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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부터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휴대전화기를 살 수 있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된다. 이동통신사들은 분실 또는 도난당한 휴대전화기로 ‘블랙리스트’에 올라온 것이 아니면 어떤 전화기든 개통해 줘야 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이동통신사가 독점적으로 휴대전화기를 유통시키던 구조가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휴대전화기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 결과 ‘반값 TV’나 ‘통큰 TV’로 전자제품 가격 파괴 트렌드를 이끌었던 유통업계가 휴대전화기 판매에는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유통업계 “블랙리스트 관심 없다” 동아일보가 20∼23일 대형마트 3곳(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편의점 4곳(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GS25 미니스톱), 전자제품 전문 양판점 1곳(하이마트) 등 8개사를 인터뷰한 결과 이들 중 휴대전화기 판매 계획을 확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8개 중 7개사는 휴대전화기 유통사업 진출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LG전자와 가까운 관계인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1곳만 사업 진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LG전자로부터 안정적으로 휴대전화기 물량을 조달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유통업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6월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계획을 확정한 이후 6개월 이상 휴대전화기 제조업체와 판매 여부를 논의해왔다. 휴대전화기 판매에 나서길 주저하는 이유로 유통업체들은 “이동통신사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통신사 기득권 제한에 촉각 한국의 휴대전화기 유통구조는 복잡하게 꼬여 있다. 휴대전화기 제조업체는 제품 출고가격보다 가격을 부풀려 이동통신사에 판매하는 대신 판촉비용 명목으로 이동통신사에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이동통신사들은 이 금액으로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 설문에 참여한 A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동통신사 판매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제조사가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대형마트에도 판촉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MVNO)들조차 구매력이 떨어져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최신 휴대전화기를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이동통신사들이 유통업체가 제조사와 직거래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B사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제도로 이동통신사를 통해 휴대전화기를 팔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휴대전화기 제조사들이 직접 기기를 유통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비인기 모델만 판매된다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제조사들도 기기 유통 구조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유통 채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팬택은 직접 기기를 판매할 유통 채널을 만들기 위해 내부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 때문에 방통위가 4월 발표할 블랙리스트 제도 세부 시행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사 관계자는 “휴대전화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기득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블랙리스트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휴대전화기 블랙리스트 제도 ::휴대전화기를 이동통신사 대리점뿐 아니라 가전 매장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한 제도. 분실하거나 도난당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휴대전화기가 아니면 바로 개통해 쓸 수 있다. }
삼성그룹이 계열사들의 협력사 4539곳과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발전비용 총 7707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전자 등 11개 계열사와 1, 2차 협력사 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그룹·협력사 2012년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삼성그룹 11개 계열사는 1, 2차 협력사 4539개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등 총 7707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1차 협력사는 이날 ‘동반성장 및 정도경영 선언’을 통해 삼성그룹과 협력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생협력을 2차 협력사까지 적극 확대하겠다는 실천사항을 선언했다. 실천 사항은 현금결제 횟수 확대와 표준 하도급 계약서 사용, 서면계약 정착과 합리적 단가 산정 등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협약식을 열어 동반성장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1차 협력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현금 결제 및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3회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실천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교육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 손잡고 태블릿PC 등을 활용한 스마트러닝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이북스를 통해 디지털교과서 시장에 진출한 애플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러닝허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러닝허브는 태블릿PC용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마켓 역할을 한다. 러닝허브는 국내외 교육업체가 제공한 콘텐츠 6000개로 시작했는데 한 달여 만에 콘텐츠가 1만5000여 개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종이 교과서와 참고서를 갤럭시탭으로 옮겨놓는 한편 러닝허브를 교육 콘텐츠를 사고파는 마켓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이동통신사들도 스마트러닝 사업에 적극적이다. KT는 21일 두산동아와 손잡고 초·중학생 대상의 ‘올레 홈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집에서 PC로 유명 강사의 동영상 강의와 국어 사회 과학 등 내신 과목의 일대일 맞춤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두산동아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태블릿PC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청담러닝, 천재교육 등 교육업체 12곳과 손잡고 태블릿PC 기반의 ‘T스마트러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러닝 시장 규모는 총 2조45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국내 e러닝 시장은 2008년부터 매년 평균 7% 성장해왔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교육용 스마트 기기가 개발되고 스마트 기기용 콘텐츠 유통이 활성화되면 관련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브래드 피트가 당신의 결혼반지를 디자인한다면?’ 다미아니의 브랜드 역사는 19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과 보석 세공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믿을 만한 보석 세공사’라는 평을 받은 엔리코 그라시 다미아니에서 출발한 ‘다미아니’는 주얼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인터내셔널 어워드’에서 18차례나 수상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보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다미아니는 ‘스타의 다이아몬드’로도 유명하다. 브래드 피트뿐 아니라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스, 카트린 드뇌브 등 세계적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피아 로렌과 패리스 힐턴도 다미아니의 다이아몬드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다미아니는 다가오는 웨딩 시즌 인생에 신랑 신부를 위한 단 한 번뿐인 웨딩 링으로 ‘디 사이드 링’을 추천했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약혼반지를 위해 다미아니와 함께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으로 유명해지면서 디 사이드 링은 다미아니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이 됐다. 다미아니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디 사이드 링은 옆면에는 작고 깜찍한 로즈골드가 규칙적으로 세팅돼 있고 윗면에는 다미아니의 로고와 함께 다이아몬드가 포인트로 세팅된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빛을 발하는 다이아몬드와 옆면에서 눈에 띄게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로즈골드가 이 반지의 특징이라는 것이 다미아니 측의 설명이다. 디 사이드 링 안쪽에는 브래드 피트와 다미아니가 공동으로 디자인했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반지의 윗면에는 다미아니 로고가 새겨져있다. 다미아니는 독특한 디자인의 웨딩 링을 찾는 신랑 신부를 위해 ‘메트로폴리탄 드림’을 추천했다. 다미아니만의 독특한 기술로 주얼리 위에 거친 표면을 만들어내 특색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멀리서 보면 매끈한 표면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빼곡히 들어서 있는 도심의 빌딩을 연상케 하는, 반지 표면의 스퀘어 모양의 디테일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다미아니 측은 “다이아몬드는 어두운 도시 속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불빛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반짝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메트로폴리탄 드림 컬렉션은 핑크와 브라운, 블랙골드 컬러의 네크리스와 링으로 구성돼 있다. 네크리스와 링의 디자인은 수수하고 간결해 남녀 누구나 착용할 수 있으며 커플 주얼리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링은 2개 이상의 아이템을 믹스 매치해 겹쳐 착용할 수 있으며 가죽이나 금속 끈 등에 끼우면 멋진 네크리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다음 달부터 SK텔레콤 통신망을 이용하는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에 가입할 때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또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한 MVNO 서비스도 이달부터 시작돼 이동통신 요금 인하 경쟁이 본격화할지도 주목된다. MVNO는 국내에서 약 45만 명이 가입해 이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2일부터 MVNO 번호 이동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휴대전화 가입자는 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MVNO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MVNO 서비스의 통신료는 기존 통신사보다 저렴하지만 쓰던 번호를 변경해야 해 가입을 꺼리는 소비자가 많았다. SK텔레콤은 이달 19일 10만 명을 돌파한 MVNO 가입자가 이 제도가 시행되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이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MVNO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동통신 3사에서 쓰던 번호를 유지한 채 MVNO로 이동할 수 있는 번호이동제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또 SK텔레콤은 선불 유심(USIM·가입자 인증 식별 모듈)을 다른 이동통신사 전용 기기에서도 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SK텔레콤 전용으로 출시된 기기만 이용할 수 있었다. SK텔레콤 측은 이런 제도가 시행되면 MVNO 사업자들이 기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LG유플러스도 MVNO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페이스네트와 머천드코리아는 LG유플러스와 사업협정을 맺고 16일과 20일 각각 서비스를 시작했다. 머천드코리아와 스페이스네트는 SK텔레콤과 KT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LG유플러스 요금제를 토대로 추가 할인을 적용한 전용 요금제를 선보였다. 머천드코리아가 내놓은 ‘마이 컷’ 요금제는 기본료 4500원에 가입자가 쓰는 만큼 요금을 내는 상품이다. 스페이스네트가 내놓은 ‘프리T’ 요금제 중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스마트플러스500은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저렴한 기본료 1만3500원에 음성통화 30분, SMS 30건 등을 제공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 ::이동통신망이 없는 기업이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통신망 관리비와 유지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요금이 싸다. 국내에서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 CJ헬로비전, 온세텔레콤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KT가 통신회사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유통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19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레 경영 2기’ 출범을 발표하며 ‘버추얼(가상) 상품’을 유통하는 글로벌 미디어 유통 그룹이 되겠다고 밝혔다. 버추얼 상품이란 동영상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소비되는 각종 콘텐츠를 말한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1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15년까지 3년 임기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이 회장은 “취임 당시 한국 정보기술(IT)의 부활을 이루겠다고 약속하고 3년간 전 직원이 뭉쳐 IT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KT는 융합의 시대에 통신망 위에서 생산되고 유통될 수 있는 버추얼 상품을 유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콘텐츠 유통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콘텐츠 관련 자회사의 30, 40대 젊은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기자간담회장에 섰다. KT는 동영상 검색기술을 보유한 ‘엔써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유스트림코리아’ 등 자회사를 통해 국내의 경쟁력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해외에 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넥스알’ ‘KT이노츠’ 등 솔루션 자회사와 손잡고 버추얼 상품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생태계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소녀시대의 춤과 노래가 담긴 콘텐츠가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돌아다니는, 가상 재화를 유통하는 시장은 앞으로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며 “이 시장에서 대한민국과 KT가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버추얼 상품 유통을 통해 2015년까지 그룹 매출 4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등 TV 플랫폼을 강화해 유료방송 고객을 1500만 명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회장은 “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집중해 앱과 콘텐츠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세상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최첨단 스마트폰 개발자들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숫자가 깨알같이 적힌 수첩 몇 권을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놓았다. 이어 검은색 스티로폼 조각들과 전자회로기판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휴대전화 액정화면을 보물이라도 되는 듯 조심스럽게 내려놓은 다음에야 이야기를 시작했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전자에서 만난 MC 사업본부 상품기획센터 김내연 과장과 한기두 과장은 최근 5인치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옵티머스 뷰’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그들은 “옵티머스 뷰는 최첨단 기술이 모인 제품이지만 고물상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이런 물건들이 없었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개발자로부터 옵티머스 뷰 개발에 얽힌 1년 8개월의 ‘아날로그’ 스토리를 들어봤다. 》○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결합 2010년 7월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김 과장과 한 과장이 받은 미션은 ‘태블릿PC의 장점을 구현할 수 있는 △최대화면 △최적비율 △휴대성을 갖춘 스마트폰을 개발하라’는 것이었다. 소비자 조사에 응답한 이용자들은 대부분 태블릿PC를 인터넷 검색 외에도 전자책, 신문, 동영상 등을 보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화면비율이었다. 스마트폰 화면은 세로가 길고 가로가 좁은 15 대 9 비율이 주를 이뤘지만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데는 화면이 좁아서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 과장은 “보는 데 편한 비율을 찾기 위해 무작정 자를 들고 주변의 익숙한 사물의 비율을 재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문, 잡지, 수첩, 사무실에서 매일 사용하는 A4용지까지 익숙한 비율은 약 4 대 3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들이 가져온 수첩의 겉표지마다 사물의 가로세로 길이와 비율이 적혀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이 비율에 대해 처음에는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노골적으로 “그런 스마트폰이 팔리겠냐”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휴대전화의 액정표시장치(LCD)를 만드는 부품업체도 “4 대 3 비율로 LCD를 제작하려면 공장 라인을 새로 설치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김 과장과 한 과장은 일단 실물 크기의 스마트폰을 보여주면 부품업체가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믿었다. 밤새 검은색 스티로폼으로 4 대 3 화면 비율에 크기만 서로 다른 휴대전화 모형 50개를 제작해 직접 발품을 팔았다. 휴대전화 모형과 함께 4 대 3 화면 비율에 맞춘 사진을 보여주니 부품업체들도 ‘한 번 해보자’며 마음을 움직였다. ○ 클러치백 크기 조사한 사연 화면비율이 결정된 뒤에는 스마트폰의 크기가 문제였다. 화면을 최대한 키우면서도 들고 다니기에 편한 휴대성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 한 과장은 “‘한국인의 손에 들어가는 가장 적합한 사이즈’라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LG전자 디자인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디자인센터에서는 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엄지손가락 첫 마디부터 새끼손가락 둘째 마디까지 평균 길이가 90mm’라고 알려왔다. 한 손으로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쥐기 위해서는 가로 폭이 90mm를 넘으면 안 된다는 의미였다. “옵티머스 뷰의 크기가 아무리 커도 여성들이 불편하지 않게 쓰려면 가장 작은 핸드백인 클러치백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클러치백 200개의 크기를 일일이 조사했죠.” 김 과장은 클러치백뿐 아니라 남성 셔츠의 주머니 크기와 정장 안주머니의 크기도 측정했다. 옵티머스 뷰의 세로 길이인 139.6mm는 이렇게 나온 숫자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편하게 하기 위해 뇌파 테스트도 했다. 스마트폰의 UI가 복잡하면 사용자들의 스트레스지수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내내 계속 올라간다. UI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 사용자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도 개발자들의 숙제다. 버튼만 누르면 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는 모드로 변환하는 ‘퀵 클립 핫키’는 이 같은 뇌파 테스트까지 거쳐 탄생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562건.’ 지난해 5월 LG유플러스 경기 남부지역의 유선인터넷 유치 실적이다. 전국 59개 지점 중 57등. 전국 1위 지점이 월평균 1200건씩 가입자를 모으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쳤다. LG유플러스는 경기 안양시 군포시 등에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남부영업팀’이라는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 그리고 구원투수로 오인호 지점장(39)을 투입했다. 당시 오 지점장은 2010년 당시 영업실적 꼴찌였던 서울 강북지점을 1년 만에 1위로 올려놓아 회사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남부영업팀은 지난해 8월 1250건의 실적을 올려 전국 1위로 뛰어올랐다. 오 지점장이 맡은 지 정확히 3개월 만이었다. 》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등장하는 ‘강 마에(마에스트로)’에 비유해서 ‘오 마에’라는 별칭을 얻은 오 지점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비결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 “영업비밀이라고 할 건 없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이 사람들이에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용인지점 사무실. 오 지점장이 지점 직원들을 한 명씩 소개했다. 경호원 출신 김윤호 점장, 고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허화랑 팀장, 정신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 뒤 골프장 직원, 바텐더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김정진 점장이었다. 한때 홈쇼핑 모델로 활동했다는 이종호 과장도 쭈뼛거리며 얼굴을 내밀었다. 오 지점장은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 아니다. 2009년까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대외 협력 업무를 담당하던 초보 영업맨이다. “조직을 이끄는 일도 결국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면에서 전에 하던 대외 협력 업무와 비슷하더군요. 그동안 공무원들을 상대하면서 늘 ‘저 사람들을 어떤 논리로 설득할까. 나는 어떤 카드를 쥐고 있어야 하나’를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카드도 필요 없어요. 내 진심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거든요.” 살아온 환경이 너무나 다른 이들의 마음을 붙잡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한 번도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거나 격려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 오 지점장은 이들의 장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적성에 맞는 기회를 주고 독려했다. 따분한 내근 부서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경쟁사로 이직까지 생각했던 김윤호 점장은 영업 현장에 내보내자 가입자를 척척 유치해왔다. 본사에서 판매사원 교육을 담당했던 허 팀장에게는 지점의 다른 직원을 교육하는 일을 맡겼다. 한 달 100만 원 남짓한 소득으로 미래 없이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던 이들은 처음으로 ‘우리 회사’, ‘내 직업’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 포기한 직원 지방까지 따라가 설득 오 지점장은 때로는 능력의 한계를 벗어난 미션을 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야 성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위기도 있었다. 오 지점장은 정신병원과 교도소 등 사람을 상대하는 스트레스가 큰 직장을 거치며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한 김정진 점장에게 판매사 10명을 관리하는 리더를 맡겼다. 일단 조직을 맡기면 김 점장의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 그러나 김 점장은 같이 일하는 판매사원들과 갈등을 겪은 끝에 지난해 7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고향인 광주로 내려가 버렸다. 오 지점장은 광주까지 따라가 “당신은 그냥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고 설득했고 결국 김 점장은 돌아왔다. 오 지점장은 점심을 서너 번씩 먹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꼴찌 탈출’을 위해 명절과 휴일에도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해서 매장을 일일이 돌며 함께 점심을 먹고 고민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까지 거의 꼴찌였던 남부영업팀은 지난해 9월에는 우수영업팀으로 지정된 데 이어 연말에는 목표달성률 1위를 차지했다. 오 지점장은 올해 초 또 다른 전국 꼴찌 지점인 경기 용인지점으로 발령이 났다. 남부영업팀에서 함께 일했던 ‘드림팀’이 함께 일하겠다고 꼴찌 팀 근무를 자청했다. 오 지점장은 “LG유플러스가 만년 3등이지만 올해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등이라면 올라갈 자리도 없지만 꼴등이라서 올라갈 자리가 있고, 유능한 이 친구들이 있습니다. 경쟁사도 만만치 않지만 이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올해 안에 용인지점뿐 아니라 LG유플러스가 1등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겁니다.”용인=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커피 매장.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잡지 대신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전자 갤럭시탭으로 신문 기사를 읽고 있다. 이 매장은 커피뿐 아니라 SK텔레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함께 판매하는 컨버전스형 ‘T월드 카페’다. 고객들은 커피를 마시며 무료로 태블릿PC를 대여해 앉은 자리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볼 수 있다. 마음에 들면 매장 안에 마련된 T월드 대리점에서 상담을 받고 바로 가입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 매장의 매출이 급증하자 이달 12일 경기 부천시에 커피전문점 ‘홈스테드’와 T월드 대리점을 결합한 2호점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와 경기 고양시 일산구에 문을 열기로 예정된 3, 4호점을 포함해 올해 안에 T월드 카페를 전국적으로 최대 15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이런 시도는 올해 5월부터 도입되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앞두고 휴대전화 유통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되면 휴대전화 식별번호를 이동통신사에 등록하지 않아도 기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는 삼성전자 같은 전자회사의 대리점이나 하이마트 등 가전 양판점에서 휴대전화를 살 수 있다. 소비자들은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자체 유통망을 통해 휴대전화를 공급하던 이동통신사들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SK텔레콤도 처음에는 컨버전스형 매장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커피숍과 결합한 1호 매장의 매출은 정보기술(IT) 트렌드에 민감한 20, 30대 고객 비중이 크게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이 매장 소연희 점장은 “직원들 눈치 보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편하게 써볼 수 있어서 고객들이 제품에 더 친숙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동통신사도 체험 위주로 매장을 바꾸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커피숍 등과 결합한 공간은 아니지만 다양한 IT 기기를 사용해 볼 수 있는 올레 스퀘어와 유플러스 스퀘어를 열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삼성 모바일 숍’이라는 체험형 공간을 운영하면서 이동통신 대리점과 연계해 휴대전화를 팔고 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올해 10월부터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망을 이용해 음성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LTE망에서 음성과 문자를 한번에 전송하는 VoLTE(Voice over LTE) 서비스를 10월 1일부터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현재 LTE 가입자들은 데이터는 LTE망을, 음성통화는 기존 통신망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망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VoLTE는 데이터와 음성을 모두 LTE망으로 서비스한다. 데이터를 통해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카이프나 바이버 같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를 3G보다 빠른 LTE망에서 좋은 품질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과 강원 강릉시 경포대 해변에 위치한 LTE 가입자와 VoLTE로 통화하는 것을 직접 시연했다. LG유플러스 측은 “데이터가 폭증하거나 데이터 사용 중 음성통화가 걸려오는 상황에서도 깨끗하고 끊이지 않는 통화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기기와 네트워크를 개발해왔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VoLTE를 사용할 수 있는 칩과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전용 기기를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되는 LTE 스마트폰으로는 VoLTE를 사용할 수 없다. 이달 말 국내 통신사로는 처음으로 LTE 전국망을 완성하는 LG유플러스가 이 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데이터망을 이용해 무료 음성통화를 제공했던 스카이프나 바이버, 마이피플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인기에 비춰볼 때 VoLTE가 보편화되면 SK텔레콤과 KT도 지금의 음성통화 서비스를 고집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LTE에서 끊김 없이 통화할 수 있다면 값비싼 유료 음성통화보다는 VoLTE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VoLTE에 맞춘 새 요금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음성통화요금은 사실상 ‘0원’이 되고 통신 서비스와 요금은 데이터 위주로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보는 즐거움이 쓰는 즐거움 누를까.’ 태블릿PC의 시원한 대형 화면과 스마트폰의 휴대성을 결합한 5인치 스마트폰 시장에 LG전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는 5일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뷰(Vu:·사진)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그동안 화면이 너무 크면 스마트폰의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으로 5인치 화면은 화면 크기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서고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보다 큰’ 화면을 편한 비율로 보길 원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4세대(4G) LTE로 데이터 속도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빨라진 것도 5인치 시장 확대에 가속도를 붙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는 여기에 화면에 직접 ‘쓰는’ 기능까지 추가해 5인치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다. LG전자의 옵티머스 뷰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외신의 큰 관심을 모았다.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는 “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까지 제치고 MWC 개막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라고 언급했다. 해외 미디어 대상 부스 투어에는 300명이 넘는 해외 미디어가 몰려 옵티머스 뷰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옵티머스 뷰의 가장 큰 차별점은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한 4 대 3 비율의 5인치 화면이다. 기존 스마트폰의 일반적인 화면 비율은 16 대 10. 4 대 3 비율은 인터넷 창을 띄우거나 전자책을 이용할 때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가 더 많다. LG전자는 새 스마트폰의 차별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사용 행태를 직접 조사해 제품에 반영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인터넷 검색과 e메일, 문서 보기 등 주로 ‘보는’ 작업에 집중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4 대 3의 화면 비율은 고대 파피루스부터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A4용지에 적용된 비율로 중요한 콘텐츠를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황금비율로 알려져 있다. LG전자 박종석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은 “옵티머스 뷰는 어떤 제품보다 오랫동안 직접 사용하면서 테스트한 제품으로 5인치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품 위쪽에 ‘퀵 메모’ 키를 장착해 별도 메모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하지 않더라도 어떤 화면에서도 메모가 가능하다. 고무 재질로 만든 러버듐 펜뿐 아니라 일반 펜과 손가락으로도 원하는 콘텐츠, 그림을 기록할 수 있어 쓰는 편리함도 놓치지 않았다. LG전자는 옵티머스 뷰와 LTE 기술로 명품 스마트폰 제조사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 2월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세계 시장에서 LTE 폰을 80만 대 판매해 LTE폰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했으며 70만 대를 팔아 점유율 17%를 나타낸 HTC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LG전자는 이달 출시한 옵티머스 뷰에 이어 ‘옵티머스 LTE 태그’와 3D폰 ‘옵티머스 3D’ 등 다양한 제품을 구성해 LTE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5일 경북 김천시 신음동 대신휴먼시아 아파트에서 만난 주부 박미순 씨(47)는 주차장 한쪽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에 식별카드를 갖다대며 말했다. “버린 만큼 돈을 낸다 캐서(낸다고 해서) 처음엔 걱정했는데 쓰레기도 줄어들고 돈도 적게 나와 좋심더(좋습니다).” 박 씨가 카드를 대자 음식물 쓰레기통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마지막 남은 음식물 찌꺼기까지 탈탈 털어 버리자 “150g 처리비용은 5원입니다”라는 전자음성이 흘러나오며 쓰레기통 문이 닫혔다. 환경부는 올해 안에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전국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경북 김천시는 시 조례를 개정해 올해 1월부터 음식물 쓰레기 1kg당 35원씩 처리 비용을 부과하는 종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전자태그(RFID)를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관리 시스템을 1월 1일부터 시내 모든 아파트(1만6000여 채)에 적용하고 있다. 시행 두 달 만에 쓰레기 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정보기술(IT)이 환경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버리는 순간부터 ‘스마트’ 시스템 RFID를 통해 전송된 각 가정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데이터는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통해 한국환경공단 서버에 저장된다. 김천시는 공단에서 받은 가구별 음식물 쓰레기 관련 데이터를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보내 매달 관리비와 함께 각 가정에 통지한다. 주민들은 관리비와 함께 버린 만큼 부과된 요금을 내게 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없는 단지에서는 선불식 교통카드를 이용해 쓰레기 무게만큼 바로바로 요금을 계산하기도 한다. 음식물 쓰레기 데이터도 ‘스마트’한 방식으로 관리된다. 김천시와 환경부, 환경관리공단 공무원들은 ‘U-도시생활폐기물 통합관리 서비스’라는 시스템을 통해 가구별 쓰레기 배출량과 쓰레기 수거기 작동 여부 등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수거기에 이상이 생기면 지자체와 수거기 제조업체 담당자에게 즉시 문자메시지가 전송돼 담당자가 현장으로 달려갈 수 있게 했다.○ 절반으로 줄어든 쓰레기 RFID 시스템은 김천시 주부들의 부엌살림을 바꿔놓았다. 박 씨는 새 음식물 수거기가 들어오면서 싱크대에 음식물 쓰레기의 물기를 제거하는 거름망을 달았다. 물기만 빼도 무게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이다. 음식도 먹을 만큼만 만들어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였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부 정모 씨(45)는 음식물 쓰레기의 물기를 없애기 위해 베란다에서 귤과 사과 등 과일 껍질을 말려서 버리기 시작했다. 신음동 목련아파트에 사는 주부 장경애 씨(49)는 “매일 아침 버리던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일주일에 두세 번만 버리게 됐다”며 “매달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1200원씩 내던 게 400원 남짓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김천시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5.8t으로 지난해 1월(11t)에 비해 약 48% 감소했다. 2월에는 하루 평균 5.3t으로 지난해 2월(11.6t)보다 약 55% 줄었다. 배출량이 줄어들면서 집집마다 내는 쓰레기 처리비도 감소했다. 김천시는 월정액으로 1200원씩 내던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가 올해 들어 대부분 가구에서 400∼600원으로 줄었다고 소개했다.김천=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전부는 아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은 최근 ‘핀터레스트’나 ‘패스’ ‘인스타그램’ 등 특색 있는 SNS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SNS라고는 트위터와 페이스북밖에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SNS를 추천한다. 》○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Pinterest)와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읽는’ SNS가 아닌 ‘보는’ SNS다. 자신의 관심사를 텍스트로 구구절절 표현하는 대신 한 장의 이미지로 남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인 이미지 기반의 SNS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도 연동돼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의 콘텐츠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도 올라간다. 핀터레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종류별로, 혹은 제품의 가격대별로 분류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인스타그램은 다양한 필터 기능으로 편집한 사진을 SNS에 바로 올릴 수 있다. ○ 링크드인 링크드인(LinkedIn)은 전 세계에서 1억5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특화된 SNS다. 지난해 12월 한국어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사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링크드인은 온라인에서 사용자의 프로필과 구체적인 커리어를 공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가입자의 이름과 직장명 등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검색결과의 상위 1∼3위 정보에 링크드인 페이지가 뜨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이용해 실제로 인사 담당자들이나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이 연락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야머, 오피스톡 많은 사람과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SNS의 특징을 업무환경에 접목한 것이 업무용 SNS다. 바쁜 업무 속 빠듯한 회의시간, 획일적 결재라인의 단점을 보완해 구성원 간 소통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donga.com’같이 같은 e메일 주소를 식별코드로 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야머(yammer)’는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해 이미 여러 기업에서 의사소통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조직도와 연동돼 수직적인 업무보고와 수평적인 소통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오피스 톡’도 주목받고 있다. ○ 패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수백, 수천 명에 이르는 드넓은 인간관계에 싫증이 났다면 패스(Path)에 접속해보는 것도 좋다. 최대 150명의 지인과 일기장처럼 일어나고 자는 시간까지 하루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SNS다. 타임라인에 글을 쓰거나 사진, 동영상을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다. 또 ‘좋아요’ 버튼만 있는 페이스북과 달리 ‘싫어요’ 등 5가지 표정으로 상대방에 공감할 수 있다. ○ 포스퀘어, 씨온, 아임IN 위치기반 SNS인 포스퀘어는 이용자가 방문한 장소에 ‘체크인’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다른 사용자들과 방문기록을 공유하는 SNS다. 관심 장소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를 친구에게 추천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위치를 기록하고 주변 사용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위치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인 씨온과 자신이 방문한 지역에 ‘발도장’을 찍고 사진과 기록을 함께 남길 수 있는 아임IN도 이용자가 많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답답했었습니다. 소식 한번 듣기 참 어려웠죠. 어느날 전화기가 등장하면서 확 바뀐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소통의 힘. 그 힘이, 이제 또 다른 세상이 만들고 있습니다. 나눔과 사랑, 문화의 공유를 통해 이 땅의 통신회사들이 공존의 틀을 닦고 있습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 전문가인 미국의 제이슨 사울은 저서 ‘CSR 3.0’에서 기업의 사회공헌 패러다임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떠밀리듯 기부했던 시절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능동적으로 사회공헌을 하는 시기로 변했다는 것. 한발 나아가 이제는 기업이 시장을 창출하고 직접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블루오션을 찾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은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시장을 창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에서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직원을 더 채용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서 벗어나 창의력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와 소규모 협력업체를 지원하고 교육해 사업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독려하는 전략이다.○ 아이디어 넘치는 ‘1인 기업’과 손잡기 KT는 글로벌 수준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을 양성하자는 목표로 ‘에코노베이션 정책’을 만들었다. 서울 시내에 앱 개발자 지원공간인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했다. 에코노베이션 센터는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개발할 여건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신생 개발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모바일 앱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전문가가 컨설팅도 해준다. 개발자들이 기획과 마케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시장 정보와 통계 정보도 구할 수 있다. 에코노베이션 센터는 개발자들이 서로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거쳐 간 앱 개발자는 약 2만 명에 이른다. KT는 단순히 개발 공간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1인 기업의 교육과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서울시와 경기도, 중소기업청, 한국생산성본부와 함께 협약을 맺고 전국 30개 교육장에서 앱 개발자 전문 교육프로그램인 ‘에코노베이션 스마트 스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매번 정원의 3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는 이 스쿨은 최근 앱 상용화 출시를 목표로 한 전문가 과정도 새로 개설했다. 개발 공간, 개발 교육을 지원받은 개발자들은 앱 개발 경진대회를 통해 실력을 겨룰 수 있다. 대표적인 벤처 발굴 행사로 자리 잡은 ‘올레 벤처 어워드’와 앱 개발 대회인 ‘에코노베이션 페어’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개발자들의 작품은 고객들에게도 소개되고 있다. 에코노베이션 페어에서 당선된 앱은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일본의 NTT도코모와 협력해 개최하는 한중일 공동 앱 경진대회에 출품돼 중국과 일본 고객들에게도 소개된다. KT는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앱스토어인 MM(Mobile Market)과 일본 NTT도코모의 앱스토어인 도코모마켓에 KT의 올레마켓을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만 있다면 이 올레마켓을 통해 중국과 일본의 6억5000만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 협력업체 교육으로 꿈꾸는 동반성장 SK텔레콤은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동반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협력업체가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고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제공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SK텔레콤의 협력업체 교육 지원은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상생협력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인기 과정은 개설 후 1∼2일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돼 강좌를 추가 개설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교육을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어 협력업체 구성원은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2005년부터 7년째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 교육을 거친 협력업체 수강생은 총 2만여 명이다. 2006년부터는 SK상생아카데미를 만들어 오프라인으로 월 1회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신상품 기획, 특허 실무, 창의력 개발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동반성장 MBA’ 과정을 시작한다. 임직원을 재교육할 예산과 시간 여유가 없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사정을 고려해 2000여 개 중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동반성장 MBA는 △경영학(조직문화, 리더십, 재무·관리, 마케팅) △인문학(동양철학 등) △정보통신기술(ICT) 과정(클라우드 컴퓨팅, ICT 시장 전망) 등으로 이뤄져 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교육생들이 회사 업무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온·오프라인 교육과 워크숍을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ICT와 경영학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익힐 수 있는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교육 수료 이후에는 학업 우수자를 선발해 3박 4일 과정의 해외 탐방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SK텔레콤 안승윤 경영지원실장은 “SK텔레콤은 교육 기회가 부족한 협력업체의 임직원들에게 실제 업무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지식과 기술을 제공해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물론이고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도 높일 수 있도록 동반성장의 기반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모바일을 다시 정의하라(Redefin-ing mobile)’를 주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일(현지 시간) 막을 내렸다. ○ 베일 벗은 윈도8 최신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 신기술이 경쟁한 MWC의 피날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윈도 운영 체제 ‘윈도8’이 장식했다. 스티븐 시노프스키 MS 총괄 사장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MWC에서 윈도8 소비자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일반 사용자들도 인터넷(preview.windows.com)에서 윈도8을 직접 내려받아 사용해 볼 수 있게 됐다. 시노프스키 사장은 “이번에 발표한 윈도8 소비자 프리뷰 버전은 개발자 버전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새로운 기능뿐 아니라 개발 플랫폼이 개선됐고 성능과 품질, 안정성이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윈도8의 특징은 ‘윈도폰’과의 호환성이다. 윈도 기반의 PC 및 윈도폰에서 클라우드 연결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새 웹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10’도 선보였다. 또 MS에서 개발한 새롭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윈도 스토어의 베타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윈도 스토어는 각 사용자에게 적합한 앱을 추천하고 윈도8은 사용자가 앱과 설정을 여러 PC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용자는 프리뷰를 이용하면서 이러한 앱을 평가해보고 체험할 수 있다. ○ 진화한 모바일 서비스 이번 MWC에서는 하나의 중앙처리장치(CPU)에 4개의 연산장치(코어)를 얹어 속도를 향상시킨 쿼드코어 스마트폰도 주목을 받았다. 속도가 빨라 대용량 앱이나 3차원 고화질(HD) 동영상도 끊어짐 없이 볼 수 있다. 중국 업체 화웨이와 ZTE가 쿼드코어 스마트폰 ‘어센드D 쿼드’와 ‘Era’를 각각 공개해 국내 제조사들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만 200만 대를 판매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의 태블릿PC 버전인 갤럭시노트 10.1인치를 공개했다. LG전자도 화면 비율을 4 대 3으로 설계해 보기 편하게 한 5인치대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뷰(Vu)’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MWC에서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RCS(Rich Commu-nication Suite)’ 상용화를 공식 선언했다. RCS는 음성통화나 채팅을 하면서 동시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전송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SK텔레콤이 국제 표준화와 상용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또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망으로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VoLTE’ 서비스도 연내 상용화될 것으로 예고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바르셀로나=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

젊은 외국인이 내민 명함에는 인텔의 ‘퓨처리스트(futurist·미래학자)’라고 쓰여 있었다. 2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인텔 상호작용·경험연구소 소속 브라이언 존슨 연구원. 반도체 칩을 만드는 정보기술(IT) 기업 인텔에서 미래학자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술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존슨 씨가 인텔에서 해온 일을 들어보니 예술가에 가까운 듯했다. 반도체 칩을 새로 개발하는 데는 5∼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가수, 영화배우 같은 유명인이나 일반인을 만나 새로운 기술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아이디어를 얻는 게 그가 하는 일이다. 존슨 씨는 기술과 사람을 소재로 한 코미디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3편 찍기도 했다. 최근에는 심리학자, 소설가 등과 함께 미래 신기술을 다룬 공상과학 소설도 출판했다. 그가 인텔에서 이끌고 있는 기술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투모로 프로젝트’의 일부다. 존슨 씨는 ‘투모로 프로젝트’의 본질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빠른 노트북을 만들고 더 작은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술을 통해 더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기술과 사람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하는 것이 IT 기업에서 일하는 미래학자의 일”이라고 말했다. 존슨 씨는 향후 10년간 IT 트렌드를 지배할 키워드로 ‘소셜’과 ‘사람’, 그리고 ‘스토리(콘텐츠)’를 제시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IT 업계에서 기업이 사람, 사람들 간의 관계, 그리고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콘텐츠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미였다. “보세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지 않습니까.” 그가 갑자기 재킷 안주머니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2를 꺼내 들며 말했다. “우리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제품을 더 빠르고, 더 작게 디자인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고 계속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성능이 좋아졌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애플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훌륭한 엔지니어가 있는 삼성전자를 선호합니다. 결국은 성능과 디자인 모두에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는 기업이 성공할 겁니다.” 또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제공하는 기업의 가치는 향후 10년 동안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주고받던 사람들이 e메일을 주고받고, 트위터로 연결돼 있듯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형태는 바뀌지만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기를 원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기업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데 집중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할 수 있는 기기와 스토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관계망이 지역 기반의 중소형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한다고 전망했다. 지역 기반의 중소형 기업은 지역의 특성과 사람들을 글로벌 기업보다 더욱 잘 이해하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 가입자에게 와이파이 존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29일부터 와이파이 서비스인 ‘유플러스 존’을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8만여 곳에 설치된 유플러스 존에서는 누구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등 인터넷 기기를 사용해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기기 화면에서 ‘FREE_U+zone’을 선택하면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다. 이번 와이파이 무료 서비스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없는 롱텀에볼루션(LTE) 이용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시간 동안 와이파이를 무료로 쓰려면 약 15초 분량의 광고 1편을 시청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20, 30대 고객들에게 동영상 등 다양한 광고를 노출해 효과적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고객 주변의 식당이나 공연장, 카페 등의 광고나 할인정보를 제공하는 위치기반 광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현대자동차 핵심 연구인력들이 향후 수년간 가장 큰 경쟁상대로 꼽는 기업은 바로 구글이다. 과거에는 목적지까지 굴러만 가면 임무를 완수했던 자동차가 이제는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개념이 다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구글은 자동운행이 가능한 무인자동차인 ‘구글카’를 선보였다. 현대차 연구소 관계자는 “갈수록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닌 ‘엔진만 단 전자기기’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현대차의 경쟁상대는 이제 도요타도, 폴크스바겐도 아닌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에서 전자기기나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25% 수준에서 2015년에는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이에 맞춰 현대차의 연구개발(R&D)센터인 남양기술종합연구소도 전자개발센터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테마파크에 대형마트가 생긴다면? 동아일보 산업부는 2009년 5월 20일자 A2면 ‘21세기 산업계 신경쟁지도’를 통해 이종(異種) 영역 간 기업의 국경 없는 경쟁에 대해 조명했다. 당시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대본에 반영하는 등 쌍방향성을 강조한 미국 드라마를 경쟁상대로 꼽았다. 또 진로 ‘참이슬’은 회식 대신 집에서 TV를 시청하는 고객들을 의식해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라이벌로 여겼다. 3년이 지난 지금 이런 경쟁구도는 여전히 유효할까. 3년 전 조사 대상 기업 중 한 곳인 이마트는 당시 삼성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을 경쟁상대로 꼽았다. 똑같은 공산품을 10원 낮은 가격에 파는 대형마트의 경쟁구도에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절대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신뢰도 조사에서 수위 경쟁을 다투던 애니콜이 경쟁상대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마트는 새로운 경쟁상대로 에버랜드를 꼽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많은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테마파크에 대형마트가 들어선다면 우리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마트는 고객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 후 다시 문을 연 자양점의 경우 키즈카페, 문화센터, 푸드코트 등의 공간이 기존보다 2배로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머무는 공간을 선점하라현대차와 이마트의 사례에서 보듯 2012년 산업계는 소비자의 더 많은 시간을 점유하려는 ‘시간점유율’ 경쟁에서 이제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는 유무형의 ‘공간’인 플랫폼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플랫폼 경쟁에 가장 민감한 곳은 바로 이동통신사 등 IT 회사들. LG유플러스는 ‘뽀로로’나 ‘코코몽’처럼 장난감을 경쟁자로 꼽는다. 롱텀에볼루션(LTE) 휴대전화로 보는 뛰어난 초고화질(HD)급 화질의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에게 장난감 못지않은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과거 유아콘텐츠는 이동통신사들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분야였지만 요즘은 매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킬러콘텐츠’가 됐다. KT도 콘텐츠와 플랫폼을 동시에 갖춘 구글을 잠재적 경쟁상대로 본다. SK텔레콤은 샤넬 화장품을 경쟁자로 꼽았다.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는 언제든지 이동통신사를 떠날 준비를 하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꼭 연구하고 배워야할 ‘선의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진로 ‘참이슬’은 당장 ‘2030세대’의 달라진 회식문화가 고민거리다. 요즘은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나 음료로 2차를 대신하는 직장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술자리에서도 소주잔을 비우는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젊은 소비자가 많다. 미국의 일부 스타벅스 점포에서는 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를 팔기도 한다. 만약 한국 내 스타벅스가 주류에까지 손댄다면 진로로서는 고민거리가 되는 셈이다.송인성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의 영향으로 산업 생태계의 개념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며 “서로의 장점을 취하는 융복합(컨버전스)으로 ‘판’을 키워 소비자들이 머무는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경쟁전략이 요즘 기업들의 화두”라고 설명했다.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대학생 김모 씨는 여자친구의 중간고사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약 10분이 지나고 스마트폰 주소록에 있는 여자친구의 전화번호 옆에 ‘전화가 켜졌다’는 메시지가 표시됐다. 휴대전화를 켰다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김 씨의 휴대전화로 전달된 것. 김 씨는 전화를 걸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동시에 저녁에 만날 레스토랑의 약도가 담긴 파일도 휴대전화로 보냈다. 이르면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부터 쓸 수 있는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가상으로 구성한 상황이다.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 세계 최대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가 개막한다. 이 자리에서 220개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제조사 등으로 구성된 기구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GSMA)은 올해가 ‘RCS’의 원년이 될 것임을 공식 선포할 계획이다. GSMA가 2008년 초부터 시작한 RCS가 4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미래형 통신서비스 RCS는 음성통화나 메시지 전송 등 기존의 단순한 통신 서비스에서 벗어나 음성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공유하거나 상대방의 단말기 온·오프 등 실시간 상태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페인은 이날 즉시 RCS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은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이 앞서 RCS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는 SK텔레콤이 RCS 정책을 결정하는 6개 국가 연합인 RCS 리더십 팀에 아시아 통신사 중 유일하게 참여해 왔기 때문. SK텔레콤 관계자는 “RCS서비스가 세계로 확산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며 모바일 데이터가 폭증해 발생하는 망 과부하 문제를 해결할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기술도 이번에 선보인다. 이는 3세대(3G)통신망과 와이파이 망,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망과 와이파이 망처럼 서로 다른 망을 하나처럼 쓰는 기술이다. KT는 이번 MWC에서 미국의 AT&T, 영국의 보다폰과 공동으로 미래형 IT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커넥티드 하우스’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용 교육 로봇인 키봇2(Kibot2)와 클라우드 시스템에 문서, 음성파일, 사진 각종 회의 기록을 올려놓을 수 있는 올레 워크스페이스 등을 전시한다.○ 삼성 LG “성능, 디자인으로 압도” 삼성전자 LG전자가 공개한 신제품은 하드웨어 성능과 디자인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작은 일상에 특별한 감성 경험(a life extraordinary)을 제공한다’는 주제로 스마트폰 갤럭시빔과 태블릿PC인 갤럭시탭2를 전시한다. 갤럭시빔은 언제 어디서든 ‘나만의 극장’으로 꾸밀 수 있는 빔 프로젝터 휴대전화다. 같은 종류의 제품 중 두께(12.5mm)가 가장 얇다. LG전자의 옵티머스 뷰는 시원한 5인치 화면에 두께도 얇고(8.5mm) 무게도 168g으로 가볍다. 프로그램 처리 속도가 PC와 맞먹는 쿼드코어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4X HD’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디자인의 명가(名家)라는 명성에 걸맞은 L스타일 시리즈도 전시한다. L스타일은 전면이 떠 있는 것처럼 보여 실제보다 더 얇게 느껴지는 ‘플로팅 패스 기술’과 모서리각을 강조한 사각형의 얇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LG전자 박종석 MC 사업본부장은 “속도,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바르셀로나=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사를 사칭하고 최신형 기기 공짜 제공 등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빼내는 불법 텔레마케팅에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대리점 및 고객들과 함께 불법 텔레마케팅 근절 캠페인을 벌인다고 26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별도 인력을 동원해 가입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가입 경로를 확인하고 대리점이 불법 텔레마케팅으로 고객을 가입시킨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대리점을 제재할 계획이다. 불법 영업을 한 사실이 확인된 대리점은 1차 적발 시 5일간 전산을 중지하고 추가 적발 시 영업을 정지하는 등 엄격히 제재하기로 했다. 또 LG유플러스와 관계없는 불법 마케팅 업체는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