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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도록 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리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측과 반군이 서로 상대가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내전의 판세를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19일 “반군이 북부 알레포 인근 칸알아살에 화학물질이 탑재된 미사일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외교부는 “이로 인해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나통신은 몇 달 전 유튜브에 반군이 화학물질을 쥐에 바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는 점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로 제시했다. 반군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해 터키로 망명한 아드난 실루 전 시리아군 소장은 아랍권 방송인 알아라비야에 “화학물질이 담긴 미사일은 정부만이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루 전 소장은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사용 훈련을 책임졌던 인물로 알려졌다. 반군 지도자인 압둘 잡바르 알오카이디는 뉴욕타임스에 “정부군 폭격기가 공격한 뒤 희생자들이 독가스에 질식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는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이 사실인지에 대해 일단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도 몇 차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제기됐지만 확인된 적은 없다. 하지만 유발 스테이니츠 이스라엘 정보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도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AP통신이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국제사회의 반응도 둘로 나뉘었다. 미국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면 시리아 정부의 소행일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 정부 측의 주장에 아주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 내전 개입을 꺼려 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은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강조해 온 만큼 시리아 정부의 소행으로 확인되면 개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CNN에 “화학무기 사용이 입증된다면 ‘게임 체인저’(상황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요인)가 될 수 있으며 미국은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리아 정부를 옹호하고 있는 러시아는 외교부 성명에서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대량살상무기(WMD)가 반군의 손에 들어간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반군의 소행이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번 사건은 유럽국들의 시리아 내전 개입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22일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수출 허용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갖는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유럽사령관은 19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일부 나토 회원국들이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군사 개입을 포함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가 18일에 레바논 국경지역에 미사일 4발을 발사한 데 이어 20일에도 미사일 5발을 쏴 시리아 내전이 레바논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레바논이 반군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일반 예금자에게 부담금을 물리도록 하라고 키프로스에 제시한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제공 조건이 유럽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를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예금자 예금의 일부를 떼는 유례없는 조치가 나오자 이미 구제 금융을 받고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예금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키프로스를 넘어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현재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63% 하락한 6,448.82,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1.07% 내린 7,956.63,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01% 떨어진 3,805.18로 약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전날보다 0.29% 떨어졌다. 키프로스에서는 16일 일반 예금자 부담금 부과 조치가 발표되자 많은 사람이 은행으로 몰려와 예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16, 17일이 휴일이었고 18일에는 은행 업무를 중단시켜 ‘대량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키프로스는 19일에도 은행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또 키프로스 의회는 EU가 제시한 구제안을 받아들일지 18일 표결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확산되자 19일로 연기했다. 키프로스 당국은 예금자 손실로 사태를 막지 않으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는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구제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키프로스 경제는 2, 3일 안에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회 56석 중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키프로스 정부는 소액 예금자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만 유로 미만 예금자에 대한 부담금 비율은 3%로 낮추되 50만 유로 이상 예금자에 대해서는 부담률을 15%로 높이고 10만∼50만 유로 예금자에게는 9.9%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이사는 “예금에 부담금을 부과해 58억 유로를 징수할 수 있다면 구체적인 방안은 키프로스 정부와 의회가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에 대해 나온 조치지만 불안 요소가 되는 것은 유사한 조치가 다른 나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예금자 보호 원칙이 깨져 은행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키프로스 조치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당장 은행예금을 찾아가라’고 재촉하는 꼴”이라며 “유로존 전체로 뱅크런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정부가 자국의 금융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동요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편 키프로스의 은행에 200억 유로를 예치해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8일 “이번 구제금융 방안이 채택되면 불공정하고 비전문적이며 위험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이설·장택동 기자 snow@donga.com}

10년 전인 2003년 3월 20일 미국은 이라크를 공습했다. 대량살상무기(WMD)로 주변국을 위협하고, 자국민을 탄압하는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미군은 3주 만에 바그다드를 점령했고, 후세인은 사형을 당했다. 미군은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철수했다. 앞서 2001년 10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9·11테러를 저지른 뒤 아프간에 숨어 있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잡겠다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알카에다와 협력했던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한 달여 만에 무너졌고, 10년 가까이 도주 생활을 하던 빈라덴은 2011년 5월 미군에 사살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두 개의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이라크와 아프간에는 평화와 자유 대신 여전히 화약 냄새가 가득하다. 이라크에서는 이슬람 종파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후세인은 수니파의 지지를 등에 업고 시아파를 탄압했다.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정권을 잡은 시아파가 수니파를 대상으로 보복을 하고 있다고 수니파는 주장한다. 이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수니파는 시아파를 공격하고, 알카에다는 수니파를 지원하며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테러로 1, 2월 숨진 이라크인이 313명에 달한다. 아프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미군과 현지 무장세력 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고, 2014년 미군 철수 이후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무장세력 간의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에만 아프간 민간인 275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유엔은 밝혔다. 9일에는 아프간을 방문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10년 전에 비해 지금이 나아졌느냐’고 이라크인들에게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긍정적인 답변과 부정적인 답변이 비슷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의 사정도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미국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라크에 WMD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미국의 적인 빈라덴을 잡기 위해 아프간인들의 희생을 요구할 권리는 없다. ‘미국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려줬다’고 주민들이 고마워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원로 언론인 제프 그린필드는 최근 블로그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현지인들이 미국을 ‘자유의 전사’라고 환영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이는 환상이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라크, 아프간인들이 자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것도 기나긴 혼란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본다. 후세인이 시아파와 쿠르드족을 학살하고, 쿠웨이트를 침공하며 24년이나 독재를 하는 것을 이라크인들은 막지 못했다. 탈레반 정권이 알카에다와 손을 잡고, 테러를 옹호하는 것을 아프간인들은 방치했다. 엄혹한 국제질서 속에서 자국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라크와 아프간은 보여주고 있다.장택동 국제부 차장 will71@donga.com}

일본 정부가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공식 선언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TPP 교섭 참가를 결단했으며 기존 교섭 참가국들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상에 참여하면 새로운 규칙 제정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본의 안전보장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매우 큰 기여를 할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TPP에 참가하면 소비 3조 엔(약 34조7500억 원), 투자 5000억 엔, 수출 2조6000억 엔이 증가하고 수입도 2조9000억 엔 늘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6%(3조2000억 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PP는 2005년 6월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으로 출발했지만 2008년 미국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을 계기로 판이 커졌다. 이후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가 추가로 합류 의사를 밝혀 11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까지 합류하면 TPP는 참가국들이 세계 GDP의 약 40%를 점하는 거대 자유무역권으로 부상하게 된다. TPP 교섭에 참가하려면 기존 교섭 참가국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일본은 싱가포르 베트남 등 6개국의 동의를 얻었지만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의 동의는 아직 얻지 못했다. 미국은 행정부가 동의하더라도 추가적인 의회 동의에 적어도 90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본은 7월경 공식 협상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참가국들은 10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협정의 대략적인 내용에 합의한 뒤 연내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관세 철폐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계가 반발하고 미국에서는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 철폐를 우려하고 있어 일본의 TPP 참여 협상은 난관이 예상된다. 자민당 외교·경제협력본부는 전날 쌀과 유제품, 쇠고기 등 주요 농산품을 관세 철폐에서 예외로 할 것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총리에게 전달했다. 또 TPP 교섭 참가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입장인 초당파 의원과 업계 대표 등 약 80명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긴급 집회를 가졌다. 한편 TPP에 일본까지 가담하면 세계 경제의 40%가량의 거대 경제블록이 탄생돼 우리 정부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TPP에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어 성급히 가담하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중국에 맞서는 모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택동 기자·도쿄=배극인 특파원 will71@donga.com}
미얀마 ‘민주화의 꽃’ 아웅산 수지 여사(68)가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거세게 항의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민주화의 투사’에서 ‘현실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있는 수지 여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지 여사는 13일 미얀마 북부 모니와를 방문해 지역 주민 및 렛파다웅 구리광산 개발업체 측과 대화를 나눴다. 미얀마와 중국이 합작으로 진행 중인 이 광산 개발은 9억97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 상당의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대대적인 토지 수용과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1일 동안 광산을 점거하자 미얀마 정부는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인화성 물질이 함유된 연막탄을 발사했고, 100여 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수지 여사가 단장을 맡은 이 사건 조사위원회는 12일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광산 개발 과정에서 환경보전 조치가 부족했고, 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고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광산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시위 진압 경찰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수지 여사가 모니와에 나타나자 700여 명의 시위대가 수지 여사 주변으로 모여들어 “우리는 조사위원회를 원치 않는다” “광산 개발을 중단시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어머니 수지’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인지, 군부를 두려워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수지 여사가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뒤 15년 동안 가택 연금됐던 수지 여사는 지난해 국민민주주의연합(NLD)을 이끌고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NLD는 제1야당이 됐다. 이후 수지 여사는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에 대해 침묵하고, NLD는 군부와 유착된 사업가에게서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암 투병 끝에 5일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시신을 방부 처리해 영구 보존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은 13일 “시신 방부 처리 작업을 하기 위해 온 러시아와 독일 전문가들이 ‘더 일찍 작업을 시작했어야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어렵다’고 한다”며 “시신을 영구 보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신을 영구 보존하는 작업은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대상자가 숨진 직후에 시작해야 하는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틀이 지난 7일에야 ‘차베스의 시신을 영구 보존해 시민들에게 계속 공개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럼에도 차베스를 신격화(神格化)하려는 마두로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마두로는 이날 “차베스가 생전에 고원에 올라 예수와 대면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며 “최근 예수의 옆 자리에 도착한 사람(차베스)이 예수에게 ‘남미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 것이 남미 출신 교황이 선출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제발 전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 세계가 도와주세요.” 시리아 내전으로 집을 잃고 난민이 된 니달 군(6)의 호소다. 니달처럼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어린이들이 200만 명에 이른다고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12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전쟁 중에 집을 잃은 어린이들은 공원이나 동굴에서 지내고 있으며 영양실조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입은 어린이들도 많다. 야스민 양(12)은 “아버지가 집 밖으로 나갔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날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터키 바흐체세히르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난민 어린이 가운데 약 4분의 3은 가족이나 친구를 잃었고, 3분의 1은 폭행을 당하거나 총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 19개월 된 딸을 둔 함마 씨는 “아이가 처음으로 한 말이 ‘폭발’이었다. 이런 비극이 또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8세 소년이 무장세력에 끌려가 ‘인간 방패’로 이용되는 등 어린이들이 짐꾼이나 정보원으로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전했다. 시리아 시민단체인 ‘인권침해기록센터’에 따르면 2년의 내전 동안 5500여 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900여 명이 무장세력에 끌려갔다. 어린이들은 성폭력에도 노출돼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저스틴 포사이스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분쟁지역에서 성폭행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어린이들인데 시리아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 이후 공석이 된 중남미 좌파의 ‘맏형’ 역할을 누가 맡을지에 대해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거물들이 사라진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99년 차베스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21세기 들어 중남미에는 좌파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2003년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중남미 반미(反美) 강경 좌파는 차베스가 구심점이 됐고 중도 실용 좌파는 룰라가 대부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은 3선 제한 때문에 2011년 물러났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다. 이들의 빈자리를 채울 후보로는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에콰도르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등이 꼽힌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도 다음 달 14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후보군에 합류하게 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을 이끌고 있고 룰라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 “차베스 사후 중남미에서 가장 이득을 볼 국가는 브라질”이라며 “중남미 좌파 국가들이 브라질을 따라 보다 실용적인 노선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호세프는 중남미 좌파를 이끄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다”며 “지난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치는 등 룰라가 겪지 않았던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코레아 대통령은 ‘제2의 차베스’라고 불릴 만큼 차베스와 정책성향이 비슷하고 차베스와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그는 2007년 집권한 뒤 ‘오일 달러’를 이용해 빈민층을 위한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석유매장량은 65억 배럴로 2112억 배럴인 베네수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른 좌파 국가들에 지원할 오일 달러가 없다는 것이다. 카리스마도 차베스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07년 집권한 뒤 재선에 성공해 2015년까지 재직하게 된다. FP는 “중남미 좌파의 새 지도자 자리를 노리는 페르난데스의 시도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경제는 지난해 1.9% 성장에 그쳤고 페르난데스에 대한 지지율도 30% 수준으로 추락해 밖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는 형편이라고 FP는 지적했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은 차베스의 공식 후계자라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그는 차베스의 정책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6년 동안 외교장관을 지내면서 차베스 정부의 외교정책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에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마두로는 차베스에 비해 카리스마도, 정치력도 부족해 친(親)차베스 진영의 통합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반미(反美)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주민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대내용’ 발언으로 보이지만 철군을 앞둔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10일 TV 연설에서 전날 수도 카불 등에서 탈레반의 폭탄 테러로 적어도 17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탈레반은 미국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아프간에서 외국 군대가 철수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탈레반과 매일 카타르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탈레반이 공조해서 아프간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또 아프간 정부는 10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 아래 아프간 무장 세력이 칸다하르의 대학에 들어가 학생을 연행한 뒤 감금했다’며 외국 군대의 교육기관 진입을 금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아프간 방문을 계기로 아프간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했던 미 정부가 카르자이에게 기습을 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헤이글 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 행선지로 8일부터 아프간을 방문 중이다. 10일로 예정됐던 카르자이 대통령과 헤이글 장관의 합동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이날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에 공격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은 미국이 9일로 예정했던 바그람 기지 내 수용소 관리권 이양을 돌연 연기한 것을 겨냥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수용소는 미군이 아프간인을 불법 구금하고 고문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미국의 후원 아래 2001년 12월부터 집권하고 있는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와르다크 주의 미 특수부대는 2주 안에 철수하라’고 명령하는 등 최근 잇따라 반미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반미 정서가 강한 아프간 주민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3선 연임 제한 때문에 내년 4월 대선에 출마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카르자이가 정치세력들의 호의를 이끌어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서 많은 것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6만6000명에 달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2014년까지 대부분 철수할 예정이다. 2001년 이후 2179명의 미군이 아프간에서 희생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미국은 철군 이후에도 아프간 정부와 협력관계 유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카르자이의 발언들은 미군 철수 이후에도 미국과 아프간이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베네수엘라의 로빈 후드’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 ‘독재자’ ‘광대’…. 5일 사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뉜다. 14년 동안 집권하면서 빈민들에게는 ‘영웅’으로 칭송받았지만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측은 그를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거침없는 독설과 돌출 행동 때문에 그를 ‘광대’라고 비웃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차베스는 중남미 ‘반미(反美) 좌파’ 블록의 ‘맏형’ 역할을 했으며 미국과 서방세계가 결코 무시하지 못할 ‘거물’이었다. 차베스는 1954년 7월 28일 베네수엘라의 바리나스 주 사바네타에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된 뒤 자신의 유년시절에 대해 “때론 먹을 게 없을 정도의 가난을 경험하면서 이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한지를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어린 시절 야구 선수를 꿈꿨던 차베스는 17세에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차베스가 육사를 선택했던 것은 “육사에 괜찮은 야구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남미의 혁명운동가 체 게바라가 쓴 글을 읽으며 사회주의에 눈을 떴고, 19세기 남미 독립투쟁의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에 심취했다. 차베스는 1992년 2월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실패했지만 정부의 부패와 경제난에 불만을 품고 있던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94년 3월 석방된 차베스는 사회주의 개혁과 빈곤층 퇴치를 골자로 한 ‘볼리바리안 혁명’을 약속하며 ‘제5공화국운동’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1998년 사회주의 계열 정당들과 연합하여 대선에 도전해 56.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999년 취임한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오일 머니’를 무상의료, 무상교육, 주거지원 등 빈민 복지에 쏟아 부었다. 200만 ha의 농지를 유상 몰수해 농민들에게 무상 분배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1999년 약 50%에 달했던 빈곤층 비율은 2011년 32%까지 떨어졌다. 차베스는 외교적으로는 2004년 쿠바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중남미 좌파 8개국과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을 결성하면서 반미(反美) 노선을 뚜렷이 했고, 중국 이란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그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며 갖은 욕설을 퍼부었다. 2006년 9월 유엔총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연설한 다음 날 “어제 이곳에 악마가 왔다 갔는데 연단에서 아직도 유황 냄새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독재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군 병력을 동원해 최대 방송사인 ‘라디오카라카스TV(RCTV)’를 강제 폐쇄했고, 석유와 전력산업을 국유화했으며 2009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을 철폐해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한편 차베스와 가족의 재산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1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글로벌 리스크 평가 및 분석회사인 미국의 CJIA가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최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나고 돌아온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사진)이 미국의 한 호텔 바에서 큰 소리로 김정은을 칭찬하다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5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로드먼은 3일 뉴욕 맨해튼의 타임호텔 바에서 3시간가량 머물면서 “김정은은 멋진 사람(nice guy)이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농구 얘기를 하고 싶어한다”고 떠들어 댔다. 로드먼은 지난달 28일 김정은과 함께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미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와 조선체육대 횃불농구팀의 친선경기를 관람했다.한 목격자는 “로드먼이 김정은의 사인이 담긴 성명서의 복사본을 흔들면서 사람들에게 ‘꼭 읽어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주변 사람들이 말을 못 하게 말리거나 ‘북한이 얼마나 억압적인 국가인지 아느냐’고 말할 틈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호텔은 로드먼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참다못한 바텐더가 그를 밖으로 나가도록 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타임호텔 관계자는 “그는 항상 문제를 일으켰다”며 “한밤중에 목욕 가운을 입은 채 안내데스크에 내려와 이런저런 요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로드먼 측은 “이 호텔에서 쫓겨난 사실이 없다”고 밝혔고, 호텔 측은 언급을 거부했다고 미 NBC 방송은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베네수엘라를 14년간 통치하며 남미에서 ‘반미(反美) 좌파 블록’의 구심적 역할을 해 온 우고 차베스 대통령(58·사진)이 암 투병 끝에 5일(현지 시간) 숨졌다. 베네수엘라는 혼란과 충격에 빠졌으며 차베스라는 구심점이 없어진 중남미 좌파 국가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이 5일 오후 4시 25분 사망했다”고 TV를 통해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7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으며 장례식은 8일 열린다. 차베스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마두로 부통령이 대통령 대행을 맡게 되며 30일 안에 실시될 대선에서의 당선이 유력시된다. 1998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차베스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6월 처음 발견돼 수술을 받은 암이 재발해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가 어떤 암을 앓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연부조직 육종(장기나 근육 등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중남미 전체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베스는 2005년 6월 카리브 해 연안 13개국(현재는 17개국)과 ‘페트로카리베’를 설립하고 이들 국가에 석유를 최대 50% 싸게 공급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차베스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제국주의’로 규정하고, 쿠바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중남미 좌파 국가들과 연대해 반미 노선을 걸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 성명을 통해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이 미국과의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라며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미 대사관 소속 공군 관계자 2명이 불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정 불안을 조장하는 등 간첩 행위를 했다며 추방한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4일 치러지는 케냐 대선을 앞두고 케냐 국민들은 물론이고 주변국들까지 긴장하고 있다. 케냐 주민들은 2007년 말 대선 이후 벌어진 종족 간 폭력사태가 다시 벌어질까 걱정하고 있고, 주변국들은 이에 따른 물류 중단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케냐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명에서 “선거를 앞두고 종족 간의 물리적 충돌, 갈등을 부추기는 협박성 발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갈등이 심한 곳은 수도 나이로비의 마타레 지역. 최근 2개월간 선거 관련 폭력으로 7명이 숨지고 100여 채의 집이 불탔다. 케냐 시민단체연합은 이날 “일부 지역에서는 마체테(날이 넓은 칼)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등 주민들이 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도 “정치인들의 후원 아래 무장단체들이 조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12월 실시된 케냐 대선에서는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루오 족 출신 라일라 오딩가 현 총리와 키쿠유 족 출신 므와이 키바키 대통령이 접전을 벌인 끝에 키바키 대통령이 승리했다. 키쿠유 족은 케냐 인구의 22%를 차지하는 최대 종족이고, 루오 족은 1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1963년 케냐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키쿠유 족이 줄곧 집권한 것을 놓고 소수민족들의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자 루오 족은 ‘부정 선거’라며 반발했다. 키쿠유 족은 마체테로 무장한 폭력단체 ‘뭉기키’를 내세워 소수민족을 탄압했다. 2008년 1월까지 이어진 폭력 사태로 1200명이 숨졌고, 60만 명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오딩가 총리와 키쿠유 족 출신인 우후루 케냐타 부총리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어 지난 대선과 구도가 같다.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남수단 등 케냐 인근 동아프리카의 내륙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국가는 케냐의 몸바사 항을 통해 석유와 철을 비롯한 주요 생필품을 수입하고 커피 차 원예작물 등을 수출한다. 이들 국가로 들어가는 각종 화물의 3분의 2가량이 몸바사 항을 통해 들어올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5년 전에는 폭도들이 몸바사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와 철도를 공격하는 바람에 물류가 끊겨 이들 국가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봤다. 당시 우간다 정부는 “케냐 사태로 하루에 60만 달러(약 6억5000만 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국가 주민은 케냐에서의 폭력 사태 재발을 우려해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1990년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코트의 악동’으로 이름을 떨쳤던 데니스 로드먼(52)이 26일 북한을 방문했다. 로드먼의 팬으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만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로드먼은 미국의 묘기 농구단인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 선수 3명과 함께 방북했으며 미국 방송 제작사인 바이스(VICE) TV 관계자들이 동행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 방송은 로드먼의 방북 활동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4월 초 미 케이블TV HBO를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간 로드먼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회색 반팔 티셔츠에 파란색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코와 입술에 피어싱을 했고, 팔의 문신도 드러냈다. AP통신은 “한 평양 시민에게 NBA에서 활동할 때의 로드먼 사진을 보여줬더니 ‘괴물 같다’고 했다”며 “그때에 비하면 평양에서는 옷차림도 얌전했고 말투도 부드러웠다”고 전했다. 로드먼은 “북한에 농구를 가르치고 북한 주민들과 이야기하려고 온 것이지 문제를 만들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에서 어린이를 위한 농구 캠프를 여는 한편 북한 농구팀과도 경기를 할 예정이다. AP통신은 “이들은 김정은도 농구 경기에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 씨는 “김정은이 로드먼의 등번호가 새겨진 시카고 불스 티셔츠를 입고 농구를 할 정도로 로드먼의 팬”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일도 농구를 좋아했으며 특히 마이클 조던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은 조던이 사인을 한 농구공을 김정일에게 선물했다.로드먼은 음주 운전, 여장, 영화 출연 등 온갖 기행으로 악명을 떨쳤지만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였다. 1986년 데뷔해 2000년 은퇴하기까지 시카고 불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등에서 뛰며 5차례 우승을 경험했고 리바운드왕 7회, 최고 수비선수상을 2회 수상했다. 2011년 NB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인도네시아 정부가 18세 신부에게 문자메시지로 이혼을 통보해 물의를 빚은 자바 주 가룻 군의 아쳉 피크리 군수(40)를 해임했다고 AFP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피크리 군수는 지난해 7월 고교생인 파니 오츠토라를 첩으로 맞았으나 4일 만에 ‘처녀가 아니다’라며 이혼을 통보했다. 비공식 결혼으로 어린 신부를 맞은 데다 처녀가 아니라며 일방적으로 이혼한 것은 여성을 무시하는 부도덕한 처사라는 여성단체의 반발과 해임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또 첫째 부인의 결격사유 등 요건도 없이 불법으로 첩을 들인 것도 문제가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 정치적 라이벌이자 대표적인 평화론자로 꼽히는 치피 리브니 전 외교장관(사진)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새 이스라엘 정부가 보다 유연한 팔레스타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 22일 실시된 총선에서 31석을 차지한 ‘리쿠드-베이테이누 연합’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61석을 모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와의 새 연정 협상에 서명한 것은 리브니 전 장관이 처음이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창당해 6석을 획득한 하투나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 리브니는 2006∼2009년 외교장관을 지내면서 팔레스타인과의 실질적인 평화협상을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실시된 총선에서는 리브니 대표가 맡은 중도 성향의 카디마당이 28석을 얻어 27석을 얻은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을 누르고 다수당이 됐다. 하지만 우파 정당들이 리브니와의 연정을 거부하면서 결국 총리 자리는 네타냐후가 차지했다. 이후 리브니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민주국가로서 이스라엘을 보존하는 유일한 길이며 이스라엘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책을 펴는 네타냐후와 충돌해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리브니가 참여함에 따라 중단 상태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가 리브니에게 평화협상을 맡긴 것은 다음 달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달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측근들이 계속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에 참여하고 의회에도 보수 성향 의원이 많아 리브니의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몽골이 활발한 지하자원 개발에 힘입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외신들은 광산(Mine)과 몽골(Mongolia)을 합성한 ‘마인골리아(Minegolia)’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몽골 서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광물을 팔아 벌어들인 외화가 서민들에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대규모 광산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 전통적 생활방식 변화 등이 사회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몽골은 2011년 17.5%의 급속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2.7%의 경제성장률(세계 5위)을 보였다. 올해도 몽골의 경제성장률은 15.7%에 이를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망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이 같은 몽골의 경제성장은 오로지 광업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20년 전인 1991년 704만 t이었던 석탄 생산량은 2011년 3094만 t으로 4.4배로 늘었고, 같은 기간 금 생산량은 7.1배로, 구리 생산량은 35% 증가했다. 2011년 기준으로 몽골 국내총생산(GDP)의 27.4%를 광업이 차지하고 있고, 광물 수출이 전체 수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몽골은 지하자원 매장 규모 추정액이 총 1조3000억 달러(약 1400조 원)에 이르는 자원강국이다. 하지만 자원 개발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 기반시설이 취약한 데다 내륙지역인 몽골은 자원을 캐내더라도 운송비가 비싸 광업 발전이 더뎠다. 2000년대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IMF에 따르면 지하자원을 비롯한 몽골 수출의 약 90%를 중국이 차지한다. 광물의 판로가 열리자 세계 2위의 광산개발 업체인 리오틴토가 몽골 남부 구리광산인 오유톨고이에 62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외국 업체들이 앞다퉈 몽골로 달려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외화가 들어오면서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4500달러 상당의 루이뷔통 핸드백이 팔리고 하룻밤에 3500달러인 호텔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하지만 하루 1.25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몽골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빈곤층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몽골 인구의 약 3분의 1은 유목민이다. 광산 근처에 살던 유목민들은 광산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들은 전통적 생활방식을 포기하고 광부가 되거나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왔다. 이에 따라 1990년에는 울란바토르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5% 정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인구의 40%로 늘었다. 울란바토르 주민의 절반가량은 수도와 전기가 없는 움막집에서 석탄을 때면서 살고 있다. 몽골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광산 개발로 벌어들인 돈을 서민층에 분배하겠다’고 약속하지만 공수표일 뿐이다. 몽골 정부와 정치권의 심각한 부정부패는 빈곤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 불만 고조 등은 ‘아랍의 봄’이 일어날 때의 아랍권 상황과 비슷하다”며 “상황이 더 악화되면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비 사막 근처인 오유톨고이 광산 주변 주민들은 물 때문에 걱정이 많다. 미국 시사월간지 애틀랜틱은 “광산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막대한 양의 물을 끌어다 써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물이 모자란 지역의 주민들은 식수마저 모자라게 되지 않을지, 땅의 사막화가 더욱 가속화되지 않을지 우려한다”고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되살아나고 있다. 2011년 5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뒤 “알카에다를 물리칠 날이 머지않았다”고 했던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과는 한참 거리가 먼 상황이다. 현재 알카에다의 주무대는 아프리카이다. 알카에다북아프리카지부(AQMI)는 말리에서 프랑스·말리 정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고, 지난달 8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알제리 인질 사태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나이지리아에서 북한 의사 3명을 살해한 테러조직 ‘보코하람’, 외국인 근로자 7명을 납치한 ‘안수르’도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파악된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가 아프가니스탄으로 바뀌고 있다‘며 ‘아프리가니스탄(Afrighanistan)’이라고 표현했다. 중동에서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시리아 반군단체 ‘알 누스라 전선’이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고 있다. 이라크와 예멘 등지에서도 알카에다 관련 테러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태국 정부가 12일 “알카에다가 치앙마이 주재 미국대사관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영사관 경계를 강화하는 등 동남아시아에도 알카에다의 손길이 미친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알카에다를 공적으로 삼아 12년 동안 집중적인 소탕작전을 벌였다. 빈라덴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아프간과는 전쟁까지 했다. 그런데도 알카에다가 사라지기는커녕 세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먼저 알카에다는 단일 조직이라기보다는 이슬람 과격단체의 네트워크형 조직이라는 특징이 있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국가에 알카에다 관련 조직이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알카에다 본부가 연계 단체에 돈을 대주고, 대원을 훈련시켜주면 이들이 자기 지역으로 돌아가 전투를 벌인다”고 설명했다. 알카에다는 ‘다른 조직의 성과 가로채기’를 통해 세를 늘리기도 한다.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AQMI 지도부의 회의록를 보면 AQMI는 당초 말리의 토착 이슬람 반군세력을 돕다가 이들이 말리 북부를 장악하자 태도를 바꿔 이들을 몰아내고 말리 북부를 차지했다. ‘아랍의 봄’으로 리비아 등의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알카에다가 무기를 대량 취득한 것이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알카에다의 위협은 한국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2010년 빈라덴은 측근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국 등의 미국 시설에 집중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경찰대 부설 치안정책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치안전망 2013’에서 “알카에다 등 국제테러단체가 한국의 해외 주요공관과 기업,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가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행히 아직은 이런 위협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세계화된 세상이지만 ‘알카에다의 세계화’에서 만큼은 한국이 예외가 되기를 희망한다.장택동 국제부 차장 will71@donga.com}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청에서 벌어진 권력 다툼과 부정행위를 겪으면서 크게 상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보도했다. 또 그의 개혁 추진에 대해 교황청 관료조직의 저항이 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베네딕토 16세가 사임을 결심한 이유가 ‘건강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베네딕토 16세는 2009년부터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를 앞세워 교황청 개혁을 추진했다. 기존 세력은 이에 거세게 반발했고 2011년 초부터 이탈리아 언론에 비가노 대주교를 비난하는 기사가 잇따라 실렸다. 이에 대해 비가노 대주교는 교황청 서열 2위이자 반개혁파의 대표 격이었던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국무장관에게 항의했다. 베르토네 장관은 오히려 비가노 대주교를 미국 워싱턴 주재 교황청 대사로 내보내려 했다. 이에 비가노 대주교는 교황에게 “지금 나를 (워싱턴으로) 보낸다면 부패와 권력남용을 척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들을 실망시킬 것”이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결국 그는 2011년 10월 워싱턴 대사로 발령이 나 교황청을 떠났다.비가노 대주교는 워싱턴에서도 교황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 교황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006년부터 교황의 수행비서로 일하면서 이 편지들을 보관했던 파올로 가브리엘레는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언론에 편지를 공개했다. 이 사건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비유돼 ‘바티리크스’(바티칸 문서 유출)라고 불린다. 이 덕분에 바티칸 일부 고위 성직자들이 외부 업체와의 계약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부정을 저지르고, 자신들과 친밀한 관계인 업체에 주요 계약을 제공했으며 바티칸 은행들이 ‘돈세탁’을 했다는 의혹 등이 대거 세상에 알려졌다. 유출된 문서의 내용이 포함된 ‘교황 성하의 비밀 편지들’이라는 책은 이탈리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WP는 “베네딕토 16세는 아동 성추문 스캔들 등에 맞서 가톨릭의 개혁을 추진하려 애썼지만 교황청 관료들이 강력 저항했다는 점이 바티리크스를 통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어 “베네딕토 16세는 조그만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교황청의 근본적 문제는 외면하는 (교황청의) 문화에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WP는 또 차기 교황도 베네딕토 16세처럼 교황청의 개혁에 반감을 갖고 있고, 권력 다툼에 집착하는 세력들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며 교황청의 이런 문화가 급진적으로 바뀌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베네딕토 16세는 17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삼종기도(가톨릭에서 아침·정오·저녁의 정해진 시간에 하는 기도)에서 “교회는 모든 신자가 거듭나기를 당부한다. 악마는 우리가 하느님께로 가는 길에서 일탈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거듭나는 것은) 하나의 영적인 투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만심, 이기심을 버리고 사랑 안에 살면서 하느님께로 다시금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한 사람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3)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부액 상위 5위 안에 실리콘밸리의 젊은 억만장자 두 명이 처음으로 포함됐다.미 자선 전문지 필랜스로피 크로니클이 11일(현지 시간) 공개한 ‘지난해 기부액 상위 미국인 50명 순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아들 3명이 각각 운영하는 3개의 자선재단을 통해 총 30억8400만 달러(약 3조3600억 원)를 기부했다. 버핏 회장의 재산은 460억 달러에 달한다.2위는 모두 4억9900만 달러를 기부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29) 부부가 차지했다. 저커버그는 ‘더 기빙 플레지’(재산의 절반 이상을 생전 또는 사후에 기부하겠다고 서약하는 것)에 참여하고 있으며, 재산은 96억 달러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40) 부부는 2억2300만 달러를 기부해 5위에 올랐다. 실리콘밸리 일간 머큐리뉴스는 “실리콘밸리의 젊은 억만장자들이 기부액 상위 5위 안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