강연에서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해 성장을 가져오는 8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코틀러 교수는 현재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이미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기존 방법을 고수하기를 원하지만 이로 인해 ‘기득권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코틀러 교수는 “고객을 개발 과정에 참여시키면 고객들은 내가 회사의 일부라고 느끼며 해당 브랜드에 더 충성하게 된다”며 “고객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을 ‘코크리에이션(Co-Creation)’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할리데이비슨은 차세대 디자인을 개발할 때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초대해 설계에 참여시키고, 레고 또한 주요 소비자인 아이들을 초청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예를 들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실무에 도움이 될 만한 코틀러 교수의 조언이 이어졌다. 패널토론에는 코틀러 교수와 이유재 서울대 교수, 이성용 베인앤컴퍼니 대표, 유창조 한국마케팅협회장, 문종훈 SK마케팅&컴퍼니 대표 등이 참석했다. 충성 고객(Customer Owner)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에 관해 코틀러 교수는 “제품의 제조와 유통 등 기업 활동 전 영역에 고객을 참여하게 하라”고 설명했다. 제품이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구매가 진행되는지 그 여정을 꼼꼼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활발히 하는 ‘착한 기업’에 대해서도 코틀러 교수는 명쾌한 방향 제시를 했다. 그는 “돈을 잘 버는 기업이 잘 베푸는 것인지, 잘 베푸는 기업이 잘 버는 것인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이슈지만 통계상 많이 베푸는 기업일수록 실제로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면서 “기업들은 보다 현명하게 돈을 쓰는 방법을 고민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의 특별 연사로 나선 허마완 카타자야 세계마케팅협회 회장은 “수직적, 배타적, 개인적 권력에서 수평적, 포용적, 사회적 권력으로 이동하는 마케팅 3.0시대에는 브랜드의 성격(character)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고객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최한나·신수정·조진서 기자 han@donga.com    ■ 한국기업의 ‘마케팅 3.0’19일 열린 2012 동아비즈니스포럼에서는 주제인 ‘마케팅 3.0’의 철학과 맞물리는 마케팅 캠페인을 펼쳐가는 기업들의 사례 발표도 있었다. 조원홍 현대차 마케팅총괄 전무는 올해 초부터 이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캠페인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에 대해 소개했다. 조 전무는 “리브 브릴리언트는 ‘소비자의 마음을 울리는 마케팅’이라는 마케팅 3.0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공감’과 ‘공유’가 캠페인을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는 마케팅 3.0의 원칙 중 하나인 공동체화(communitization)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들에게 공장 견학, 지역 관광지 체험 등의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 또 고객들이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영상으로 담아 디지털 공간(brilliant.hyundai.com)에서 공유하도록 한 것 등이 그 예다.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진정성 있는 공동체 밀착형 커뮤니티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 조 전무의 설명이다. KB국민카드는 소비자가 이 회사 광고를 직접 기획하는 ‘꿈꾸는 광고 제작소’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예비 광고인을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형식의 프로젝트다. 우승팀이 제작한 KB국민카드 기업 PR 광고는 실제로 7월부터 10월까지 케이블 TV와 극장을 통해 방영됐다. 지동현 KB국민카드 부사장은 “기업이 제작하는 광고를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광고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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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DBR-KAMCO 케이스 스터디:③ 동아건설산업 프리패키지 방식 M&A

    《 “동아건설을 살릴 방법이 있습니다.” “동아건설은 이미 관 속에 들어간 시체 같은 신세입니다. 죽은 기업을 어떻게 살립니까.” 2005년 9월 동아건설산업㈜ 채권단 회의에서 2대 채권자인 캠코의 신충태 당시 투자관리부장(현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채권자들에게 동아건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간곡히 설득했다. 하지만 채권자들은 물론이고 동아건설 임직원들도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상태였다. 》 동아건설은 1970년대 중동에 진출한 뒤 1983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한때 국내 도급 순위 5위권에 올랐던 대형 건설회사였다. 견실했던 기업이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부채가 불어 어려움을 겪다 1997년 외환위기가 오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1998년 8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고 2001년 5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법원은 채권단의 법정관리 신청은 물론이고 소액주주의 회생 신청도 허가하지 않았다. 동아건설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아건설의 최대 담보권자인 동시에 2대 파산채권자인 캠코는 만약 동아건설을 살린다면 기업가치를 높여 공적자금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고, 회사 파산으로 직장을 잃게 될 많은 직원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해 프리 패키지(Pre-package)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동아건설의 단독 기업가치로는 도저히 법원의 회생절차 인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사전 M&A를 통해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 뒤 이들의 미래 경영계획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재창출하면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캠코가 주도한 이 방식의 M&A가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결국 2008년 3월 법원은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회사가 다시 살아난 첫 사례가 만들어졌다. 프라임개발의 인수 후 동아건설은 자기자본이 충실해졌고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시공 실적, 기술력을 활용해 재도약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 동아건설의 회생은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됐다. 외환위기 때 금융회사로부터 7839억 원의 동아건설 부실채권을 2510억 원에 인수한 캠코는 1차적으로 4208억 원을 회수(1698억 원 초과 회수)했고 회생절차를 통해 1643억 원의 현금을 2차로 회수했다. DBR는 부실기업 회생의 새 모델을 제시한 캠코의 프리 패키지 방식 M&A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기사 전문은 DBR 106호(6월 1일자)에서 볼 수 있다.○ 역발상을 활용한 창의적 대안 제시 콜럼버스는 ‘달걀 세우기는 불가능하다’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깨뜨려 세워 보였다. 남이 한 것을 따라 하는 것은 쉽지만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캠코의 프리 패키지 방식 M&A는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창의적 대안이었다. 당시 한국 M&A 시장에서의 정론은 ‘죽은 기업은 죽은 것이다. 파산 기업은 계속기업가치가 없다’였다. 하지만 캠코는 ‘죽은 기업도 살릴 수 있다. 파산 기업도 사전 M&A를 통해 계속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협상 3.0의 전략 동아건설의 회생을 위해서는 채권단, 정부, 법원, 인수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교섭하는 일이 관건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캠코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많은 협상을 해야 했다. 협상 테이블에서 캠코는 ‘가치 중심의 협상’인 ‘협상 3.0’의 전략을 펼쳤다. 강요해서 무조건 많이 얻어내려고만 하는 ‘협상 1.0’(분배적 협상) 전략, 양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 내는 것만 집중하는 ‘협상 2.0’(통합적 협상) 전략을 뛰어넘어 상대가 어떤 가치를 얻기 위해 협상을 하는지를 고민했다. 캠코 스스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캠코가 원하는 가장 큰 가치는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한다’로 뒀다. 회사를 존속시키면 실업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고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명확한 가치를 설정하자 회생 절차를 주도한 캠코 담당 부서의 팀워크는 더욱 돈독해졌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득할 때도 진정성을 담을 수 있었다. ○ 캠코 브랜드 활용 극대화 당초 관할 법원,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회사 파산관재인, 채권자 등의 이해관계자들은 동아건설의 회생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캠코는 그동안 쌓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기업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했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캠코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동아건설의 회생 및 M&A의 성공 가능성을 홍보했다. 외국계 금융회사가 아닌 공공기관인 캠코가 직접 ‘M&A 주간사회사’ 역할을 함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의 마음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법원,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의가 중요했는데 오랫동안 관련 업무를 해온 캠코에는 이들 기관과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었다. :: 프리 패키지 M&A (Pre-package M&A) ::예비 인수자의 미래 경영계획(투자계획)을 반영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고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는 방식.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6호(2012년 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UI-UX 디자인 집중 분석▼ Special Report과거 소비자들은 구매를 한 후에 제품에 대해 평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의 사용 경험을 사전에 검색하고 나서 지갑을 연다. 소비자보다 사용자라는 개념이 더 적합해진 시대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애플이나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한 기업들은 고객 경험에 관심을 갖고 이를 면밀히 분석해 혁신적인 성과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DBR가 고객 경험의 이론적 배경과 실질적 적용방법에 초점을 맞춰 UI(User Interface)와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기술적 통찰력의 놀라운 성과▼ Harvard Business Review어린이 환자는 병원 검사실 입구에서 ‘수중 세계’나 ‘자연’ 등의 테마를 고를 수 있다. 그리고 센서가 장착된 인형을 받는다. 이 어린이가 검사실에 들어서면 곰인형 센서가 신호를 보내게 되고 선택한 테마와 관련된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간호사는 바닷속 깊이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잠수하는 동안 숨을 참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이런 경험을 한 어린이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할 때 숨을 훨씬 더 잘 참고 정서적 안정을 유지했다. 이 방식을 활용했더니 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진정제 투약 비율이 30∼40% 줄어들었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놀라운 성과를 얻는 ‘기술적 통찰력’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한다.}

    • 201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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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상사 될수록 부하 ‘피드백’이 필요한 까닭

    로버트 캐플런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가 기업의 고위급 임원들에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당신의 코치는 누구입니까?”이다. 이 질문에 많은 임원들은 회사 바깥 인사나 이사회 멤버들을 말한다. 이에 대해 캐플런 교수는 “그들은 임원을 직접 곁에서 지켜보지 않으므로 ‘코치’가 아니라 ‘멘토’”라며 “당장 나가서 적어도 5명의 직속 부하와 개별적 면담을 하라”고 조언한다. 이때 임원이 부하들에게 해야 할 질문은 단 하나. “내 업무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자네가 제공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제안을 한두 가지만 해주게. 자네가 조언을 해주면 고맙겠네.” 상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은 부하 직원은 없기 때문에 상급자로 올라갈수록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많은 고위 임원들은 겉으로 건설적 비판을 환영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건전한 비판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질 위험이 있고 자기 계발 욕구도 무뎌지게 된다. 하지만 부하 직원들의 솔직한 피드백은 임원의 성과를 본질적으로 개선시키는 귀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주요 전략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원하는 고위급 임원이라면 듣기 싫어하는 말을 기꺼이 해줄 수 있는 주니어 코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그들에게 당신의 업무 성과를 있는 그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진정성 있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 기사의 전문은 DBR 105호 ‘맥킨지 쿼털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5호(2012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전략변화 성공 기업의 비결▼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캐드베리 슈웹스(Cadbury Schweppes)는 1820년대 초 퀘이커 교도들이 설립한 캐드베리가 1969년 더 슈웹스를 합병하며 재출범했다. 두 회사의 문화는 판이했다. 슈웹스 출신 직원들은 캐드베리 쪽 사람들을 ‘소년 성가대원’이자 ‘술이라고는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는 퀘이커 교도’라고 부른다. 반면 캐드베리 출신 직원들은 슈웹스 측 사람들을 두고 ‘진토닉이나 마셔대는 런던 사람’인 데다 ‘단기적’이거나 ‘카우보이’적 접근 방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회사는 관용과 자유의 정신을 적극 지지하는 조직 문화를 토대로 서로에 대한 반대 의견을 건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전통으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오늘날 경쟁 업체에 비해 성공적으로 전략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략변화 성공 기업의 비밀에 대해 분석했다.‘관계’에서 길 찾은 살리에리▼ Lessons from Classic영화감독 밀로시 포르만의 1984년작 ‘아마데우스’는 18세기 말엽 유럽 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였던 살리에리(사진)와 모차르트의 라이벌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속에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평생 원망하는 조역(助役)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실제 그의 모습도 그랬을까. 모차르트 사후 그의 아들과 제자가 살리에리의 문하생이 됐을 정도로 살리에리와 모차르트 사이에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살리에리는 영화 속 묘사와 달리 ‘덕망’을 무기로 삼은 작곡가였으며 ‘관계’를 중요시했던 예술가였다. 변화무쌍한 시기에도 변하지 않는 진리를, ‘상호작용’이라는 키워드를 살리에리는 몸소 실천했다. 천재가 되지 않고도 위대함을 보여준 살리에리의 삶을 소개한다.  }

    •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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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DBR 케이스 스터디 :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성장전략

    정관장(正官庄)은 올해로 창업 113주년을 맞는 한국인삼공사의 홍삼 제품 브랜드다. 정관장은 홍삼시장의 선두 업체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인삼공사가 민영화된 2002년 말 2211억 원이던 매출액은 2006년 4295억 원, 2011년 9400억 원으로 최근 10년 사이에 300% 이상 성장했다. 정관장이 독주하던 홍삼시장에 후발 업체들이 속속 들어왔지만 여전히 점유율 70%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민영화 이후 최근 10년 사이에 지속적으로 성장한 정관장의 비결을 분석했다.○ 검사에서 시작해 검사로 끝난다 정관장은 해당 제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정관장 제품만을 고집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다. 이는 품질과 관련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인삼공사는 홍삼 제조에 필요한 인삼을 모두 일반 농가와 계약 재배로 조달한다. 한국인삼공사가 경작 기술과 영농자금을 지원하고 농민은 1년생 묘삼을 6년근으로 길러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인삼공사는 농가의 무공해 청정 인삼을 생산 수매하기 위해 예정지 선정 때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청정 재배지를 찾으려고 인삼 전문가인 직원들이 백령도, 민간인통제구역 등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닌다. 적합한 예정지를 찾은 후에는 인삼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바꾸기 위해 2년 이상 관리에 들어간다. 청정 재배지라 해도 관리가 불량해 토양 조건이 부적합하면 즉시 계약대상에서 제외된다. 제품 출시 전까지 총 여섯 차례 검사를 하는데 이 중 한 번이라도 농약이나 중금속이 검출되면 바로 폐기한다. ○ 유통을 선점하다 한국인삼공사는 1999년부터 직영점 및 가맹점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당시 건강식품 업체 중 단독으로 전시판매장을 구축한 것은 정관장이 처음이었다. 이종림 영업본부 FC관리부장은 “당시 대부분의 유통 전문가들은 건강식품 프랜차이즈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봤지만 경영진은 성장을 위해 유통망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직영점과 가맹점 확대를 강력히 추진했다”고 말했다. 한국인삼공사는 전국 주요 도시의 중심 상권 위주로 인테리어 표준안에 맞춰 매장을 늘려나가는 정책을 추진했다. 일찍 시작한 덕분에 소위 ‘목 좋은 곳’을 선점할 수 있었다. 1996년 16개였던 정관장 전시판매장은 2005년 435개, 2011년에는 800개로 늘었다. 현재 정관장 가맹점과 직영점 매출 비중은 전체의 50%, 백화점 20%, 면세점 15%, TV 홈쇼핑은 10%가량이다. ○ 충성 고객 확보 한국인삼공사는 가맹점과 직영점 체제를 구축한 후 이를 바탕으로 고객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인삼공사는 고객관계관리(CRM)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들이 정관장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느끼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요인은 무엇인지, 불만 및 기대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분석하고 고객군별, 구매단계별로 50여 개의 ‘핵심 로열티 요인’을 도출했다. CRM의 효과를 높이려고 고객과 가장 가까이 만나는 매장 직원 및 이들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정관장 멤버십 가입 회원은 2007년 80만 명에서 2011년에는 270만 명을 넘어섰고 회원 매출비중은 같은 기간 71%에서 81%로 늘어났다. 이 중 연간 200만 원 이상 구매하는 회원은 3만5000명 수준이다. ○ 젊어진 고객층 정관장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는 홍삼정 제품군이다. 홍삼정이 건강에 신경을 쓰는 40, 50대 이상 연령층으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늘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브랜드가 너무 노후화돼 젊은층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때 마케팅 부서는 성장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홍이장군’이란 제품을 제안했다. 정관장의 제품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군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홍이장군은 2004년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면서 현재 한국인삼공사 매출액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홍이장군이 성공하면서 자녀를 둔 20, 30대 여성들의 매장 방문이 증가한 것도 큰 소득이다. 2011년 말 기준 정관장 고객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대 비중은 8.6%, 30대(29.6%), 40대(32.2%), 50대(19.5%), 60대 이상(10%)으로 20, 30대 비중(38.2%)이 50, 60대 이상 비중(29.5%)보다 8.7%포인트나 높다.▼ 정관장 성공요인 ▼800여개 매장 유통망 선점 고객관리로 충성도 높여○ 선도자의 법칙 정관장은 1999년부터 직영점과 가맹점을 확대해 현재 전국에서 상권이 좋은 800여 곳에 매장을 확보했다. 기업의 차별화 전략 중 지역적 입지와 유통망은 모방하기 힘든 경쟁 우위 중 하나다. 정관장은 유통망을 선점해 후발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성공적인 라인 확장 정관장은 핵심 제품을 활용한 라인 확장을 적극 추진했다. 예를 들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홍이장군을 출시해 새 고객군을 발굴했다. 자녀에게 홍이장군을 사주기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남편이나 부모를 위해 정관장의 다른 제품을 사는 일도 생겼다.○ 강력한 고객관계관리 정관장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 소비자 조사를 통해 도출한 핵심 로열티 요인 50여 개 중 80% 이상을 실제 마케팅에 적용했다. 고객이 제품을 잘 먹고 있는지 체크하는 ‘복용 지도 서비스’, 전화상으로 결제가 가능한 ‘특약 서비스’ 등이 CRM을 통해 도출한 대표적 서비스다. ○ 철저한 품질관리로 신뢰감 확보 정관장은 엄격한 품질관리로 신뢰를 얻었다. 홍삼의 원료 수매 단계부터 생산 단계별로 여러 차례 철저한 안전성 평가를 통해 건강식품 제조업체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인 안전 문제를 원천적으로 막으려고 노력했다. 또 매년 매출액의 2.5%가량을 홍삼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99호(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단점 압도하는 장점을 살려라”▼ 스페셜 리포트/단점 의미 없게 만드는 장점 개발이 최고의 인재육성법지금까지의 기업 교육은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장점탐구(AI) 접근법은 단점을 압도할 정도의 강한 장점을 발견하도록 교육하면 단점은 의미가 없어진다고 지적한다. 강점개발 교육은 ‘원래 잘하는 것’을 더 많이 개발하고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교육 방식이다. 일찍이 피터 드러커가 “리더가 할 일은 단점들이 의미가 없어지게끔 장점들을 잘 정렬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협상을 망치는 편협한 시각들▼ 하버드 로스쿨의 ‘네고시에이션 뉴스레터’/파괴적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려면인간은 협상을 잘 마치고 나서도 협상 결과에 미련을 갖게 마련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의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 차례 협상을 번복했던 윙클보스 쌍둥이가 대표적인 예다. 4500만 달러를 받고도 승복할 줄 몰랐던 윙클보스 쌍둥이는 이제 탐욕스러운 사람의 전형이 돼버렸다. 협상할 때 편협한 시각으로 인해 빠지기 쉬운 함정과 이를 피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

    •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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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빨간국물’ 시장은 갈망하고 있었다 ‘하얀국물’의 반란을…

    《 3월 최용민 한국야쿠르트 F&B 마케팅1팀 차장은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라면 경연편’ 세 번째 녹화를 마치고 돌아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녹화 당시에는 개그맨 이경규 씨가 출품한 ‘꼬꼬면’을 먹으면서 ‘거참, 맛있네’라는 생각만 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심사위원으로 함께 참여한 경쟁 기업에서 꼬꼬면을 상품화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잠을 못 이뤘다. 그는 해가 뜨기만을 기다렸다가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꼬꼬면을 브랜드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통화를 끝내자마자 최 차장은 회사로 출근해 경영진에게 꼬꼬면을 상품화하고 싶다고 보고했다. 경영진도 최 차장 못지않게 빨랐다. 바로 상품 개발에 착수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한국야쿠르트는 이 씨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 8월 2일 선보인 꼬꼬면은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매장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폭주하는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품절 사태도 벌어졌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월 평균 1500만 개씩 팔렸다. 꼬꼬면 판매 가격은 일반 라면보다 다소 비싼 1000원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속하지만 빨간 국물이 선점하던 라면 시장에서 하얀 국물 바람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95호(2011년 12월 15일자)는 ‘2011년 베스트 마케팅’ 사례로 꼬꼬면을 선정하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변화 감수성과 기회 민첩성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이 있듯 도저히 변할 것 같지 않은 고착화된 상황도 언젠가는 변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런 변화의 전조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이를 혁신의 계기로 신속히 전환시킬 수 있는 내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의 여부다. 라면 시장에서 하얀 국물로 대표되는 변화에 대한 요구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일본 라면이나 크림 파스타의 유행, 일본식 주점의 인기 메뉴로 부상했던 나가사키 짬뽕 등이 그 같은 징후였다. 고객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붉은 쇠고기 국물 맛과 대별되는 새로운 미각을 갈망하고 있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 같은 갈망을 예민하게 감지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자의 자격이나 이경규 씨가 만들어 놓은 절호의 마케팅 기회를 누구보다 신속하고 민첩하게 활용했다. 최용민 차장은 방송 녹화 때 꼬꼬면을 먹는 순간 상품화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바로 실행에 옮겼다. 일반적으로 라면 신제품 개발에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리는데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이 방송된 지 4개월 만에 제품을 출시했다. 후위 업체로서 의사결정 과정부터 실행까지 민첩하게 움직여 성과를 얻은 것이다.○ 진정성-호혜성 기초한 개방형 혁신 첨단 기술이나 정보기술(IT) 산업에나 어울릴 법한 ‘개방형 혁신’이라는 화두는 사실 매우 다양한 업종과 업무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경규 씨가 만든 꼬꼬면이라는 브랜드와 레시피를 전적으로 존중하고 수용했다. 특히 이 씨의 아이디어를 단순히 홍보 관점에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 개발 전 과정에서 긴밀한 협업을 전개함으로써 꼬꼬면의 맛을 재현하려 노력했다. 또 제품 성공의 결실이 협력 파트너인 이 씨에게도 호혜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공정한 배려를 했다는 점 역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국내 라면업계에서 4위인 한국야쿠르트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외부와의 제휴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부대찌개 프랜차이즈 업체인 놀부BNG와 제휴해 놀부 부대찌개 라면을 내놨고, 2009년에는 강력한 매운맛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된 라면가게 ‘틈새라면’과 함께 ‘팔도 틈새라면 빨계떡’을 선보인 바 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전부터 외부와의 활발한 제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내부에서 갖고 있지 못한 자원을 개방형 혁신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적시에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 고객과의 수평적인 소통 꼬꼬면의 개발 및 출시와 관련해 한국야쿠르트는 고객과의 수평적인 소통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였다. 제품 출시 이전에 파워 블로거들에게 시제품 시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피드백을 수용함과 동시에 입소문을 창출하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화제를 이어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제품 출시 초기에 조리 시 물 권장량을 일반 라면과 같이 550mL로 표기했다가 그럴 경우 국물이 싱거워질 수 있다는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물 권장량을 500mL로 수정해 표기한 것은 수평적 소통의 대표적인 사례다.○ 생생한 스토리텔링 꼬꼬면은 탄생부터 소비자들에게 생생한 이야깃거리를 선사했다. 이경규 씨는 ‘남자의 자격’에서 일반인 참가자들과 동등하게 토너먼트 방식의 요리 경연대회에서 경쟁했다. 사람들은 방송을 통해 꼬꼬면의 전 개발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치 자신이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꼬꼬면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소비자들은 품절 사태를 빚었던 꼬꼬면에 대해 ‘레어템’(찾아보기 힘든 제품이라는 뜻으로 rare와 item을 합해 만든 조어)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면서 꼬꼬면 시식기 등을 자발적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특별한 이야기는 평범한 제품을 특별한 것으로 바꿔놓는다. 제품에 덧붙여진 이야기는 곧 ‘내 이야기’가 되고 이는 정서적 일체감을 일으키면서 제품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 향후 과제 사실 꼬꼬면의 성공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관점에서 이경규 씨의 공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과 상황 아래 그 어떤 경쟁자보다 결단력 있고 민첩한 실행력을 보여준 한국야쿠르트의 공 또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꼬꼬면이 수없이 명멸한 단기 히트 상품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시장 조성자로서의 입지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독특한 맛의 라면을 넘어 새로운 라면의 개념과 트렌드를 창출하고 이를 새로운 카테고리로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의 화제성에서 나아가 좀 더 진전된 화두를 고객과 공유해야 한다. 하얀 국물의 꼬꼬면이 기존 붉은 쇠고기 국물 라면과 무엇이 다른지, 그 다른 점이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 한국야쿠르트는 오늘의 꼬꼬면을 탄생시킨 핵심 성공요인들인 민첩성, 개방형 혁신, 수평적 고객 소통을 차별적 조직 문화로 구축해야 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안상훈 마케팅인텔라이트 대표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5호(2011년 1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위기부르는 측근정치▼ 전쟁과 경영/토목보의 變: 속병 든 明나라, 황제를 빼앗기다명나라 6대 황제인 영종은 평생 궁중에서 자랐다. 군사적 재능도 거의 없었다. 환관의 전횡이 심해져 나라도 뒤숭숭했다. 그러던 중 몽골계 부족인 오이라트가 변방을 침략하자 영종은 최측근 환관이던 왕진의 말만 믿고 오이라트 정벌에 나섰다. 모든 신하가 만류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왕은 기어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변방지역인 다퉁으로 향했다. 결국 선발대가 몰살당했다. 왕진은 급히 회군하기로 했다. 그런데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자신의 저택에 머물며 황제를 대접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을 택했다. 발 빠른 오이라트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결국 영종은 토목보에서 오이라트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측근정치가 얼마나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노조도 사회적 책임을▼ Voice from the field/노조, 사회 공헌 눈 뜨자 몰입과 만족 찾아왔다노동조합이 사회적 책임의 주체라는 인식은 아직 생소하다. 노조는 경영진으로부터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신장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이 목적에만 충실했다면 노조는 존재의 목적을 다한 셈이다. 하지만 오늘날 노조는 그 규모가 커지고 활동 폭이 넓어졌다. 노조의 활동 결과는 구성원과 그 가족은 물론 협력업체와 지역사회,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노조를 단순히 스스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독립된 단체로만 인식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노조가 사회적 책임(USR·Union Social Responsibility)을 이행해야 한다는 기대가 확산되는 것은 이러한 흐름과 관련돼 있다.}

    •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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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한국 기업 동반성장 갈길 멀어… CSR서 CSV로 진화해야”

    “대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나눠줘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기업들이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을 고민해야 할 때다.”경영 전략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에서도 기업들이 경영 활동에 CSV 개념을 도입하고 실제로 적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포터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의 대안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 모델로 CSV 개념을 주창해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그는 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에 참석해 “최근 한국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널리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기업과 사회 이익 창출하는 구체적 CSV 도입해야”포터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과 패널토론, 청중과 질의응답 등을 통해 5시간에 걸쳐 CSV 개념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 기업의 CSV 도입 방안에 대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그는 기조연설에서 “한국 기업은 (사회 공헌의) 주제를 결정할 때 ‘사회적 융합’이나 ‘정의’처럼 포괄적이고 피상적인 개념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이 속한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가장 알맞은 형태의 공유가치를 선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특히 기업에도 이익이 되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접근 전략을 마련해야 공유가치 창출 개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규모와 영향력은 커지는데,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CSV는 자본주의 그 자체”포터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기부에서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으로, 더 나아가 CSV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기부 활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한정된 재화를 재분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CSR에 대해서는 “기업이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CSV는 ‘효율적으로 돈을 번다’는 자본주의의 개념과 충돌하지 않고 기업 활동의 지속가능성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본주의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이날 패널토론에 나선 김태영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CSR와 CSV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하느냐”고 묻자, 포터 교수는 “CSR는 나름의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CSV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시각 버려야 새로운 기회 보인다”포터 교수는 CSV를 구축하는 첫 단계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법과 범위에 대한 시각을 바꿔 그동안 간과해 왔던 고객과 시장을 다시 발견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보 노르디스크는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선진시장에 적용했던 유통방식을 바꿔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는 중국 지방정부, 비정부기구(NGO) 등과 함께 당뇨병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환자들과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의료 체계가 잘 구축되지 않은 중국의 지방 소도시에서 판매액을 늘렸다는 게 포터 교수의 설명이다.두 번째 전략으로는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협력업체로부터 물건을 구매하는 관행이나 방식만 바꿔도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며 “기업이 속한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고 가치사슬을 꼼꼼히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들을 파트너로 삼아 광범위한 클러스터를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역 내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고 다른 주체들의 역량을 종합해 생산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이날 패널토론에서 프란시스코 로만 아시아경영대학원(AIM·Asian Institute of Management) 교수는 “CSV가 3년, 5년 후에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를 물었다. 포터 교수는 이에 대해 “CSV를 직접 행동에 옮기고 그 결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를 고민한 뒤에 다음 단계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이날 패널토론에는 김태영 교수, 로만 교수 외에 피터 존슨 DWM(Developing World Markets) 미국 대표와 로랭 로티발 GE헬스케어 코리아 사장이 참석했다.최한나 기자 han@donga.com  ▼ “CSV 실천하려면 CEO의지-NGO협력 절실” ▼“공유가치 창출(CSV)은 기업의 핵심 자원과 역량으로 이익 극대화의 기회와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개념이다. 선진국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신흥국이나 개도국에 분배하자는 얘기가 아니다.”경영컨설팅회사 FSG의 마크 크레이머 공동대표(사진)는 6일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에 참석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CSV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소개했다. 크레이머 대표는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CSV 개념을 제안한 경영 전문가이며 40여 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CSV 전략 수립과 실행에 대한 컨설팅을 한 경험이 있다.그는 이날 ‘비즈니스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의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CSV 개념을 실제 경영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제너럴일렉트릭(GE), 시스코, 네슬레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GE는 저가의 헬스케어 장비를 개발해 1억 명 이상에게 값싸고 질이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신사업은 기존 사업 대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시스코는 원격 교육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400만 명 이상의 네트워크장비 판매 관리자를 교육했다. 회사는 부족한 판매 관리자 문제를 해결하고 수강생에게 취업 기회를 줄 수 있었다. 네슬레는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영농기술 교육, 수로 건설, 금융 지원 등 63개의 영농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동시에 이곳에서 원료를 구매해 회사의 원가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크레이머 대표는 “GE는 새로운 헬스케어 장비 생산 프로젝트를 위해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이는 정부나 비정부기구(NGO)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주도하는 CSV의 의미와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이어 “CSV를 기업 내 핵심 전략으로 안착시켜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내려면 최고경영진의 확신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성과측정 지표를 마련하고 구성원들에 대한 보상 체계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다른 기업, 정부, NGO 등 외부 전문가들과의 적극적 협업으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이라며 “특히 해외사업을 추진할 때 현지 NGO와의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아프리카에 진출하면서 현지 은행들과 대출 기금을 마련하고 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해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발전을 유도한 다국적 석유기업 셸의 사례를 소개했다.송기혁 기자 khsong@donga.com  ▼ 비즈니스 리더 600여명 참석… “참신하고 유익했다”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6일 공동 주최한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은 최근 경영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공유가치 창출(CSV)을 집중적으로 다뤄 참가자들로부터 “참신하면서도 유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3년 만에 한국을 찾은 경영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생생한 강연을 직접 듣기 위한 열기도 뜨거웠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참가자가 몰려 포터 교수의 기조연설 때는 미리 준비했던 600여 개의 좌석이 꽉 찼다.국제회의 전문기획사인 인세션(대표 김승미)이 진행을 맡은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쌍방향 열린 토론’을 시도해 호평을 받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을 받고, 포터 교수가 즉석에서 답변하는 형식이다. 패널들의 질문 시간을 1분으로, 연사의 답변도 5분 내외로 제한한 점도 특징이었다. 포터 교수는 “아주 효율적으로 패널 토론이 진행돼 신선했다”며 “나도 토론회를 할 때 이 모델을 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포럼에는 재계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 금융계 최고경영자들도 참석해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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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공유가치 만들어 대-중소기업 함께 가야”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과 갈등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주목할 만하다.”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공동 주최한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이 6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국내외 비즈니스 리더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참석자들은 마이크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사진)가 제시한 CSV 개념에 큰 관심을 보였다.세계 최고의 경영전략 대가로 평가받는 포터 교수는 기업 상생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는 대안으로 그가 창안한 CSV를 설명했다. CSV는 사회적 이익과 기업 이익이 공유하는 영역에서 기업이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는 “한국 기업에도 CSV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겸 채널A 회장은 개회사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초경쟁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와 솔루션 제시가 동아비즈니스포럼의 사명”이라며 “CSV 개념을 경영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비즈니스 리더들의 경험과 식견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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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역발상 전략, ‘감춰진 축복’ 찾아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지방정부 5곳의 사례를 집중 취재했다. DBR가 분석한 사례는 강원 화천군의 청정성 마케팅, 경기 가평군의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전북 완주군의 커뮤니티비즈니스(CB) 육성, 경북 성주군의 참외 상품화, 경북 봉화군의 귀농·귀촌 정책이다. DBR 94호(2011년 12월 1일자) 스페셜리포트에 실린 지방정부의 혁신 성공 요인을 간추린다.○ 역발상의 승리 강원 화천군은 군사지역 특성상 규제가 심해 개발이 어렵고 특별한 자원도 거의 없는 오지다. 거주민 수보다 군인 수가 많다. 하지만 화천은 이제 산천어축제 하나만으로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화천군은 군사보호구역 같은 규제와 혹한 등 척박한 자연환경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규제로 인해 자연이 잘 보존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 악재의 ‘감춰진 축복’이라 할 수 있는 청정성을 발견한 것이다. 청정성을 무기로 관광을 육성하기 위해 개최한 이벤트가 산천어축제다. 산천어는 1급수의 깨끗한 물에서만 살아 청정성을 내세운 화천의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졌다. 혹독한 추위도 차별화 포인트로 이용했다. 대부분의 지자체 축제는 봄이나 가을에 열린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추위를 무기로 새해 가장 먼저 열리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경쟁 축제가 많지 않아 수도권 주민들의 겨울 여가 시간을 상대적으로 쉽게 빼앗아올 수 있었다. 역발상을 과감하게 실행해 보니 개발이 어려운 환경과 추위 등은 이제 화천만의 강력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됐다. 경기 가평군 역시 황무지인 자라섬을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재즈 축제 공간으로 변화시킨 역발상이 돋보인다. 가평군은 수도권에 인접해 있지만 상수원 보호와 관련한 규제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다. 서울시의 1.4배 규모나 되는 면적 중 83%가 산림이다. 가평군은 버려져 있던 자라섬에서 2004년부터 국제재즈페스티벌을 시작했다. 황무지가 재즈의 섬으로 탈바꿈하자 관광객들은 환호했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리기 전까지 한국에서 재즈 공연은 주로 카페나 바 등 실내에서 이뤄졌다. 탁 트인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와인을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재즈페스티벌은 관객들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했다. ‘녹색만 있고 성장은 없는 지역’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가평군은 역발상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축제를 개최했다. 보통 조직들은 긍정적 인상을 주는 자원들을 충분히 활용하지만 부정적 인상을 주는 자원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향이 있다. 적개심마저 갖고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해보면 감춰진 축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인식의 전환은 창조와 혁신의 출발점이다.○ 킹핀 전략 현명한 경영자는 다양한 문제의 근본 원인 하나를 찾아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자해 문제를 해결한다. 볼링에서 10개의 핀을 쓰러뜨려 스트라이크를 얻으려면 눈앞에 가장 가깝게 보이는 1번 핀이 아니라 그 1번 핀과 2번 핀 또는 1번 핀과 3번 핀 사이로 보이는 5번 킹핀을 노려야 모두를 넘어뜨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킹핀 전략이다. 킹핀은 문제의 핵심을 뜻한다. 경북 성주군의 참외 상품화 성공 비결은 킹핀 전략의 유용성을 잘 보여준다. 성주군은 품질 저하의 주요인이 됐던 고봉 포장(정량보다 더 많은 참외를 주는 것) 문제로 고민했다. 더 많이 주다 보니 품질이 떨어지는 참외를 속에 끼워 넣는 관행이 생겼고 이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야기했다. 고봉 포장으로 무게가 늘어나 참외를 나르는 농민들의 건강에도 문제가 생겼다. 만약 성주군이 생산 농가에 ‘정량 포장을 지키자’는 홍보를 강화하는 식으로 대처했다면 문제 해결까지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됐을 것이다. 성주군은 포장박스를 바꿔 여러 문제를 일시에 해결했다. 성주군은 2007년 7월 1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관내 참외 농가가 갖고 있던 비규격 박스를 보상, 회수했다. 이후 관내 공판장에서 규격화된 박스만 반입해 경매하도록 농협과 민간단체에 협조를 구했다. 바뀐 박스로 포장을 하려면 반드시 뚜껑을 닫아야만 안전하게 포장할 수 있어 고봉 포장이 불가능했다. 포장박스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품질 저하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농가의 소득까지 증대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성주군은 1억 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농가가 1000가구를 웃도는 부유한 지자체 농촌으로 자리 잡았다. ○ 모순 해결 혁신은 모순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전북 완주군은 관내 도시와 농촌 지역의 양극화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도시를 지원하면 농촌이 죽고, 농촌을 지원하면 도시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이런 딜레마 상황에서 완주군은 지역주민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CB) 모델로 돌파구를 찾았다. CB는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완주군은 지난해 폐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민간 출신 지역 전문가 등 30여 명이 근무하는 지역경제순환센터를 열었다. 이곳은 로컬푸드, 마을회사, 지역공동체 회사 등 지역을 근거로 한 새로운 발전 개념을 현장에 접목하는 곳이다. 현재 완주군에는 마을 단위의 사업 84개, 지역공동체 사업 30개 등 모두 114개의 CB 사업장이 있다. 완주군이 농촌과 도시 중 어느 한쪽 중심의 정책을 폈다면 양자 간 갈등이 생겼음은 물론이고 양극화가 심화됐을 것이다. 완주군은 모순 상황을 잘 활용해 CB라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의 해법을 찾아냈다. 이는 과거의 지자체 전략과 다른 특징을 갖는다.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세제 혜택을 줘 대기업을 유치하는 외생적 발전 모델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CB를 창업해서 이를 일자리와 소득 증대로 연계하는 내생적 발전 모델로 전환했다. ○ 고객 탐구 많은 기업이 점점 똑똑해지고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정부 역시 고객인 주민들의 숨은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 못지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경북 봉화군의 귀농, 귀촌 정책이 대표 사례다. 도시로의 인구 유출이 본격화하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진 봉화군은 2000년대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전국적인 귀농, 귀촌의 흐름을 기회로 포착했다. 봉화는 땅값이 싸고 다양한 작물 재배가 가능해 매력적인 정착 대상지로 꼽혔다. 봉화군은 이런 흐름을 초기에 간파하고 귀농, 귀촌을 지역 재건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인식해 대응책을 마련했다. 특히 귀농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해 예비 및 초기 정착 귀농민들을 위한 상담창구를 마련해 연중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체계적인 귀농인 교육 프로그램과 세심한 배려에 귀농 희망자들은 감동했고 봉화는 귀농의 본거지로 부상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4호(2011년 1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마키아벨리의 시련 대응법▼ Revisiting Machiavelli1512년은 마키아벨리에게 비극의 한 해였다. 한때 피렌체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졸지에 비극의 끝자락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반(反)메디치 암살 시도에 개입했다는 소문 탓에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근무하던 피렌체 시뇨리아 정청(政廳)에서 100m도 떨어져 있지 않은 바르젤로 감옥에서 무자비한 고문을 당해야 했다. 공직 파면과 반역 혐의로 인한 체포, 바르젤로 감옥에서 당한 고문은 그의 삶을 파국으로 이끌었다. 시련이 극에 달했을 때 우리는 보통 실의에 빠지거나 남 탓하기에 바쁘다. ‘음모술수의 교과서’로 불리는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그에게 닥친 고난과 학대에 어떤 태도로 맞섰을까? 두 눈에 분노의 핏발을 세우고 고문기술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저주했을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로 그는 고통마저도 조롱하며 웃음으로 받아쳤다.소통하면 기업 체질 바뀐다▼ Harvard Business Review글로벌 제약회사 셰링-푸라우(현재 머크에 합병)의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사업부의 일선 영업 관리자들과 대화하던 중 한 가지 사실을 파악했다. 일선 관리자들은 영업하는 데 가장 큰 불만 사항으로 신입사원에게 차량을 배정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불만은 표면적으로는 사소한 배차문제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셰링-푸라우의 CEO는 이 사안이 심각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단지 회사의 영업용 차량을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뛰어난 영업사원 몇몇이 경쟁업체로 이직을 했기 때문이다. CEO가 일선 관리자와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CEO가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일선 관리자와 효과적인 소통 하나만으로도 기업의 체질을 바꿀 수 있다는 필자의 주장이 흥미롭다.}

    • 201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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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사회공헌’ 미미한 잡스-애플에 왜 사람들은 열광할까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기업과 경영자는 아마도 애플과 스티브 잡스일 것이다. 잡스와 그가 이끌었던 애플은 단순히 기업과 경영자의 영역을 뛰어넘어 세계인으로부터 열렬히 사랑받는 문화 아이콘이 됐다. 세상에 잘 알려진 대로 잡스는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기부천사’가 아니다. 엄청난 현금보유량을 자랑하는 애플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대규모 기부를 했다는 뉴스를 접해본 적도 없다. 최근에야 잡스의 후임인 팀 쿡이 애플도 앞으로는 사회공헌 활동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잡스와 애플에 열광할까? 애플이나 잡스가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치지 않고도 존경과 사랑을 받은 이유는 바로 경제적 가치생산 과정에서 21세기 창조사회가 요구하는 강력한 정당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기업들에 요구되는 가장 강력한 정당성의 화두는 상생과 공존의 생태계 발전이다. 이런 정당성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달성할 수도 있지만 기업의 핵심 활동 영역인 경제적 가치생산 과정 그 자체에서도 획득할 수 있다. 애플은 자신의 성장과 더불어 다른 경제주체들이 같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애플의 아이폰이 탄생하면서 앱스토어가 생겼고 수많은 앱 개발자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의 가치창조형 혁신이 만들어낸 새로운 플랫폼에 기반해 많은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했다. 잡스와 애플은 사회공헌적 기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기업 본연의 핵심 역할 영역에서 가치창조형 경영을 통해 상생과 공존의 생태계를 창조했기 때문에 충분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세기 초까지의 초기 자본주의는 거대 독점기업들이 중소 납품업체나 근로자들이 가져가야 할 정당한 경제적 가치까지 독식해 버리는 가치이동형 경영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런 경영은 상생과 공존의 생태계를 파괴해 자유시장경제의 생존까지 위협했다. 다른 경제주체들이 가진 가치를 자신의 것으로 빼앗는 가치이동을 통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은 부유해질 순 있겠지만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는 없다. 최근 사회공헌 활동에 상당한 투자를 하는데도 한국 기업들이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가치창조를 통해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동반 발전하기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몫까지도 최대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20세기형 가치이동 경영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존경과 사랑을 받으려면 기업조직의 핵심 활동 영역인 경영 프로세스 그 자체를 정당성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기업 활동의 핵심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자는 공유가치 창출(CSV) 경영이 부상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앞으론 가치창조형 경영이 기업경쟁력과 성과는 물론이고 대중의 존경과 사랑, 정당성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기업들은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정당성과 효율성 간의 패러독스를 깨는 기업만이 21세기 초경쟁 시대의 승자로 부상할 수 있다.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1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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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교통 시대로] 스마트 대중교통 시대 온다

    영국 런던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신도시 밀턴케인스. 시내로 들어서자 바둑판처럼 격자형으로 잘 정비된 도로와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형 교차로 ‘라운드어바웃’이 반복해서 이어졌다. 큰길에 보행자는 없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다니는 ‘레드웨이’라고 불리는 길이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 없으니 차량은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처럼 밀턴케인스는 교통체증이 드문 도시다. 이런 밀턴케인스 시가 최근 대중교통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보기 시작했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기후변화 적응과 도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2031년 혼잡시간대 차량 통행량이 2001년보다 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교통의 딜레마 인구 20만 명의 밀턴케인스 시민의 77%가 통근 등 일상생활에 자동차를 이용한다. 자전거 전용도로인 레드웨이가 있는데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통근하는 주민이 9%에 불과하다.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주거지나 도로와 분리된 레드웨이의 안전을 걱정하는 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제프 스넬슨 밀턴케인스 시청 디렉터는 “전기자동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개인과 대중교통을 통합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밀턴케인스 시내에는 모두 50곳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 시 당국은 이를 1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주차요금과 전기요금을 3년간 면제하는 파격적인 지원책도 내놨다. 문제는 대중교통이다. 복잡하고 다변화하는 교통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통전략 전문가인 스티븐 포터 영국 개방대 교수는 “과거엔 전체 교통량의 3분의 1이 피크타임에 발생했지만 최근엔 20%대로 떨어졌다”며 “인터넷쇼핑,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되면서 서비스 교통량이 늘고 교통량과 목적지가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자전거, 자동차 등 개인교통과 대중교통을 물 흐르듯 이어주는 ‘토털 교통 솔루션’을 마련하고, 이용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스마트 초이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개인+대중교통’의 ‘교통융합’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공영 자전거는 영국 런던, 오스트리아 빈 등 유럽 주요 도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공영 자전거가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의 틈새를 메워주는 단거리 교통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민들은 연회비나 보증금을 내면 공영 자전거를 마음대로 쓰고 반납할 수 있다. 도시 당국은 공영 자전거에 기업 광고를 유치해 재원을 마련한다. 변화의 바람은 ‘자동차 천국’ 미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랜싯 퍼스트 시티(Transit First City)’를 모토로 대중교통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2006년부터 자전거 관련 인프라를 확대했다. 이 결과 ‘나 홀로’ 출근 차량이 2000년 40.5%에서 2009년 38.9%로 줄고, 대중교통이나 도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비중이 42.6%에서 45.1%로 늘었다. 스마트카드, 모바일 등은 교통융합의 핵심기술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지난해부터 ‘수요 대응형 주차시스템’인 ‘SF 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시내 주차구역 3만 곳 중 7000곳의 바닥에 센서를 설치해 빈 공간을 시민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샌프란시스코 교통국의 폴 로즈 국장은 “주차공간을 찾아 배회하는 자동차만 없애도 대기오염과 교통체증을 줄이고 대중교통의 이동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점진적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수요가 분산된 밀턴케인스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택시를 함께 타는 택시 공유서비스 등의 새로운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대중 설득 못하면 혁신은 실패 존 빈트 밀턴케인스 시의원은 “환경적 지속 가능성, 적은 자본 투자와 운영비, 개인화된 교통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빈트 의원은 “글래스고 시는 버스 노선도만 단순하게 바꿔 버스 이용자를 4% 늘렸다”며 실례를 들었다. 교통정책 부서에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행동변화나 마케팅 전문가, 새로운 교통 비즈니스모델 개발 인력 등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대중교통에 대한 시민의 믿음을 얻기 위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영국 정부는 시민의 집을 방문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상담해주는 ‘개인여행 자문’ 서비스까지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손잡고 직원들의 통근 습관을 바꾸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한다. 빈 시내의 대중교통을 총괄하고 있는 비너리니엔(빈 대중교통공사)은 36만 명의 대중교통 연간사용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과 공연 관람권을 보내주는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빈·밀턴케인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샌프란시스코=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창원도 공영자전거 운영^ 3500여대 ‘씽씽’ ▼지속 가능한 교통이 화두가 되면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전거 이용 확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타고 자전거가 새삼스럽게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급부상했다. 경남 창원시는 2008년 10월부터 무인 대여 공영자전거인 ‘누비자’를 운영 중이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163개의 자전거주차장에 3530대의 자전거가 비치돼 있다. 회원들은 연간 2만 원으로 횟수에 상관없이(1회 2시간 제한) 이용 가능하다. 회원 이 1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곧 마산, 진해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승우 창원시 자전거정책 담당자는 “설문조사 결과 30대 이상 회원의 40%가량이 ‘누비자’를 승용차 대체수단으로 출퇴근에 활용하고 있다”며 “새로운 교통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양시의 ‘피프틴(Fifteen)’은 민간투자 방식의 공공자전거 임대사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피프틴이라는 이름은 자전거의 평균 속도가 시속 15km라는 점에 착안해 붙여졌다. 피프틴 사업에는 한화S&C, 삼천리자전거, 이노디자인, 한국산업은행 등이 투자했다. 김주영 고양시 자전거도로팀 담당자는 “연회비가 6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싸지만 자전거임대소와 대수를 확대해 달라는 민원이 많다”고 말했다.송기혁 기자 khsong@donga.com}

    •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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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교통 시대로] 한국의 스마트 교통 경쟁력은?

    세계 각국이 친환경 교통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한국의 교통 인프라는 여전히 화석 연료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효율 중심 모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지속가능한 교통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석유 의존도가 높은 자가용 사용을 줄이는 ‘수요관리 대책’과 자전거, 전기차 등의 대체 교통수단과 정보기술(IT)을 통해 대중교통의 활용도를 높이는 ‘교통혁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글로벌컨설팅회사인 아서디리틀(ADL)이 세계 10대 교통 선진국을 대상으로 교통혁신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영국, 캐나다와 함께 효율 중심의 교통시스템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됐다. 이는 친환경 교통수단보다 이동의 효율성과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 교통시스템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 4개국은 친환경과 경제적 성장 측면에서 모두 평균 이상의 경쟁력을 보유한 지속가능한 교통혁신 국가로 분류됐다. ○ 친환경 에너지 이용 선진국 중 꼴찌 한국이 지속가능한 교통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친환경적인 교통 인프라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보급률(10위), 자전거 수송 분담률(8위), 교통 관련 소비 에너지 중 친환경 에너지의 비중(10위)이 모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1위를 차지한 독일은 교통 관련 소비에너지 중 전기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 비중이 8.3%를 차지해 가장 친환경적인 교통 인프라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 교통 소비에너지 가운데 친환경에너지비중은 1.2%에 불과했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 2004년부터 5년간 판매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수가 2008년 등록된 자가용의 각각 0.99%, 0.57%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의 수송 분담률은 2008년 기준으로 일본은 14%, 독일은 12%에 이르지만 한국은 1%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늘고 있고, 정부가 온실가스 규제와 자전거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은 향후 친환경 교통인프라 구축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됐다.○ 서울, 국가 순위보다 높은 5위 도시 인구는 2010년 전체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2050년에는 68.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내의 자동차와 교통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지멘스가 발표한 ‘메가시티의 도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5개 도시 522명의 관계자는 도시 경쟁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교통 인프라를 꼽았다. 교통 경쟁력이 도시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 대상 국가의 10개 대표 도시를 대상으로 교통혁신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서울은 국가순위(7위)보다 더 높은 전체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서비스 경쟁력은 조사 대상 도시 중 세 번째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의 지하철역 간 거리는 평균(1.11km)보다 짧은 0.96km로 조밀하게 짜여 있으며, 버스 정류장도 km²당 9곳으로 평균(3.6곳)을 크게 웃돌았다. 구매력을 고려한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과 1인당 버스 대수는 평균 수준이었다. 하지만 환승요금 할인제와 하나의 지불수단으로 여러 교통수단을 활용할 수 있고 버스전용차로 등을 보유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도시 교통혁신 경쟁력 1위는 일본 도쿄, 2위는 이탈리아 밀라노가 차지했다. 서울, 미국 뉴욕, 일본 도쿄처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5000달러를 넘고 대중교통 분담률이 50%인 인구 5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는 전기버스, 태양광버스 등의 친환경 교통수단과 전자요금과 모바일 지급결제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 교통혁신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 산업·경제적 측면에서 한국 교통 시스템은 여객과 물류 분야의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도시 내의 이동은 효율적이지만 도시 간의 광역 물류 인프라는 선진국보다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여객 분야의 이동효율성은 전체 1위를 차지했지만 물류 분야는 10위에 머물렀다. 반면 경제대국인 일본 프랑스 독일은 여객과 물류가 동시에 골고루 발전한 국가로 평가됐다. 교통 산업을 활성화해 수출 산업화하는 국가 차원의 성장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산업의 활성화 정도와 기술 경쟁력을 분석한 가치창출성 평가에서 한국은 8위에 머물렀다. 교통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조사 대상 중 세 번째로 높았지만 친환경 교통수단 관련 기술 경쟁력과 교통부문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각각 8위, 5위에 머물렀다. 교통의 가치창출성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영국은 교통산업이 창출하는 총 부가가치 대비 R&D 비중이 1.36%로 조사 대상 국가평균(0.6%)의 2배였다. 한국은 0.52%로 조사됐다. 홍대순 ADL 부사장은 “교통을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맥(動脈)으로 보고 환경, 경제, 산업적 가치를 모두 고려하는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6大 새 교통 트렌드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아서디리틀(ADL)은 글로벌 교통혁신 경쟁력 평가를 통해 미래 교통의 6가지 변화 트렌드를 제시했다. 첫째, 개인 교통은 기존의 자동차를 소유하는 방식에서 여러 사람이 차량을 함께 나눠 쓰는 공유서비스 등으로 다양해질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집카(Zipcar) 등과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둘째, 대중교통시스템이 지하철, 버스, 지상전차(트램) 등의 개별 교통수단 중심에서 전기차, 도보, 자전거 등을 포함하는 통합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다. 스마트카드로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통합 지불수단이 주목받는 이유다. 셋째, 교통이 추구하는 가치가 효율적인 이동은 물론 친환경과 지속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교통 규제보다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마케팅 및 홍보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교통 혁신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율적 태도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자동차와 도로 등의 기존의 인프라보다는 사람의 이동성(mobility)에 초점을 맞춘 개인화된 교통 인프라가 발전할 것이다. 교통의 주체인 사람이 얼마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느냐가 교통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된다는 뜻이다. 여섯째, 교통은 경제 성장을 위한 기본 인프라이면서, 아울러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송기혁 기자 khsong@donga.com   ▼ 어떻게 조사했나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아서디리틀(ADL)은 한국 미국 독일 등 세계 10개 교통선진국의 교통혁신 경쟁력을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구온난화로 환경 파괴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교통 혼잡으로 사회적 비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교통 인프라의 미래 모습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행했다. 분석팀은 교통 인프라의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포럼인 국제교통포럼(ITF)에 가입한 52개국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1차 선별했다. 이 국가들 중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호주를 최종 평가대상국으로 선정했다. 교통 선진국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한국 교통혁신 경쟁력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서다. 이어 국내외 기관의 연구보고서와 각종 정책자료를 분석하고 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통혁신 경쟁력 지표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친환경성 △이동 효율성 △가치 창출성의 3가지 분야 15개 세부 지표로 구성된 평가기준에 따라 10개국을 비교 분석했다. 본보 특별취재팀은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교통 선진국을 현지 취재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20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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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CASE STUDY]민원서비스 패러다임 바꾼 120다산콜센터

    《 서울시의 전화민원서비스 120다산콜센터는 끊임없는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전화 한 통화로 고객의 궁금증을 해결해준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120다산콜센터는 민원서비스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07년 9월 출범 당시 하루 평균 4500건이던 상담건수는 2010년 평균 4만1000여 건으로 10배가량 급증했다. 지난 3년간 상담원도 20명에서 551명으로, 고객만족도는 77점에서 95점으로, 인지도는 14.5%에서 82.5%로 급등했다. 다른 어떤 콜센터보다 친절하고 편리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다산콜센터 재이용 의향률은 99.6%나 된다. 》 오후 5시. 오랜 상담으로 입에 침이 바싹 마르고, 기운이 없으면서 배도 슬슬 고파오는 바로 그 시간, 전화벨이 울렸다. 고객: 사이코가 어디서 유래했고 무슨 뜻이에요?상담원: 고객님! 원래는 정신병자를 뜻하는 말인데 ‘사이코’라는 영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에서도 그 말이 유행했다고 합니다.내 답변이 너무 짧았는지 그 고객은 질문을 이어갔다.고객: 아, 그럼 사이코가 무슨 뜻인가요?상담원: 정신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정신병, 혹은 정신분석을 하다라는 뜻입니다.고객 : 아, 예….답변이 끝났지만 고객은 전화기를 놓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다산콜센터에 근무하면서 나의 예지력이 높아진 것 같다. 그 고객은 분명 뭔가를 더 듣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순간 나는 무릎을 쳤다.상담원: 고객님, 사전에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사이코’라는 말이 무척 개성 있다는 뜻이고, 나아가 인생을 개성 있게 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제야 고객의 목소리가 밝아졌다.고객: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내 예측이 맞았다. 혹시 그 고객이 누군가에게 ‘사이코’라는 말을 들은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내 나름대로 ‘사이코’를 긍정적 의미로 해석해본 게 적중했다. 무척 만족해했던 그 고객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사례는 2010년 2월 발간된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상담 사례집’에 실린 글이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도입 3년 만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DBR 73호(2011년 1월 15일자)에 실린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시민 감동 행정서비스를 목표로 구축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기본개념은 120이라는 하나의 번호로 시민고객의 다양한 문의를 신속, 정확, 친절하게 상담해준다는 것이다. 120다산콜센터가 출범하기 전, 서울시에는 16개 기관과 25개 자치구의 69개 자동응답전화가 운영되고 있었다. 시민들이 민원이 생겼을 때 어디로 전화를 걸어야 할지조차 헷갈리는 상태였다. 설사 전화가 연결된다 하더라도 해당 공무원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거쳐야 했다. 2006년 11월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시민이 민원상담을 하기 위해 해당 공무원과 통화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70.7분으로 조사됐다. 또 바쁜 업무시간에 수시로 걸려오는 민원전화를 받느라 공무원들 역시 불만이 많았다. 전화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당시 시민들이 체감하는 민원전화만족도는 41점이었다. 서울시는 민원서비스 개선을 위해 120다산콜센터를 출범시켰다. 다산(茶山)이라는 명칭은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위민(爲民), 청렴(淸廉), 창의(創意)의 지방행정혁신 철학을 갖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미다.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시급했다. DB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협조가 절실했다. 공무원들에게는 120다산콜센터의 성패가 표준 전화상담 DB 구축에 달려 있고, 콜센터가 성공하면 업무량이 감소해 창의적 업무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장과 주요 간부 등의 설득으로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져 현재 DB가 3만8000건에 육박한다. 살아있는 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DB를 보완하고 상담원 및 공무원들이 실시간으로 DB 자료를 업그레이드한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을 ‘표준상담 DB 최신화의 날’로 정해 전 직원이 DB 점검 및 보완을 한다.○ 상담원 개개인의 역량을 높이다 120다산콜센터의 성공 요인으로는 방대한 표준 DB 구축과 함께 상담원 개개인의 역량이 꼽힌다. 서울시는 고객의 문의사항을 신속히 검색해 정확히 답변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전문상담원 육성에 힘쓰고 있다. 120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은 100% 정규직이다. 신규 상담원은 시정, 구정업무, CS교육, 자치구 현장학습, 응대실습 등 연간 240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기존 상담원 역시 상담업무, 보수교육, Q&A 개인별 코칭, 보안교육 등 연간 144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민원 부서를 방문해 현장에서 공무원들이 민원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직접 살펴본다.▼ 외국어-문자 상담까지… ‘114’ 수준의 인지도 자랑 ▼상담능력 향상을 위해 상담원들은 월 1회 정기시험, 주 2, 3회 쪽지시험을 본다. 시험 내용은 당시 이슈가 되는 시사문제 및 시정과 관련한 것들이다. 평가를 통해 상담능력이 부진하다고 판단되면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한다. 특히 고객을 가장한 외부 인력을 활용해 품질점검도 실시한다. 이때 발견되는 문제점을 상담원과 관리자가 함께 논의해 해결 방안을 도출하고 상담현장으로 전파한다. 현재 서울시는 다산콜센터 업무를 세 곳의 민간 콜센터에 위탁하고 있다. 관리를 쉽게 하려면 한곳에 일괄적으로 맡기는 게 낫지만 세 곳으로 나눠서 하는 이유는 상담원들에게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줘서 상담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매년 평가를 해 잘하는 곳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성과가 나쁜 곳에는 불이익을 준다. 진은실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매니저는 “서울시에서 업체 간 평가를 하기 때문에 상담원들은 다른 곳보다 잘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상담한다”며 “심한 경쟁으로 인한 부정적 요인보다는 서로 잘하는 점에 자극을 받으면서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120다산콜센터의 이직률은 3.5%대로 낮은 편이다. 콜센터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각종 지표도 매우 우수하다. 현장의 일선 부서로 이관하지 않고 바로 민원을 처리하는 1차 처리율은 90.1%다. 국가표준(KS) 목표는 20초 내 상담개시율 80%, 1차 처리율은 70%다. 120다산콜센터는 처음부터 목표를 높게 잡아 15초 내 상담개시율을 지표로 활용했는데 이도 20초를 기준으로 한 KS기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92.2%다.○ 끊임없는 신규 서비스 개발 다산콜센터는 끊임없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왔다. 2008년 6월에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화상, 문자상담을 시작했다. 수화전문 상담원을 채용해 영상전화기와 인터넷 메신저로 병원, 대중교통, 관공서 이용 시 불편했던 점을 해결해주고 있다. 2009년 3월에는 휴대전화 문자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공 장소나 주변 소음으로 전화하기가 곤란할 때 문자상담으로 대체하고 있다. 젊은 세대 및 청각장애인들이 활발히 이용해 하루 평균 상담건수가 6000여 건이나 된다. 2010년 2월에는 외국어 상담 서비스도 하고 있다. 외국어 전문상담원이 5개 언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몽골어)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세양 서울시 시민고객담당관 콜센터운영팀장은 “다산콜센터는 출범 이후 3년간 쉬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며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혁신 때문인지 초창기 10%대에 불과했던 인지도가 이제는 80%대에 육박해 거의 ‘114’ 수준의 인지도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120다산콜센터는 한국소비자포럼과 한국지속경영평가원이 주최하는 2009고객감동경영대상 공공행정 부문에서 2년 연속 종합대상을, 2008년 9월에는 국내 최초로 콜센터 서비스 KS인증을 받았다. 단순한 민원서비스를 넘어 고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벤치마킹을 하려는 국내외 기관의 방문이 잇따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598개 기관, 3388명이 벤치마킹하러 왔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이민재 인턴연구원·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3호(2011년 1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튀르크 10만 대군에 맞선 비잔틴 7000병사▼ 전쟁과 경영 1453년 4월 메메드 2세가 이끄는 오스만튀르크 군이 비잔틴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쳐들어왔다. 10만 명이 넘는 튀르크 군에 맞선 비잔틴 육군 수비대는 고작 7000명이었다. 비잔틴의 해군 역시 교역하려고 콘스탄티노플 항구에 와 있다가 자원한 제노바와 베네치아 무역선 선원들로 갑작스레 꾸려졌다. 선원들은 해적과 별다르지 않을 정도로 거칠고 불안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함락 위기에 몰린 콘스탄티노플에서 아비규환의 살육이 벌어지자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피란민들을 구조했다. 특별히 선량하지도 않았던 그들이 놀라운 희생정신을 발휘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바로 절체절명의 순간에 ‘극한의 고통’을 공유한 데 따른 것이었다. 기업 현장에서도 계산과 이해관계만으로 얽힌 연대가 아니라 서로의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공유가 있을 때 ‘놀라운’ 일을 기대할 수 있다. 비잔틴 군의 사례를 소개한다.기업도 콜레스테롤 쌓이면 한순간에 몰락▼ Harvard Business Review 기업에도 사람 몸처럼 콜레스테롤이 쌓일 수 있다. 조직 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거나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적인 상업용 부동산 관리회사인 존스 랭 라살은 세입자와 상업용 부동산 관리, 건축물 개발 프로젝트 등 기능별로 3개 사업부로 나뉘어 있었다. 그런데 각 사업부가 각각 다른 회사처럼 운영되다 보니 많은 문제가 생겼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도 사업부가 협력해서 여기에 뛰어드는 게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존스 랭 라살 최고경영진은 2002년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덕분에 이 회사가 뉴욕에서 관리하는 상업용 부동산은 25% 증가했다. 기업 콜레스테롤이 쌓이기 시작하면 겉보기에는 잘 돌아가는 듯한 회사가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조기에 감지해서 막기 위한 방안을 제안한다.트렌드를 주목하라, 당신 몸값이 올라간다▼ Career Planning 1990년대 후반 명문대 공대를 졸업한 A 씨는 PC통신업계 선두기업이던 B사에 연구직으로 입사했다. 그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만이 무기라고 여기고 연구에 몰두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주변 직장 동료들은 하나둘씩 인터넷 통신회사로 이직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일했다. 그러는 사이 시대 흐름은 인터넷 통신 쪽으로 돌아섰고, PC통신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A 씨는 PC통신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지만, 그를 원하는 기업은 이제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는 현재 통신 관련 중소기업에서 개발이사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력을 잘 관리하려면 자신이 속한 분야의 다양한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맡은 업무를 수행하기에 급급해 자신의 산업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갖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다.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 201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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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문화경영의 놀라운 힘

    《회사원 김효린 씨(29·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클래식 연주회를 본 건 2005년 그래픽 솔루션 회사인 성도GL(대표 김상래)에 입사하고 나서다. 직원들에게 따로 돈까지 주면서 매년 최소 10회 이상의 문화 예술 공연을 보도록 ‘강요’하는 회사 방침 덕택이었다. 현재 성도GL 문화마케팅 팀장으로 있는 김 씨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관람한 생애 첫 클래식 연주회에서 받았던 감흥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부터 문화적 품격을 갖춰야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믿는 회사의 경영 철학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체 직원 60여 명으로 지난해 500억 원대 매출액을 올린 성도GL은 중소기업으로서 성공적인 문화예술경영을 펼치고 있는 대표 업체다. 그간의 문화예술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기업혁신대상 국무총리상(2005년), 사회책임경영 부문 중소기업청장표창(2007년), 중소기업 문화대상(2009년) 등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2호에 게재된 성도GL 케이스 스터디를 요약 정리한다.○ 문화예술경영, 행복한 일터를 만들다 성도GL은 김상래 대표가 부친의 뒤를 이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화예술경영에 나섰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경영이 단순히 CEO의 취향에 기반을 둔 한가한 사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 직원이 문화예술과 관련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게 문화예술경영의 시작이라고 봤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문화예술경영이 왜 성도GL의 핵심 가치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했다.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오랫동안 생각한 결과 김 대표는 업(業)의 본질에서 가치를 찾았다. 이전에는 단순히 인쇄용 필름, 기자재 판매로만 인식됐던 회사의 핵심 가치를 문화와 연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성도GL의 비전이 문화 콘텐츠를 세상에 구현하는 일종의 문화지원 사업이라는 가치관을 정립했다. 업의 재조명을 통해 문화예술경영을 기업 철학으로 격상시킨 셈이다. 새롭게 정립된 가치관에 기반을 두고 성도GL은 8년 넘게 적극적인 문화예술 경영을 펼쳐오고 있다. 오페라 전문가, 큐레이터 등을 초빙해 직원을 대상으로 문화 소양 교육을 하고 부부·자녀 동반 각종 문화 공연 행사를 자주 기획해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관람토록 하고 있다. 성도GL이 적극적인 문화예술경영을 펼치는 이유는 문화활동을 통해 직원들이 예술가들의 창조성과 감수성을 느꼈으면 하는 취지 외에 ‘행복한 일터’ 조성을 통해 애사심을 높이고자 하는 이유도 있다. 애사심은 일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결국 업무 성과 역시 높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이는 관심과 애정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주 친필 편지를 보내거나 직원 가족들에게 전화를 건다. 서울에 혼자 올라와 자취하고 있는 직원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식이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출산한 여직원에게 최고급 미역을 선물하고 결혼기념일에는 배우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고 말한다. 성도GL의 문화예술경영은 실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우선 2002년 300억 원대였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500억 원대로 늘었다. 외형 성장뿐 아니다. 지난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 숙명여대, 한국메세나협회 주관으로 시행한 문화경영 효과 조사에서 성도GL은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도GL은 문화예술경영을 한 17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평균치보다 높은 충성도를 나타냈다. 동종업계의 평균 이직률이 30%인 데 비해 성도GL의 이직률은 1∼2%대다. ○ 문화마케팅으로 고객과 더욱 가까워지다 2002년 CEO 취임 후 김 대표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게 공연 티켓을 고객사에 제공하는 문화접대다. 이전까지는 주로 음주가무 접대를 했지만 그는 과감히 문화접대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문화접대야말로 음주 접대, 리베이트 같은 불투명한 관행을 없애는 생산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이라고 믿었다. 처음 문화접대를 시작했을 때 기존 접대 관행에 익숙했던 일부 고객은 김 대표에게 “수억 원짜리 기계를 사줬는데 술 한잔 안 사냐”며 노골적인 반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문화접대를 계속 밀어붙였다. 감사의 표시는 제도권 안에서 합리적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술이 아니면 관계 형성이 되지 않는 문화를 근절하고 문화마케팅을 통해 고객 가치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평가받자고 영업부 직원들과 다짐했다. 음주가무를 즐길 시간에 고객의 가치 증진에 도움이 될 창의적 대안을 더 생각해내자는 자세로 임했다.처음엔 공연 티켓의 절반가량을 날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오기로 했는데 정작 공연 당일 나타나지 않는 고객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점차 고객의 가치를 우선시한다는 문화접대의 취지에 동감하는 고객사가 늘어났다. 또 부부 및 가족 동반 초청 행사를 자주 하면서 고객사 대표의 부인들이 누구보다도 좋아했다. 일부 고객사 대표의 부인들은 성도GL 홈페이지에 직접 감사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성도GL의 직원들은 고객과 함께 문화예술공연을 관람하면서 더욱 긴밀히 소통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나는 책임, 믿음을 갖고 문화예술경영을 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탁월한 소통을 촉진하는 게 바로 문화예술 경영이다. 창조적 소통과 윤리 경영을 가능케 하는 문화예술 경영이야말로 ‘창조 경영의 모멘텀’이다. 문화가 주는 감동을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경영으로 지역 사회와 소통 성도GL은 직원과 고객뿐 아니라 지역사회 문화 지원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삼더펀드’가 대표적 사례다. 삼더펀드란 낙후지역 아동들의 문화체험 활동을 위한 기금이다. 스마터(Smarter) 스피디(Speedy) 스마일(Smile) 등 ‘3S’를 더 하자는 ‘삼더’ 정신에서 이름을 따 삼더펀드라고 지었다. 삼더펀드의 기금은 직원들이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하면 회사가 직원이 내는 금액과 같은 금액을 기부해 만들어진다.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펀드를 만들어 지속적인 후원을 한다는 게 특징이다. 올해부터는 단순히 금전적으로만 도움을 주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낙후 지역 아동들을 직원들의 집으로 초청해 묵게 하는 홈스테이도 계획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헤이리심포니오케스트라 후원도 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의회의 중소기업 매칭펀드를 통해 지원하게 된 헤이리오케스트라는 연간 두 번 공연한다. 공연 때마다 성도GL 전 직원이 가족들과 함께 참석하는 건 기본이고 고객 가족과 해외 귀빈들까지 초대한다. 자연스럽게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2008년엔 50억 원을 들여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 총면적 1990m²(약 602평) 규모로 복합 예술관 ‘공간 퍼플’을 세웠다. 미술관 운영비용 및 상주 직원 인건비로 연간 4억 원 이상(전시회 개최 비용 제외)이 소요되지만 예술을 통한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전시회를 무료로 기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오키 노에, 최만린, 이강소, 곽인식, 이우환 등 국내외 최정상급 예술가들의 전시회가 공간 퍼플을 거쳐 갔다. 전시회가 있는 주말에는 관람객이 많이 모이는 것을 감안해 상주 직원 외에 성도GL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를 짜서 일손을 돕고 있다. 1년에 다섯 차례가량 순서가 돌아오는데 직원들은 자기 차례가 되면 가족들과 헤이리를 방문해 상주 직원을 돕는다. 관람객들에게 전시회를 설명해 주면서 직원들 스스로 큐레이터로서의 경험을 해 보는 셈이다. 성도GL은 문화예술 경영을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객, 지역사회와 함께 해 나가면서 소통의 저변을 확대했다. 특히 지역사회를 위해 펼치고 있는 문화예술 지원으로 성도GL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직원들은 회사에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성도GL은 어떤 회사1974년 설립한 성도GL은 인쇄출판 장비 및 문서편집 프로그램 솔루션 개발업체다. 세계적 필름업체인 후지필름의 그래픽아트그룹 한국 총책임 기업이기도 하다. 신문사 및 국내 인쇄·출력기업들에 제판·출력용 필름,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에 필요한 공업용 필름, 인쇄용 PS플레이트(감광액이 도포된 평판인쇄용 판재), 현상 관련 화공약품 등 인쇄 출판 관련 제반 소모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 입출력 장비 및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2호(2010년 8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지팡이로 피라미드 잰 탈레스 ‘치환의 지혜’/▼ 통찰모형 스핑클 그리스의 이름난 과학자 탈레스는 이집트의 왕 파라오에게서 피라미드의 높이를 측정해 달라는 까다로운 주문을 받았다. 지금이라면 인류가 축적해 놓은 지식을 활용해 간단히 피라미드의 높이를 구했을 것이다. 2500여 년 전에는 그리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하지만 탈레스는 단 하루 만에 피라미드의 높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그 방법까지 소상히 알려줬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 그는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다른 도구로 바꿔 문제를 해결하는 ‘치환’의 지혜를 활용했다. 탈레스의 ‘치환’이 보여준 통찰력은 현대에서도 유용하다. 1911년 자동차 백미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카레이서 레이 하룬이 대표적 인물이다. 한국에서도 ‘치환의 지혜’를 찾아볼 수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6·25전쟁이 치열하던 1952년 2월 유엔군사령부의 연락을 받았다. 부산 유엔군 묘지에 푸른 잔디를 깔아달라는 것이었다. 한겨울에, 그것도 전쟁 통에 묘지에 깔 잔디를 구해달라는 요청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일처럼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 회장은 탈레스 못지않은 ‘치환의 통찰’로 이 문제를 거뜬히 해결했다. 정 회장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10년간 통찰력 분야를 연구한 신병철 WIT 대표가 8000여 개의 사례를 분석해 체계화한 모형을 토대로 통찰을 이끌어내는 실무 솔루션을 제시한다.파트너간 신뢰 높았는데 혁신에 실패한 까닭/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다임러벤츠와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계 브랜드 스와치의 합작 개발로 화제를 끌었던 소형차 스마트. 도발적인 디자인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이 초소형 자동차의 주문은 날로 늘고 있다. 반면에 푸조와 피아트가 공동 개발한 미니밴의 상황은 다르다. 양사의 우호적 관계 속에서 개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탐탁지 않다. 두 합작 프로젝트의 명암(明暗)이 갈린 이유는 뭘까. 이는 공통의 비전, 문화적 유사성, 공정성과 공평성, 상호 신뢰에 기초한 우호적인 관계가 성공으로 이어지고, 신뢰를 상실한 허약한 협력 관계는 재앙을 낳는다는 대다수 학술 연구 결과와 어긋나 보인다. 신뢰는 파트너십의 창의성과 혁신성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핵심적 요인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높은 신뢰를 유지했는데 혁신에 실패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오히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파트너십이 예상 밖의 성공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 신뢰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것은 아닐까. 신뢰가 때로는 혁신의 진짜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최적 수준의 신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가 파트너십의 신뢰에 대한 여러 의문점을 집중 해부했다.소통의 정석? 최고 전략은 ‘진심 커뮤니케이션’ /▼ 감성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A전자 김 과장의 머릿속에 차세대 수익모델이 될 기막힌 신제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성공에 대한 강한 확신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관련 부서나 윗사람에게 설득할 일이 까마득했다. 임원 승진을 앞둔 상사는 실패 위험이 큰 새로운 사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시킨 일이나 잘하라고 할 게 뻔하다.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고민하던 김 과장은 결국 뜻을 접는다. 기업 현장에서 김 과장과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글로벌 컨설팅사 타워스왓슨이 내놓은 ‘2010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48%가 업무에 대한 열의 없이 마지못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 리더십에 대한 만족도는 37%에 불과했다. 이는 조사 대상 22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전체의 6%로 세계 평균(21%)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의 사내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cation)은 여전히 사보 제작이나 연말 이벤트 개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제대로 된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일까. 박일준 인컴브로더 대표가 감성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으로 분석했다.}

    • 201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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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협업의 힘’ 성공사례 연구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인수합병(M&A)으로 무리하게 몸집을 불린 기업들이 어려워지면서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승자의 저주를 피하면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유력한 대안으로 협업(collaboration)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험을 분산하고 상대방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발 빠르게 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현대카드와 GE의 전략적 협업은 절묘한 역량 결합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GE는 높은 신용등급에 기초한 자금 조달 능력과 앞선 리스크 관리 기법을 보유했고, 현대는 한국 시장에서 탄탄한 고객 기반과 영업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상호 보완적인 이들 역량이 결합하면서 두 회사의 강점은 극대화되고 약점은 보완되는 최상의 조합이 만들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3년에 8조7802억 원이었던 현대캐피탈의 자산은 양사가 전략적 제휴를 맺은 2004년 이후 4년 만인 2008년에 16조67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50억 원의 적자에서 5054억 원의 흑자로 반전됐고, 총자산이익률(ROA)은 ―2.13%에서 2.35%로 크게 높아졌다. GE는 과거 51% 이상의 지배적 지분을 획득하는 M&A 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과의 협업에서 GE는 38%(이후 추가 투자로 GE의 최근 지분은 43%임)의 지분만 취득했다. 한국에서의 새로운 협업 모델이 성공하자 GE는 해외시장 진출 모델 자체를 변화시켰다. GE는 이후 터키의 은행 사업, 중국의 항공 엔진 사업, 인도의 의료기기 사업 등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소수 지분 투자에 따른 전략적 제휴 방식을 택했다. GE 본사의 임원들이 현대캐피탈·현대카드를 방문해 성공 사례를 연구한 뒤 연수원에서 발표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조직 문화와 강점이 서로 다른 두 파트너가 만나 협업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던 데는 겉으로 보이는 역량의 조합 외에 또 다른 성공 요인이 내재돼 있었다. 이는 두 파트너가 협상 진행 단계와 협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치열한 논의를 거치고 의사소통의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서로 신뢰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2003년 10월 두 파트너가 협상을 시작한 후 투자 및 협력 계약서에 서명하기까지 총 10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현대 측 협상단 실무 책임자였던 최진환 전무(당시 이사)는 “투자와 관련한 협상은 4개월도 안 걸렸다. 당시 우리는 이제 협상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길고 힘든 협상은 그 이후부터였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합작 법인의 리스크 관리, 마케팅, 영업 등 각 분야의 운영 프로세스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협상이 6개월이나 더 이어졌다. 현대 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 조건도 있었다. ‘대손율(부실 대출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때 즉각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현대 측에서는 영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면서 개선점을 찾아야지, 영업부터 중단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힘겨운 협상이 지속되자 임직원 사이에서 계약 자체에 대한 회의론까지 제기됐다. 협상도 이렇게 힘든데 실제 공동 경영을 하면서 견해가 엇갈리면 회사 운영이 거의 불가능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러나 치열한 사전 협의는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사고 체계, 문화 차이, 조직의 특수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줬다. 최 전무는 “협업 시작 전에 반 년 동안이나 협의하면서 구체적인 상황별 대처 방안을 담은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막상 협업이 시작되자 세부 조항을 실천해야 할 일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 없이 혁신전략 수립 같은 건설적 논의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협상을 끝내고 실제 합작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GE의 버나드 반 버닉 부사장이 돌연 문제를 제기해 현대 측이 당황한 적도 있었다. 현대 측 담당자가 한국어로 작성된 e메일을 보내면서 무심코 GE 측 관련자를 빠뜨린 것. 반 버닉 부사장은 “초기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이후의 협력 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한 e메일이나 회의라도 언어를 핑계로 관련 인물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 건전하고 투명한 합작 기업의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리더는 첫 단추를 끼우는 단계에서 더욱 확고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은 또 지속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갈등은 건전한 불일치’라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줬다. 합작 법인은 이런 노력을 통해 과거의 현대와도 다르고, GE와도 다른 새로운 조직 문화를 구축했고, 이는 직원들의 역량 발휘를 극대화했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인력 채용 방식까지 바뀌면서 컨설팅사나 금융회사 출신의 우수 인력이 몰려들었다. 현대캐피탈은 경쟁사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금융사기 대응팀(Anti-fraud Team)을 구성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GE가 이 팀에 인력을 무려 40명이나 배치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현대 측은 다른 경쟁사에는 있지도 않은 조직에 많은 인력을 투입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반발했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결과적으로 이 조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 덕분에 현대캐피탈의 연체율이 6, 7%대(경쟁사들의 연체율은 약 20%에 이름)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금 이 팀에는 140여 명의 인력이 배치돼 있다. GE의 반발을 불러온 사안도 있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지속된 카드 사태로 대부분의 카드 회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일 때 현대카드는 과감하게 마케팅 투자를 늘렸다. 이는 결과적으로 현대카드가 후발 주자에서 단숨에 선두권으로 부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원래 B2B(기업 간 거래)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GE 본사 경영진은 불황기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았다. 이에 현대 측 임원들은 물론이고 GE 측 임원까지 나서 GE 본사 경영진을 설득했다. 마케팅 활동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한 수치를 앞세워 설득한 것이 주효했고, 결국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냈다. 반 버닉 부사장은 “합작 회사는 GE로부터 배우기도 하고 현대캐피탈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로부터 배우기도 한다. 우리는 서로 가장 좋은 점들을 받아들이고, 이를 융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함으로써 더 강한 조직을 만든다”고 성공 비결을 밝혔다. 이처럼 현대와 GE의 파트너십이 성공을 거둔 것은 상호 보완적인 역량의 조합뿐만 아니라 양측의 지난한 협력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개방성과 투명성, 이에 기반한 신뢰 형성이 지속적인 혁신의 발판이 된 것이다.한인재 기자 epicij@donga.com홍세화 인턴연구원·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애경+GS홈쇼핑+조성아 원장홈쇼핑 화장품 ‘조성아 루나’ 대박 신화제조-유통-아티스트 브랜드 ‘찰떡 궁합’… 독창성으로 소비자 ‘잠재 욕구’ 충족색조 화장품 브랜드인 ‘조성아 루나’는 소비재 산업에서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성과를 높인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조성아 루나는 2006년 9월 나온 이후 4년 연속 GS홈쇼핑 이미용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홈쇼핑 화장품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이와 같은 ‘루나 신화’는 루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제작을 담당한 애경이라는 기업과 조성아라는 걸출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홈쇼핑 업계 1위인 GS홈쇼핑 간의 3각 협업이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2004년 당시 화장품 시장은 수입 브랜드와 저가 브랜드숍 상품으로 양분돼 있었다. 종합 생활용품과 화장품 전문회사인 애경은 이 틈바구니에서 수입 브랜드의 트렌디한 감각과 높은 품질을 갖췄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상당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2004년 10월, 제품 개발 및 콘셉트 연구에 착수한 애경은 홈쇼핑 유통 채널을 활용한 아티스트 브랜드를 만들기로 하고 협업 파트너를 찾았다. 유통 채널 협업 파트너로는 GS홈쇼핑을, 아티스트로는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있으면서 언변이 뛰어난 조성아 원장을 낙점했다. 제조 기업, 유통, 브랜드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조성아 루나는 시장 판도를 바꿨다. 조 원장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1세대로 17년간 1만 명이 넘는 여성을 만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루나에 활용했다. 백화점과 로드숍이 아닌 홈쇼핑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해 유통 마진을 줄이면서 8∼11종의 색조 풀 라인을 9만9000원에 판매했다. 또 루나는 홈쇼핑이라는 유통 채널과 협업함으로써 기존 화장품에선 제공하기 힘들었던 보완적 서비스를 선보여 소비자 자신도 잘 몰랐던 ‘잠재 욕구(unmet needs)’를 채워줬다. 개발자인 조 원장은 루나 출시 이후 매회 방송에 직접 출연해 쇼핑호스트와 함께 메이크업 테크닉을 자세히 소개했다. GS홈쇼핑 역시 단순히 방송 스케줄을 잡아주는 데서 끝난 게 아니라 방송 콘셉트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위해 조 원장, 애경과 함께 고민했다. 방송을 통해 소비자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화장법이 무엇인지를 사전 조사해 방송에 반영했다.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못 보거나, 방송을 보고도 곧 잊어버리는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별로 자세한 사용법을 사진과 함께 담은 10장 내외의 카탈로그 발송도 잊지 않았다. 매 시즌 진행되는 콘셉트 룩 아이디어 회의나 제품 개발 과정에서 애경, 조 원장, GS홈쇼핑의 3자 간 충돌이 일어날 때 적용한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말고 치열하게 싸우자’는 협업 원칙도 루나의 성공 비결 중 하나다. 동종 업계 간 협업에선 일정한 시점에 어느 한쪽이 일부분 양보해야 협업이 속도를 낸다. 반면 이종 업체 간 협업에서는 쉽게 양보하지 않으면서 치열하게 아이디어를 제시해 각자의 핵심 역량이 제품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성공 요인이 될 수 있다. 애경의 정지은 화장품 마케팅팀 과장은 “서로 진정성을 다해 아이디어를 내놓다 보면 어느 순간 3자가 만족할 만한 최고의 해결책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러한 과정을 각 협업 주체가 가진 핵심 역량을 제대로 노출시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본다. 조 원장은 “아이디어를 둘러싸고 3자 간 갈등이 고조되면 어느 순간에는 조금씩 양보하면서 평균점을 지향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하지만 이 고비를 넘기고 고객들에게 무한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소구점, 즉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를 확보하면 그 시즌의 제품은 성공한다”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박윤영 인턴연구원·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1호(2010년 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신동엽 교수의 경영 거장 탐구/도요타 위기와 효율성 지상주의의 한계단어는 숫자보다 강력하다. 단어를 활용하면 기업은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해나가며 비즈니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숫자, 지도, 도표보다 단어를 더욱 잘 이해한다. 따라서 대본 형태로 전략을 수립하면 직원들의 상상력을 북돋울 수 있다. DBR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 2월호에 실린 ‘Strategy Tools for a Shifting Landscape’를 전문 번역했다. ▼트렌드 돋보기/앱스토어 성공 부른 ‘후광 효과 전략’현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는 도요타의 위기는 어디에서 발생했을까? 도요타의 생산 방식은 포드가 시작한 효율성 혁명을 완성시킨 것이다. 그러나 도요타의 효율성 지상주의는 갑작스러운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고, 혁신과 품질 등 효율성 못지않게 중요한 다른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덫으로 작용할 수 있다. 21세기 창조경제에서는 어느 정도의 느슨함이나 여유, 잉여, 중복 등의 ‘의도적 비효율성(deliberate inefficiency)’이 경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Trend & Insight/전쟁과 경영/하루 만에 무너진 ‘난공불락의 요새’강화도는 몽골군의 침공을 막아내며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병자호란 때 청나라군은 뗏목과 부교를 이용해 하루 만에 강화도를 함락시켰다. 강화도는 요새로서 장점이 있지만 해안선이 너무 길어 방어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었다. 외부 정보와 지식이 단절된 상황에서 선조들은 제한된 정보만 받아들였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채 안전만 추구하며 난공불락의 요새에 대한 맹목적 신념만을 키워갔다. 외부 지식을 적극 받아들이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야 요새도 의미가 있다.▼Knowledge@Wharton/직영 매장 vs 독립 소매 매장: 충돌 혹은 공존최근 제조업체들이 자사 상품을 취급하는 독립 소매 매장 근처에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경우 직영 매장은 독립 소매 매장보다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독립 소매 매장과의 불필요한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직영 매장 옆에 있는 독립 소매 매장은 소매 매장들끼리만 경쟁할 때보다 해당 제조업체의 브랜드 개선을 위해 더 많은 마케팅 노력을 쏟아 붓는다.▼Harvard Business Review/Rethinking Marketing많은 기업이 고객을 이해할 수 있고,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을 가졌으면서도, 여전히 대중 매체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에만 의존한다. 점점 치열해지는 마케팅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으려면 개별 상품만 마케팅하지 말고,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전반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마케팅 부서를 ‘고객 관리 부서’로 변화시키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최고고객관리자(COO)로 바꿔야 한다.}

    • 201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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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실무에 적용하기 좋은 차별화된 콘텐츠 무궁무진”

    ■ 이백순 신한은행 행장“틈날 때마다 읽었더니 업무에 접목할 기회 많아”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틈날 때마다 챙겨 보려고 노력하는 매거진입니다.” 평소 DBR를 즐겨 보는 것으로 알려진 신한은행 이백순 행장은 DBR와의 인터뷰에 “DBR의 스페셜 리포트는 어떤 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자료 이상으로 큰 혜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한창 힘들었던 지난해 초, DBR가 소개한 각종 스페셜 리포트가 큰 통찰력을 안겨주었다고 강조했다. 기억에 남는 스페셜 리포트로는 지난해 6월 발간된 34호에 소개된 ‘Catch-up Strategy’를 꼽았다. 이 기사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이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 1, 2등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 컨설팅 경험을 모아 불황기에 2등 기업이 1등 기업이 될 수 있는 전략들을 소개했다. 이 행장은 “DBR는 다른 잡지가 주로 다루는 뉴스나 정보가 아닌, 전략을 비롯해 구체적인 방법론, 케이스 스터디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통찰에 대한 기사를 실어서 신선하다”며 “기업 경영 일반에서 리더십, 자기 관리까지 핵심 정보들을 제공해주고 있어 실제 경영에 접목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CEO를 위한 고전을 소개하는 기사들인 ‘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 ‘사기의 리더십’ 등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직원들과 대화하거나 임원 회의를 할 때 해당 코너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내용을 종종 참고한다. 이 행장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선현의 가르침은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역할을 해준다”며 “현명한 승리를 얘기했던 손자, 얻고자 하면 먼저 주라던 노자의 가르침, 리더의 다섯 가지 덕을 얘기했던 군자오미를 다룬 기사는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전용욱 한국경영학회 회장“이슈가 뭐고 왜 중요한지 독자들에게 쉽게 알려줘”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한국형 케이스 스터디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한국 경영학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경영학회 전용욱 회장(중앙대 경영대학 교수)의 평가다. 전 회장은 “실제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알차고 깊이 있게 다룬다는 것이 DBR의 큰 장점이자 다른 경제지와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49호에서는 ‘동기부여’에 대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제공하고, 실제 기업의 우수 사례까지 종합적으로 다뤘다”며 “이를 통해 독자들은 관련 이슈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실제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영학 수업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콘텐츠는 기업의 사례 연구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사례가 항상 부족했기에 경영학 수업은 외국 경영대학원에서 제공하는 외국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전 회장은 이 같은 교수들과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해 준 매체가 DBR라고 말했다. 그는 “DBR는 한국 기업의 사례를 분석하고 관련 이슈를 던져줌으로써 학생들이 실제 기업 사례를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DBR의 가장 큰 성과는 한국형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경영학과 실제 비즈니스 간의 간극을 줄이는 데 기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경영학계와 DBR가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경영학계와 DBR가 협력을 강화해 한국 지식 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한국경영학회 회원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DBR에 싣는 방안과 각종 세미나를 지상 중계해 독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한인재 기자 epicij@donga.com ■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조직문화 혁신작업 때 실무팀이 기사 스터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의 기사를 활용해 조직 문화를 혁신했습니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은 박찬수 고려대 경영학 교수의 강연 내용을 요약한 DBR 기사를 읽고 실제 경영에 활용했다.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직원을 내 편으로 만드는 내부 브랜딩을 잘 추진해야 기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직원부터 설득하라는 내용이다. 김 사장은 “최근 조직문화의 혁신을 꾀하고 있었는데, 당시 관련 부서 팀장들이 DBR 기사를 검토 자료로 활용해 새로운 조직문화 도입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처럼 DBR 콘텐츠는 전문성이 뛰어나 실제 경영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DBR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차별화되고 유익한 경영 정보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격 책정 방법론을 자세히 소개한 44호 스페셜 리포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마케팅의 핵심 요소인 가격 책정 이론 및 사례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줘 직원들이 신제품 출시 및 경쟁 전략 수립 시 손쉽게 적용할 수 있었다는 것. 이와 함께 김 사장은 유익한 코너로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 교수의 ‘회계를 통해 본 세상’을 꼽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사례, 보고펀드의 BC카드 지분 인수 등 사실 위주로 접했던 뉴스들을 회계 관점으로 해석해 솔루션을 줬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고전이나 역사를 바탕으로 통찰을 주는 콘텐츠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역사 속에서 리더십과 경영의 화두를 얻는 코너들이 기억에 남고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DBR가 한국 실정에 맞는 경영 사례들을 분석한 자료를 더 많이 실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한국 경제와 국내 기업 활동에 더 큰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김용환 신젠타코리아 사장“지식 생태계 넓혀주는 DBR 추천도서 탐독” “한국의 지식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서 추천하는 책들은 다 읽어야죠.” 세계 1위의 농업 전문 기업인 신젠타의 한국 법인인 ‘신젠타코리아’는 지난달 경영 서적 30권을 한꺼번에 사서 사내 도서관에 구비했다. 이 책들은 DBR가 2009년 말 추천한 서적들로 DBR 애독자인 김용환 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김 사장은 “DBR가 추천한 책이라면 충분히 공신력이 있다”며 “우리 직원들도 DBR의 추천 서적을 탐독하면서 경영 지식을 넓혀야 한다는 뜻에서 책들을 모두 사들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8년 말 DBR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DBR는 불황에 관한 기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를 읽고 그는 ‘위기가 오히려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김 사장은 이듬해인 2009년 인력을 더 많이 채용했다. 또 김 사장은 임직원들과의 회의 등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파워포인트 파일에 DBR 콘텐츠를 담아 내용을 공유했다. 경영 활동에 접목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DBR를 직접 주면서 담당 직원에게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DBR 콘텐츠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토리텔링’이 주제였던 DBR 10호였다. 김 사장은 “우리 회사가 신제품을 내놓거나 국제 전시회에 참가했을 때 스토리텔링을 적극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DBR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의 지식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DBR가 오프라인상에서 경영진 간의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하거나 특정 주제를 놓고 세미나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심충식 ㈜선광 대표이사“생존의 리더십서 힌트 적자사업 흑자로 전환” “동아비즈니스리뷰(DBR)를 읽고 문제 해결에 대한 힌트를 얻습니다.” 중견 물류 전문 회사인 ㈜선광의 심충식 대표이사 부회장은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서 DBR를 보고 있다. 지난해 우연히 지인의 추천을 받아 접한 후 매 호 꾸준히 챙겨서 읽는다. 이제 심 부회장은 DBR를 주변 지인이나 직원들에게 읽어보라며 적극 추천한다. 심 부회장이 가장 즐겨 보는 코너는 ‘Trend & Insight’ 섹션이다. 예술,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경영과 접목해 소개하는 기사들이 흥미 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로는 47호 ‘정재승의 Money in the Brain’ 코너에 실린 ‘맛 좋은 펩시가 코카콜라 못 이긴 이유’를 들었다. 심 부회장은 “콜라 전쟁에서 패한 펩시가 소비자의 욕구 변화를 잘 읽고 핵심 고객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종합 식음료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에서 향후 경영 전략에 대한 솔루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DBR 기사에서 힌트를 얻어 실제 경영에 접목한 경험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심 부회장은 “38호에 실린 ‘끊임없는 위기, 생존의 리더십’ 기사를 읽고 당시 고민하던 사안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며 “만년 적자 사업이던 해사 사업부의 구조를 슬림화해 흑자 전환시킨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심 부회장은 “각 분야 전문가와 기자들이 함께 만드는 스페셜 리포트는 단순 경영 지식이 아닌 깊이 있는 전문 정보를 담고 있어 최고경영자(CEO)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며 “앞으로도 고급 경영 지식에 갈증을 느끼는 CEO들을 위해 DBR가 더욱 뛰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김의형 삼일회계법인 부대표“한국 경영환경에 맞는 실질적인 솔루션 제공” “저희는 ‘국내에서 동아비즈니스리뷰(DBR)의 경쟁자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의 김의형 부대표는 DBR를 구독하는 후배나 동료들과 함께 DBR의 경쟁력을 분석해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지나 주간지 등 일반 매체와 비교하면 DBR의 내용이 훨씬 깊이 있고, 학술지와 비교하면 DBR는 한국적인 경영 환경에 맞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김 부대표는 DBR를 읽는 게 경영 활동에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줄곧 세무와 회계를 맡다가 컨설팅 비즈니스 부문으로 옮겨온 뒤 DBR가 더욱 유용해졌다고 했다. 그는 “경쟁자가 많아지고 새로운 서비스가 속출하는 컨설팅 업종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며 “DBR가 소개한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에 관한 콘텐츠를 읽고, 이를 컨설팅 서비스에 접목하면서 혁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DBR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벌이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과자인 ‘마켓O’나 LG텔레콤의 데이터통신 서비스인 ‘오즈’를 보고 ‘기업들이 왜 이런 상품을 개발했는지’ 궁금했지만 시간이 없어 누구에게 물어보지 못했는데 DBR가 그것을 분석해줬다”는 것이다. 김 부대표는 “DBR가 한국 사회의 ‘지식 허브’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바쁜 경영진을 위해 DBR 콘텐츠를 동영상으로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미국의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보다 뛰어나고 고급스러운 콘텐츠를 담아내는 한국의 DBR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0호(2010년 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Harvard Business Review/Strategy Tools for a Shifting Landscape 단어는 숫자보다 강력하다. 단어를 활용하면 기업은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해나가며 비즈니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숫자, 지도, 도표보다 단어를 더욱 잘 이해한다. 따라서 대본 형태로 전략을 수립하면 직원들의 상상력을 북돋울 수 있다. DBR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 2월호에 실린 ‘Strategy Tools for a Shifting Landscape’를 전문 번역했다. ▼트렌드 돋보기/앱스토어 성공 부른 ‘후광 효과 전략’앱스토어를 향해 돌진하는 사업자들은 애플에는 후광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폰이라는 획기적 제품이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업자들은 자신이 가진 서비스나 제품이 앱스토어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서비스나 제품과 연계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애플의 그것만 못할 것이다.▼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한다비트겐슈타인은 그의 저서 ‘철학적 탐구’에서 “어떤 낱말이 어떻게 기능하느냐는 추측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낱말의 적용을 주시하고, 그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 규칙을 따르고 있다. 상대방이 어떤 삶의 문맥을 갖고 이야기하는지 섬세하게 읽어내야 한다. 자신의 문맥에 따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재단하는 순간 오해와 갈등은 불가피해진다.▼High-Tech Marketing Solution/‘구색’으로 전락한 충성도 프로그램 확 바꿔라성공적인 충성도 프로그램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경쟁 상품보다 매우 크고 △고객이 충성도 프로그램의 가치를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고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갖춰야 한다. 충성도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그 목적과 목표 고객군, 판단 지표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가 느끼는 주관적 혜택을 감소시키는 ‘소멸성 혜택’은 피하는 게 좋다.}

    • 20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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