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 들으며 자란 아이 처음 한 말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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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피해 어린이 200만명 넘어서

“제발 전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 세계가 도와주세요.”

시리아 내전으로 집을 잃고 난민이 된 니달 군(6)의 호소다. 니달처럼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어린이들이 200만 명에 이른다고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12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전쟁 중에 집을 잃은 어린이들은 공원이나 동굴에서 지내고 있으며 영양실조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입은 어린이들도 많다.

야스민 양(12)은 “아버지가 집 밖으로 나갔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날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터키 바흐체세히르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난민 어린이 가운데 약 4분의 3은 가족이나 친구를 잃었고, 3분의 1은 폭행을 당하거나 총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 19개월 된 딸을 둔 함마 씨는 “아이가 처음으로 한 말이 ‘폭발’이었다. 이런 비극이 또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8세 소년이 무장세력에 끌려가 ‘인간 방패’로 이용되는 등 어린이들이 짐꾼이나 정보원으로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전했다. 시리아 시민단체인 ‘인권침해기록센터’에 따르면 2년의 내전 동안 5500여 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900여 명이 무장세력에 끌려갔다.

어린이들은 성폭력에도 노출돼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저스틴 포사이스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분쟁지역에서 성폭행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어린이들인데 시리아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포성#어린이#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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