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미래학자 존슨 “소셜-사람-스토리… 향후 10년간 IT 지배할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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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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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의 미래학자 존슨에게 듣는 미래 트렌드

인텔에서 근무하는 미래학자 브라이언 존슨 씨는 29일 사람, 소셜, 스토리(콘텐츠) 이 세 가지가 향후 10년 동안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인텔 제공
인텔에서 근무하는 미래학자 브라이언 존슨 씨는 29일 사람, 소셜, 스토리(콘텐츠) 이 세 가지가 향후 10년 동안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인텔 제공
젊은 외국인이 내민 명함에는 인텔의 ‘퓨처리스트(futurist·미래학자)’라고 쓰여 있었다. 2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인텔 상호작용·경험연구소 소속 브라이언 존슨 연구원.

반도체 칩을 만드는 정보기술(IT) 기업 인텔에서 미래학자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술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존슨 씨가 인텔에서 해온 일을 들어보니 예술가에 가까운 듯했다. 반도체 칩을 새로 개발하는 데는 5∼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가수, 영화배우 같은 유명인이나 일반인을 만나 새로운 기술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아이디어를 얻는 게 그가 하는 일이다. 존슨 씨는 기술과 사람을 소재로 한 코미디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3편 찍기도 했다. 최근에는 심리학자, 소설가 등과 함께 미래 신기술을 다룬 공상과학 소설도 출판했다. 그가 인텔에서 이끌고 있는 기술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투모로 프로젝트’의 일부다.

존슨 씨는 ‘투모로 프로젝트’의 본질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빠른 노트북을 만들고 더 작은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술을 통해 더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기술과 사람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하는 것이 IT 기업에서 일하는 미래학자의 일”이라고 말했다.

존슨 씨는 향후 10년간 IT 트렌드를 지배할 키워드로 ‘소셜’과 ‘사람’, 그리고 ‘스토리(콘텐츠)’를 제시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IT 업계에서 기업이 사람, 사람들 간의 관계, 그리고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콘텐츠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미였다.

“보세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지 않습니까.” 그가 갑자기 재킷 안주머니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2를 꺼내 들며 말했다.

“우리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제품을 더 빠르고, 더 작게 디자인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고 계속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성능이 좋아졌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애플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훌륭한 엔지니어가 있는 삼성전자를 선호합니다. 결국은 성능과 디자인 모두에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는 기업이 성공할 겁니다.”

또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제공하는 기업의 가치는 향후 10년 동안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주고받던 사람들이 e메일을 주고받고, 트위터로 연결돼 있듯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형태는 바뀌지만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기를 원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기업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데 집중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할 수 있는 기기와 스토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관계망이 지역 기반의 중소형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한다고 전망했다. 지역 기반의 중소형 기업은 지역의 특성과 사람들을 글로벌 기업보다 더욱 잘 이해하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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