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나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11년 3개월 동안 갇혀 있습니다. 나는 기소되지 않았고, 재판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나는 다시 가족들과 살 수 있기를 원할 뿐입니다. 그래서 두 달 넘게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되찾을 때까지 먹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 독자투고란에 실린 이 글은 예멘 출신의 사미르 나지 알하산 무크벨 씨(35)가 변호인을 통해 보낸 것이다. 무크벨 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2000년 ‘예멘에서 일하는 것보다 한 달에 50달러(약 5만6000원)를 더 벌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군이 아프간을 공격하자 파키스탄으로 몸을 피했다가 ‘오사마 빈라덴의 경호원’이라는 죄목으로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졌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현재 166명이 수감돼 있다. 이 가운데 86명은 미국 정부가 ‘혐의가 없다’고 밝힌 사람들이고, 48명은 ‘기소할 수는 없지만 풀어주기에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29명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혐의는 포착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수감자 중 범죄혐의가 드러난 사람은 단 3명뿐이다.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은 2002년 1월부터 관타나모 수용소에 ‘테러 연루자’들을 수감하기 시작했다. 관타나모 수용소 운용의 불법성과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고문 등이 문제가 되자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는 관타나모 폐쇄를 약속했다. 실제 그는 취임 직후 관타나모 폐쇄 명령을 내렸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의회가 발목을 잡은 측면이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의지가 없어 보인다. 오바마 정부는 2009년 신설했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문제 전담 특별대표직을 올 1월 폐지했다. 이에 관타나모 수감자 40여 명은 2월부터 단식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예전에는 수감자들이 부당한 처우에 대한 항의로 집단행동을 했지만, 지금은 절망감 때문에 행동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권’과 ‘법치’는 미국이 신봉하는 핵심 가치들이다. 이를 지키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 미국은 비난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관타나모는 미국의 윤리적 치부”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도 11년 넘게 인권과 법치가 침해되는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9·11테러의 상처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미국이 혐의가 없거나 불분명한 외국인들을 감금해 둘 권리는 없다.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기부터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관타나모에 얽힌 모순을 미국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미국의 상식과 양심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장택동 국제부 차장 will71@donga.com}

“이 사건을 끝까지 파헤쳐 누가 왜 저질렀는지 밝혀내고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는 상응한 정의의 무게를 느끼게 하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사건이 발생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강력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미 정부는 ‘단 한 점의 단서도 놓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자세로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15일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강력한 연쇄 폭발이 발생한 뒤 수사당국은 폐쇄회로(CC)TV 분석, 통화기록 입수, 불심검문, 비행금지구역 설정,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다양한 수사기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수사를 총괄하는 미국연방수사국(FBI)은 사건 현장 근처에 설치돼 있던 모든 CCTV에 찍힌 동영상을 제출받아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전했다. 현장 인근 전화기지국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기록을 입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사건 발생 직후 추가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반경 약 5.6km 이내에 항공기 비행을 금지했다가 비행 금지 범위를 반경 3.7km로 축소했다. 수사 당국은 원격장치를 이용한 추가 폭탄 공격을 막기 위해 이날 보스턴에서 휴대전화 사용도 한때 금지했다. 사건 현장 부근 버스 정류장은 일시 폐쇄됐으며 거리에서는 시민들을 상대로 불심검문이 실시됐다. 데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당분간 무작위로 가방이나 소포 등에 대한 검색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사팀은 사건 현장에 버려진 가방 등을 하나하나 검사하고 있으며, 폭발물 잔해를 수거해 폭탄의 제원과 제조자를 조사하고 있다. 현장 인근에서 2∼5개의 미사용 폭탄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패트릭 주지사는 “미사용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사 관계자는 “1차 조사 결과 터진 폭탄은 소형이며 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콤퍼지션 폭약(C-4) 등 고성능 폭약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사용된 폭탄은 2명의 사망자와 100여 명의 부상자를 낸 1996년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에 사용된 파이프 폭탄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수사당국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범인이 인명 피해를 크게 하기 위해 폭탄에 쇠구슬이나 금속 조각을 채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발물에 장착된 쇠구슬이나 금속 조각은 폭발물이 터질 때 엄청난 속도로 공격 대상에게 날아가기 때문에 살상 효과가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밤새 리사 모나코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보좌관에게서 계속 수사진행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사소한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보스턴 경찰 당국은 휴가 등 근무가 아닌 모든 경찰관들도 출근해 비상 근무하도록 명령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법무부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조사에 임하라”고 지시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도 “수사에 필요한 모든 지원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호주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와 가까운 뉴질랜드에서도 한국 여성이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듣고 물건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했다고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13일 오후 8시 반경 뉴질랜드를 여행 중이던 한국 여성 A 씨는 유명 관광지인 퀸스타운의 호숫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이때 여러 명의 남성이 다가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A 씨를 괴롭혔다고 현지 경찰은 설명했다. 당황한 A 씨는 핸드백을 벤치에 놔둔 것도 잊은 채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남성들은 A 씨의 핸드백에 들어있던 소지품들을 꺼내 여기저기에 던져버리고 핸드백은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들은 A 씨의 여권도 찢어서 쓰레기통에 넣었다. 경찰이 쓰레기통에서 A 씨의 핸드백을 발견했을 때 핸드백에 들어있던 60만 원 상당의 뉴질랜드달러와 미국달러는 없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직후 19세 남성을 절도 혐의로, 30대 남자 형제 2명을 인종차별 및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프랑스의 악명 높은 무장 강도가 폭탄으로 감옥 문을 부순 뒤 교도관을 인질로 잡고 탈출하는 프랑스판 ‘프리즌 브레이크’가 벌어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북부 릴 인근의 세크댕 교도소에 복역하던 르두안 파이드(40)는 13일 폭발물로 감옥 문 5개를 잇달아 폭파했다. 이어 교도관 4명을 인질로 삼은 그는 교도소를 벗어났다. 파이드는 차량을 이용해 고속도로까지 간 뒤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고 도주했다. 인질들은 이동 중에 차례차례 풀려났다. 수감 중인 아들을 면회하러 이 교도소를 찾았다가 상황을 목격한 한 여성은 “폭발물이 터지면서 건물이 흔들렸고 ‘내가 죽을 때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안 토비라 프랑스 법무장관은 “파이드에 대해 유럽 전역에서 유효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며 “프랑스 북부 지역은 물론이고 인터폴의 협조를 받아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기에까지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은 파이드가 탈옥하기 직전 면회한 아내에게서 폭발물을 건네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파이드의 아내는 이를 부인했다. 알제리 이민자 가정 출신인 파이드는 파리의 위성도시인 크레유에서 자랐다. 그는 1995년 크레유에서 BNP은행 지점장과 아내, 자녀를 인질로 잡고 강도 행각을 벌였고 1997년에는 보석상 주인과 그의 아내를 총으로 위협한 뒤 보석을 훔쳐가는 등 8건의 무장 강도 범행을 저질렀다. 이스라엘 스위스 독일에서 도피생활을 한 그는 1998년 체포돼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파이드는 2010년 자서전을 펴냈고 방송에도 여러 차례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자서전에서 “‘스카페이스’ ‘히트’ 등의 영화는 내게 ‘무장 강도 안내서’나 마찬가지였다”며 “이제는 손을 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이드는 2010년 여자 경찰관 한 명이 숨진 강도사건의 배후로 지목됐고 2011년 재수감됐다. 그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이 확인되면 최대 징역 30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을 처지였다고 CNN방송은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상대방 국가의 ‘인권침해자’들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주고받았다. 칼은 미국이 먼저 꺼냈다. 미국 정부는 12일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인권법인 ‘마그니츠키법’에 따라 18명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금융거래를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러시아 변호사 사망 사건과 관련이 있는 16명이 포함됐다. 그러자 13일 러시아 외교부는 “러시아를 혐오하는 미 의원들의 압력에 미 정부는 미-러 관계와 상호신뢰에 큰 타격을 줄 조치를 취했다”고 비난하며 똑같이 18명의 미국인 제제 대상을 발표했다. 데이비드 애딩턴 전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과 전 관타나모 수용소 책임자 2명 등이 제재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미 국무부는 “러시아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미국에 보복 조치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마그니츠키 사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마그니츠키 변호사는 ‘러시아 관리들이 2억3000만 달러(약 2600억 원)의 세금을 빼돌렸다’고 폭로했다가 오히려 억울한 탈세 혐의를 뒤집어쓰고 구속된 뒤 2009년 옥중에서 사망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 관련자 및 인권침해 행위 관련자를 제재하도록 규정한 마그니츠키법을 제정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인에게 러시아 아동 입양을 금지하는 등 내용의 보복 법안을 제정해 맞불을 놓는 등 인권 공방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이번에 취한 조치로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긴장이 높아진 미-러 관계가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통신은 “양국이 상대국의 현직 고위 관료들을 제재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서로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머스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양국의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도 미국의 제재조치를 비난하면서도 “양국 간에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많은 사안이 있다”고 말했다.장택동·이설 기자 snow@donga.com}
아프가니스탄의 법원 청사에 군복을 입은 탈레반 대원들이 난입해 폭탄을 터뜨리고 군경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53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3일 오전 8시 45분경 아프간 서부 파라 주의 법원청사 앞에 세워둔 군용 트럭에 폭탄조끼를 입은 탈레반 대원 2명이 올라타 자폭했다. 이어 7명의 대원이 청사 안으로 들어가 법원 직원과 시민 21명을 인질로 붙잡고 7시간여에 걸쳐 군경과 대치했다. 이번 테러로 민간인 34명과 군경 10명, 탈레반 대원 9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다. 2011년 12월 카불의 한 사원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58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탈레반 측은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탈레반 대원 10명을 구출하기 위해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파키스탄의 15세 소녀 마랄라 유사프자이의 사연이 많은 이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인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계곡 일대는 이슬람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탈레반의 힘이 강한 곳이다. 탈레반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 정도로 여긴다. 교육을 비롯한 여성의 권리를 일절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저항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스와트 계곡의 밍고라에서 자란 유사프자이는 11세 때 탈레반의 여학교 폐쇄 명령에 저항하는 글을 영국 BBC방송을 통해 공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탈레반은 ‘죽이겠다’고 위협했지만 굴하지 않고 여성 교육권을 계속 주장하던 유사프자이는 지난해 10월 탈레반 대원들의 총격을 받았다. 총알이 머리를 관통했지만 오랜 치료 끝에 기적처럼 살아나 최근 영국에서 다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유사프자이의 용감한 행동은 큰 결실을 낳았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를 비롯한 해외 명사들이 파키스탄 여성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12월 남녀 모든 아이들에게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유사프자이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11세면 한국 초등학교 5학년에 불과한 나이다. 어떻게 그런 어린 나이에 여성의 권리에 대해 눈을 뜨고, 목숨을 건 행동에 나섰을까. 답은 아버지였다. 미국 시사 월간지 애틀랜틱은 “유사프자이의 가장 큰 후원자는 아버지였다”며 아버지 지아우딘에 대해 소개했다. 지아우딘은 밍고라에서 여학교를 운영하는 페미니스트다. 이 지역에서는 여학생을 가르치는 일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주에만 스와트 계곡에서 여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2명이 피살됐다. 지아우딘은 “나의 어머니와 아내, 누나는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내 딸 세대에서는 달라져야 한다”고 지인들에게 말해 왔다. 딸은 아버지의 신념을 이어받았고, 아버지는 딸의 행동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아이가 성장하고, 직업을 갖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아버지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요소가 있다고 한다. 학자들은 이를 ‘아버지 효과(father effect)’, ‘아버지 요소(father factor)’ 등으로 부른다. 사실 굳이 어려운 학술용어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점점 나의 말투와 행동과 성정(性情)을 닮아 가는 어린 아들을 보고 있으면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슴으로 알 수 있다. 아이의 앞에는 하얀 도화지 같은 미래가 놓여 있다. 아이는 자라면서 도화지 위에 자기 삶의 그림을 그려 나갈 것이다. 아이가 아름다고 행복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 모든 아버지의 마음이겠지만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아이 스스로 그림을 완성해 나갈 수밖에 없다. 다만 아이가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 가고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버지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장택동 국제부 차장 will71@donga.com}

미국에서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 첫 여성 국장에 이어 직원이 3만6000여 명인 연방수사국(FBI) 국장 자리에도 여성이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취임 12년 만인 9월 퇴임하는 로버트 뮬러 FBI 국장 후임에 여성인 리사 모나코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보좌관(45·사진)이 5명의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모나코 보좌관은 법조인 출신으로 법무장관 자문역, 법무부 국가안보국장 등을 지낸 뒤 올해 1월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나코 보좌관이 FBI 국장으로 임명되면 1908년 FBI 설립 이후 105년 만에 첫 여성 국장이다. WP는 “여성이 FBI 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처음”이라고 전했다. 모나코 보좌관이 백악관으로 옮긴 지 얼마 안 됐다는 점이 약점이다. 한 법무부 간부는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보좌관 자리가 스쳐 지나가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보좌관으로 일하는 모나코의 리더십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에 임명되는 데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미국총기협회(NRA)가 이겼다.” 총기규제 강화 움직임이 용두사미로 끝날 기미를 보이자 미국 언론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NRA의 강력한 로비력에 의회가 넘어갔다는 지적이다. ‘NRA가 대통령이나 국민보다 더 강하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난해 12월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27명이 사망하는 등 참사가 잇따르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강력한 총기규제 방안을 추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총기 규제 강화에 찬성하는 의견이 50%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3개월이 흘렀는데도 성과물은 나오지 않고 총기규제 법안의 내용은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총기규제 법안에서 공격용 총기 및 대용량 탄창 금지 조항을 제외하기로 했다”며 “이 방안을 포함하면 상원에서 총기규제 법안에 찬성할 표가 40표도 안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사교양 주간지 뉴요커는 “민주당 상원의원 55명 중에서도 적어도 15명은 총기규제 반대로 돌아섰다는 뜻”이라며 “총기규제 찬성론자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과 대통령이 총기규제를 찬성하는데도 결국 NRA가 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미국의 수치”라고 통탄했고 시사주간지 내셔널저널은 “의원들의 비겁함과 (NRA의) 노련한 로비에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1871년 설립된 NRA는 회원 수가 450만 명에 이르는 대형 이익단체다. 총기소유 권리를 강화하고 유지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이를 위해 NRA는 의원들을 정교하게 관리하면서 강력한 로비를 펼친다. 워싱턴포스트(WP)와 미국 비정부기구인 책임정치센터(CRP) 등에 따르면 NRA는 의원을 A+ A AQ B C D 등 6등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총기소유 권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수록 높은 등급을 받으며 등급이 높을수록 NRA에서 많은 후원을 받는다고 WP는 설명했다. NRA는 1990년 이후 의원들에게 총 430만 달러(약 48억 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약 90%(약 385만 달러)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지원됐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총기 소유권을 지지한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총선에서도 261명의 후보에게 65만7646달러를 후원했는데 이 중 236명(90.4%)이 공화당 소속이었다. 또 NRA는 예산안의 부칙에 예산안과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을 슬쩍 끼워 넣는 교묘한 방식으로 행정부의 총기규제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가 지적했다. 예산안에 포함된 여러 개의 부칙이 뭉텅이로 넘어가는 점을 악용해 슬그머니 NRA에 유리한 내용을 법제화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다음 달 의회에 제출될 2014년 예산안 부칙 중에는 정부가 총기 거래상들에게서 재고 목록을 제출받지 못하도록 해 규제를 어렵게 하는 조항이 들어 있다. 한 전직 NRA 로비스트는 WP에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예산안 부칙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NRA가 전통적으로 써 온 방식”이라고 설명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미국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일본산에서 한국 및 미국 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인 에드먼즈에 따르면 2008년 자동차를 구입한 24~34세 연령층의 소비자 가운데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를 선택한 비율이 50.6%나 됐지만 지난해에는 42.9%로 4년 새 7.7%포인트나 낮아졌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2008년 청년층에서 시장점유율이 5.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9.5%로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최근 4년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최대 승자는 한국 자동차업체들"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대 벨로스터, 기아 쏘울 등 젊은 취향의 브랜드가 큰 인기를 얻었고, 직장 경력이 짧은 사회 초년병들을 대상으로 할부 구입조건을 완화한 것이 시장점유율 상승의 주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또 크라이슬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35.4%에서 36.8%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예산이 빠듯한 젊은이들을 겨냥해 쉐보레 스파크(GM), 피에스타(포드) 등 소형 자동차를 잇달아 출시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WP는 풀이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년 넘도록 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리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측과 반군이 서로 상대가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내전의 판세를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19일 “반군이 북부 알레포 인근 칸알아살에 화학물질이 탑재된 미사일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외교부는 “이로 인해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나통신은 몇 달 전 유튜브에 반군이 화학물질을 쥐에 바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는 점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로 제시했다. 반군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해 터키로 망명한 아드난 실루 전 시리아군 소장은 아랍권 방송인 알아라비야에 “화학물질이 담긴 미사일은 정부만이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루 전 소장은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사용 훈련을 책임졌던 인물로 알려졌다. 반군 지도자인 압둘 잡바르 알오카이디는 뉴욕타임스에 “정부군 폭격기가 공격한 뒤 희생자들이 독가스에 질식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는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이 사실인지에 대해 일단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도 몇 차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제기됐지만 확인된 적은 없다. 하지만 유발 스테이니츠 이스라엘 정보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도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AP통신이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국제사회의 반응도 둘로 나뉘었다. 미국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면 시리아 정부의 소행일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 정부 측의 주장에 아주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 내전 개입을 꺼려 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은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강조해 온 만큼 시리아 정부의 소행으로 확인되면 개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CNN에 “화학무기 사용이 입증된다면 ‘게임 체인저’(상황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요인)가 될 수 있으며 미국은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리아 정부를 옹호하고 있는 러시아는 외교부 성명에서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대량살상무기(WMD)가 반군의 손에 들어간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반군의 소행이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번 사건은 유럽국들의 시리아 내전 개입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22일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수출 허용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갖는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유럽사령관은 19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일부 나토 회원국들이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군사 개입을 포함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가 18일에 레바논 국경지역에 미사일 4발을 발사한 데 이어 20일에도 미사일 5발을 쏴 시리아 내전이 레바논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레바논이 반군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일반 예금자에게 부담금을 물리도록 하라고 키프로스에 제시한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제공 조건이 유럽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를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예금자 예금의 일부를 떼는 유례없는 조치가 나오자 이미 구제 금융을 받고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예금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키프로스를 넘어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현재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63% 하락한 6,448.82,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1.07% 내린 7,956.63,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01% 떨어진 3,805.18로 약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전날보다 0.29% 떨어졌다. 키프로스에서는 16일 일반 예금자 부담금 부과 조치가 발표되자 많은 사람이 은행으로 몰려와 예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16, 17일이 휴일이었고 18일에는 은행 업무를 중단시켜 ‘대량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키프로스는 19일에도 은행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또 키프로스 의회는 EU가 제시한 구제안을 받아들일지 18일 표결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확산되자 19일로 연기했다. 키프로스 당국은 예금자 손실로 사태를 막지 않으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는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구제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키프로스 경제는 2, 3일 안에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회 56석 중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키프로스 정부는 소액 예금자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만 유로 미만 예금자에 대한 부담금 비율은 3%로 낮추되 50만 유로 이상 예금자에 대해서는 부담률을 15%로 높이고 10만∼50만 유로 예금자에게는 9.9%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이사는 “예금에 부담금을 부과해 58억 유로를 징수할 수 있다면 구체적인 방안은 키프로스 정부와 의회가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에 대해 나온 조치지만 불안 요소가 되는 것은 유사한 조치가 다른 나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예금자 보호 원칙이 깨져 은행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키프로스 조치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당장 은행예금을 찾아가라’고 재촉하는 꼴”이라며 “유로존 전체로 뱅크런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정부가 자국의 금융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동요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편 키프로스의 은행에 200억 유로를 예치해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8일 “이번 구제금융 방안이 채택되면 불공정하고 비전문적이며 위험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이설·장택동 기자 snow@donga.com}

10년 전인 2003년 3월 20일 미국은 이라크를 공습했다. 대량살상무기(WMD)로 주변국을 위협하고, 자국민을 탄압하는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미군은 3주 만에 바그다드를 점령했고, 후세인은 사형을 당했다. 미군은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철수했다. 앞서 2001년 10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9·11테러를 저지른 뒤 아프간에 숨어 있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잡겠다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알카에다와 협력했던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한 달여 만에 무너졌고, 10년 가까이 도주 생활을 하던 빈라덴은 2011년 5월 미군에 사살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두 개의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이라크와 아프간에는 평화와 자유 대신 여전히 화약 냄새가 가득하다. 이라크에서는 이슬람 종파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후세인은 수니파의 지지를 등에 업고 시아파를 탄압했다.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정권을 잡은 시아파가 수니파를 대상으로 보복을 하고 있다고 수니파는 주장한다. 이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수니파는 시아파를 공격하고, 알카에다는 수니파를 지원하며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테러로 1, 2월 숨진 이라크인이 313명에 달한다. 아프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미군과 현지 무장세력 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고, 2014년 미군 철수 이후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무장세력 간의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에만 아프간 민간인 275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유엔은 밝혔다. 9일에는 아프간을 방문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10년 전에 비해 지금이 나아졌느냐’고 이라크인들에게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긍정적인 답변과 부정적인 답변이 비슷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의 사정도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미국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라크에 WMD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미국의 적인 빈라덴을 잡기 위해 아프간인들의 희생을 요구할 권리는 없다. ‘미국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려줬다’고 주민들이 고마워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원로 언론인 제프 그린필드는 최근 블로그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현지인들이 미국을 ‘자유의 전사’라고 환영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이는 환상이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라크, 아프간인들이 자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것도 기나긴 혼란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본다. 후세인이 시아파와 쿠르드족을 학살하고, 쿠웨이트를 침공하며 24년이나 독재를 하는 것을 이라크인들은 막지 못했다. 탈레반 정권이 알카에다와 손을 잡고, 테러를 옹호하는 것을 아프간인들은 방치했다. 엄혹한 국제질서 속에서 자국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라크와 아프간은 보여주고 있다.장택동 국제부 차장 will71@donga.com}

일본 정부가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공식 선언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TPP 교섭 참가를 결단했으며 기존 교섭 참가국들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상에 참여하면 새로운 규칙 제정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본의 안전보장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매우 큰 기여를 할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TPP에 참가하면 소비 3조 엔(약 34조7500억 원), 투자 5000억 엔, 수출 2조6000억 엔이 증가하고 수입도 2조9000억 엔 늘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6%(3조2000억 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PP는 2005년 6월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으로 출발했지만 2008년 미국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을 계기로 판이 커졌다. 이후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가 추가로 합류 의사를 밝혀 11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까지 합류하면 TPP는 참가국들이 세계 GDP의 약 40%를 점하는 거대 자유무역권으로 부상하게 된다. TPP 교섭에 참가하려면 기존 교섭 참가국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일본은 싱가포르 베트남 등 6개국의 동의를 얻었지만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의 동의는 아직 얻지 못했다. 미국은 행정부가 동의하더라도 추가적인 의회 동의에 적어도 90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본은 7월경 공식 협상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참가국들은 10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협정의 대략적인 내용에 합의한 뒤 연내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관세 철폐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계가 반발하고 미국에서는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 철폐를 우려하고 있어 일본의 TPP 참여 협상은 난관이 예상된다. 자민당 외교·경제협력본부는 전날 쌀과 유제품, 쇠고기 등 주요 농산품을 관세 철폐에서 예외로 할 것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총리에게 전달했다. 또 TPP 교섭 참가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입장인 초당파 의원과 업계 대표 등 약 80명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긴급 집회를 가졌다. 한편 TPP에 일본까지 가담하면 세계 경제의 40%가량의 거대 경제블록이 탄생돼 우리 정부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TPP에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어 성급히 가담하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중국에 맞서는 모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택동 기자·도쿄=배극인 특파원 will71@donga.com}
미얀마 ‘민주화의 꽃’ 아웅산 수지 여사(68)가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거세게 항의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민주화의 투사’에서 ‘현실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있는 수지 여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지 여사는 13일 미얀마 북부 모니와를 방문해 지역 주민 및 렛파다웅 구리광산 개발업체 측과 대화를 나눴다. 미얀마와 중국이 합작으로 진행 중인 이 광산 개발은 9억97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 상당의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대대적인 토지 수용과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1일 동안 광산을 점거하자 미얀마 정부는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인화성 물질이 함유된 연막탄을 발사했고, 100여 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수지 여사가 단장을 맡은 이 사건 조사위원회는 12일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광산 개발 과정에서 환경보전 조치가 부족했고, 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고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광산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시위 진압 경찰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수지 여사가 모니와에 나타나자 700여 명의 시위대가 수지 여사 주변으로 모여들어 “우리는 조사위원회를 원치 않는다” “광산 개발을 중단시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어머니 수지’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인지, 군부를 두려워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수지 여사가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뒤 15년 동안 가택 연금됐던 수지 여사는 지난해 국민민주주의연합(NLD)을 이끌고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NLD는 제1야당이 됐다. 이후 수지 여사는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에 대해 침묵하고, NLD는 군부와 유착된 사업가에게서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암 투병 끝에 5일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시신을 방부 처리해 영구 보존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은 13일 “시신 방부 처리 작업을 하기 위해 온 러시아와 독일 전문가들이 ‘더 일찍 작업을 시작했어야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어렵다’고 한다”며 “시신을 영구 보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신을 영구 보존하는 작업은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대상자가 숨진 직후에 시작해야 하는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틀이 지난 7일에야 ‘차베스의 시신을 영구 보존해 시민들에게 계속 공개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럼에도 차베스를 신격화(神格化)하려는 마두로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마두로는 이날 “차베스가 생전에 고원에 올라 예수와 대면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며 “최근 예수의 옆 자리에 도착한 사람(차베스)이 예수에게 ‘남미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 것이 남미 출신 교황이 선출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제발 전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 세계가 도와주세요.” 시리아 내전으로 집을 잃고 난민이 된 니달 군(6)의 호소다. 니달처럼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어린이들이 200만 명에 이른다고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12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전쟁 중에 집을 잃은 어린이들은 공원이나 동굴에서 지내고 있으며 영양실조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입은 어린이들도 많다. 야스민 양(12)은 “아버지가 집 밖으로 나갔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날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터키 바흐체세히르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난민 어린이 가운데 약 4분의 3은 가족이나 친구를 잃었고, 3분의 1은 폭행을 당하거나 총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 19개월 된 딸을 둔 함마 씨는 “아이가 처음으로 한 말이 ‘폭발’이었다. 이런 비극이 또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8세 소년이 무장세력에 끌려가 ‘인간 방패’로 이용되는 등 어린이들이 짐꾼이나 정보원으로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전했다. 시리아 시민단체인 ‘인권침해기록센터’에 따르면 2년의 내전 동안 5500여 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900여 명이 무장세력에 끌려갔다. 어린이들은 성폭력에도 노출돼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저스틴 포사이스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분쟁지역에서 성폭행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어린이들인데 시리아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 이후 공석이 된 중남미 좌파의 ‘맏형’ 역할을 누가 맡을지에 대해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거물들이 사라진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99년 차베스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21세기 들어 중남미에는 좌파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2003년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중남미 반미(反美) 강경 좌파는 차베스가 구심점이 됐고 중도 실용 좌파는 룰라가 대부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은 3선 제한 때문에 2011년 물러났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다. 이들의 빈자리를 채울 후보로는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에콰도르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등이 꼽힌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도 다음 달 14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후보군에 합류하게 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을 이끌고 있고 룰라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 “차베스 사후 중남미에서 가장 이득을 볼 국가는 브라질”이라며 “중남미 좌파 국가들이 브라질을 따라 보다 실용적인 노선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호세프는 중남미 좌파를 이끄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다”며 “지난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치는 등 룰라가 겪지 않았던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코레아 대통령은 ‘제2의 차베스’라고 불릴 만큼 차베스와 정책성향이 비슷하고 차베스와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그는 2007년 집권한 뒤 ‘오일 달러’를 이용해 빈민층을 위한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석유매장량은 65억 배럴로 2112억 배럴인 베네수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른 좌파 국가들에 지원할 오일 달러가 없다는 것이다. 카리스마도 차베스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07년 집권한 뒤 재선에 성공해 2015년까지 재직하게 된다. FP는 “중남미 좌파의 새 지도자 자리를 노리는 페르난데스의 시도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경제는 지난해 1.9% 성장에 그쳤고 페르난데스에 대한 지지율도 30% 수준으로 추락해 밖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는 형편이라고 FP는 지적했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은 차베스의 공식 후계자라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그는 차베스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6년 동안 외교장관을 지내면서 차베스 정부의 외교정책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에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마두로는 차베스에 비해 카리스마도, 정치력도 부족해 친(親)차베스 진영의 통합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반미(反美)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주민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대내용’ 발언으로 보이지만 철군을 앞둔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10일 TV 연설에서 전날 수도 카불 등에서 탈레반의 폭탄 테러로 적어도 17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탈레반은 미국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아프간에서 외국 군대가 철수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탈레반과 매일 카타르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탈레반이 공조해서 아프간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또 아프간 정부는 10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 아래 아프간 무장 세력이 칸다하르의 대학에 들어가 학생을 연행한 뒤 감금했다’며 외국 군대의 교육기관 진입을 금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아프간 방문을 계기로 아프간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했던 미 정부가 카르자이에게 기습을 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헤이글 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 행선지로 8일부터 아프간을 방문 중이다. 10일로 예정됐던 카르자이 대통령과 헤이글 장관의 합동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이날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에 공격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은 미국이 9일로 예정했던 바그람 기지 내 수용소 관리권 이양을 돌연 연기한 것을 겨냥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수용소는 미군이 아프간인을 불법 구금하고 고문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미국의 후원 아래 2001년 12월부터 집권하고 있는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와르다크 주의 미 특수부대는 2주 안에 철수하라’고 명령하는 등 최근 잇따라 반미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반미 정서가 강한 아프간 주민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3선 연임 제한 때문에 내년 4월 대선에 출마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카르자이가 정치세력들의 호의를 이끌어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서 많은 것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6만6000명에 달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2014년까지 대부분 철수할 예정이다. 2001년 이후 2179명의 미군이 아프간에서 희생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미국은 철군 이후에도 아프간 정부와 협력관계 유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카르자이의 발언들은 미군 철수 이후에도 미국과 아프간이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베네수엘라의 로빈 후드’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 ‘독재자’ ‘광대’…. 5일 사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뉜다. 14년 동안 집권하면서 빈민들에게는 ‘영웅’으로 칭송받았지만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측은 그를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거침없는 독설과 돌출 행동 때문에 그를 ‘광대’라고 비웃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차베스는 중남미 ‘반미(反美) 좌파’ 블록의 ‘맏형’ 역할을 했으며 미국과 서방세계가 결코 무시하지 못할 ‘거물’이었다. 차베스는 1954년 7월 28일 베네수엘라의 바리나스 주 사바네타에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된 뒤 자신의 유년시절에 대해 “때론 먹을 게 없을 정도의 가난을 경험하면서 이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한지를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어린 시절 야구 선수를 꿈꿨던 차베스는 17세에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차베스가 육사를 선택했던 것은 “육사에 괜찮은 야구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남미의 혁명운동가 체 게바라가 쓴 글을 읽으며 사회주의에 눈을 떴고, 19세기 남미 독립투쟁의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에 심취했다. 차베스는 1992년 2월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실패했지만 정부의 부패와 경제난에 불만을 품고 있던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94년 3월 석방된 차베스는 사회주의 개혁과 빈곤층 퇴치를 골자로 한 ‘볼리바리안 혁명’을 약속하며 ‘제5공화국운동’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1998년 사회주의 계열 정당들과 연합하여 대선에 도전해 56.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999년 취임한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오일 머니’를 무상의료, 무상교육, 주거지원 등 빈민 복지에 쏟아 부었다. 200만 ha의 농지를 유상 몰수해 농민들에게 무상 분배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1999년 약 50%에 달했던 빈곤층 비율은 2011년 32%까지 떨어졌다. 차베스는 외교적으로는 2004년 쿠바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중남미 좌파 8개국과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을 결성하면서 반미(反美) 노선을 뚜렷이 했고, 중국 이란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그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며 갖은 욕설을 퍼부었다. 2006년 9월 유엔총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연설한 다음 날 “어제 이곳에 악마가 왔다 갔는데 연단에서 아직도 유황 냄새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독재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군 병력을 동원해 최대 방송사인 ‘라디오카라카스TV(RCTV)’를 강제 폐쇄했고, 석유와 전력산업을 국유화했으며 2009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을 철폐해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한편 차베스와 가족의 재산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1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글로벌 리스크 평가 및 분석회사인 미국의 CJIA가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