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DBR-KAMCO케이스 스터디:③ 동아건설산업 프리패키지 방식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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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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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의 달걀’式 역발상 ‘관속의 동아건설’ 살려내다

《 “동아건설을 살릴 방법이 있습니다.” “동아건설은 이미 관 속에 들어간 시체 같은 신세입니다. 죽은 기업을 어떻게 살립니까.” 2005년 9월 동아건설산업㈜ 채권단 회의에서 2대 채권자인 캠코의 신충태 당시 투자관리부장(현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채권자들에게 동아건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간곡히 설득했다. 하지만 채권자들은 물론이고 동아건설 임직원들도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상태였다. 》
DBR 그래픽
DBR 그래픽
동아건설은 1970년대 중동에 진출한 뒤 1983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한때 국내 도급 순위 5위권에 올랐던 대형 건설회사였다. 견실했던 기업이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부채가 불어 어려움을 겪다 1997년 외환위기가 오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1998년 8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고 2001년 5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법원은 채권단의 법정관리 신청은 물론이고 소액주주의 회생 신청도 허가하지 않았다. 동아건설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아건설의 최대 담보권자인 동시에 2대 파산채권자인 캠코는 만약 동아건설을 살린다면 기업가치를 높여 공적자금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고, 회사 파산으로 직장을 잃게 될 많은 직원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해 프리 패키지(Pre-package)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동아건설의 단독 기업가치로는 도저히 법원의 회생절차 인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사전 M&A를 통해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 뒤 이들의 미래 경영계획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재창출하면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캠코가 주도한 이 방식의 M&A가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결국 2008년 3월 법원은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회사가 다시 살아난 첫 사례가 만들어졌다. 프라임개발의 인수 후 동아건설은 자기자본이 충실해졌고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시공 실적, 기술력을 활용해 재도약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 동아건설의 회생은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됐다. 외환위기 때 금융회사로부터 7839억 원의 동아건설 부실채권을 2510억 원에 인수한 캠코는 1차적으로 4208억 원을 회수(1698억 원 초과 회수)했고 회생절차를 통해 1643억 원의 현금을 2차로 회수했다. DBR는 부실기업 회생의 새 모델을 제시한 캠코의 프리 패키지 방식 M&A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기사 전문은 DBR 106호(6월 1일자)에서 볼 수 있다.

○ 역발상을 활용한 창의적 대안 제시


콜럼버스는 ‘달걀 세우기는 불가능하다’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깨뜨려 세워 보였다. 남이 한 것을 따라 하는 것은 쉽지만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캠코의 프리 패키지 방식 M&A는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창의적 대안이었다. 당시 한국 M&A 시장에서의 정론은 ‘죽은 기업은 죽은 것이다. 파산 기업은 계속기업가치가 없다’였다. 하지만 캠코는 ‘죽은 기업도 살릴 수 있다. 파산 기업도 사전 M&A를 통해 계속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협상 3.0의 전략


동아건설의 회생을 위해서는 채권단, 정부, 법원, 인수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교섭하는 일이 관건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캠코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많은 협상을 해야 했다. 협상 테이블에서 캠코는 ‘가치 중심의 협상’인 ‘협상 3.0’의 전략을 펼쳤다. 강요해서 무조건 많이 얻어내려고만 하는 ‘협상 1.0’(분배적 협상) 전략, 양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 내는 것만 집중하는 ‘협상 2.0’(통합적 협상) 전략을 뛰어넘어 상대가 어떤 가치를 얻기 위해 협상을 하는지를 고민했다. 캠코 스스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캠코가 원하는 가장 큰 가치는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한다’로 뒀다. 회사를 존속시키면 실업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고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명확한 가치를 설정하자 회생 절차를 주도한 캠코 담당 부서의 팀워크는 더욱 돈독해졌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득할 때도 진정성을 담을 수 있었다.

○ 캠코 브랜드 활용 극대화


당초 관할 법원,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회사 파산관재인, 채권자 등의 이해관계자들은 동아건설의 회생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캠코는 그동안 쌓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기업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했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캠코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동아건설의 회생 및 M&A의 성공 가능성을 홍보했다. 외국계 금융회사가 아닌 공공기관인 캠코가 직접 ‘M&A 주간사회사’ 역할을 함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의 마음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법원,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의가 중요했는데 오랫동안 관련 업무를 해온 캠코에는 이들 기관과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었다.
:: 프리 패키지 M&A (Pre-package M&A) ::

예비 인수자의 미래 경영계획(투자계획)을 반영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고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는 방식.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6호(2012년 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UI-UX 디자인 집중 분석

▼ Special Report


과거 소비자들은 구매를 한 후에 제품에 대해 평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의 사용 경험을 사전에 검색하고 나서 지갑을 연다. 소비자보다 사용자라는 개념이 더 적합해진 시대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애플이나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한 기업들은 고객 경험에 관심을 갖고 이를 면밀히 분석해 혁신적인 성과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DBR가 고객 경험의 이론적 배경과 실질적 적용방법에 초점을 맞춰 UI(User Interface)와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기술적 통찰력의 놀라운 성과

▼ Harvard Business Review


어린이 환자는 병원 검사실 입구에서 ‘수중 세계’나 ‘자연’ 등의 테마를 고를 수 있다. 그리고 센서가 장착된 인형을 받는다. 이 어린이가 검사실에 들어서면 곰인형 센서가 신호를 보내게 되고 선택한 테마와 관련된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간호사는 바닷속 깊이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잠수하는 동안 숨을 참아야 한다고 알려준다. 이런 경험을 한 어린이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할 때 숨을 훨씬 더 잘 참고 정서적 안정을 유지했다. 이 방식을 활용했더니 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진정제 투약 비율이 30∼40% 줄어들었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놀라운 성과를 얻는 ‘기술적 통찰력’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한다.
#DBR#동아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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