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쇼핑… 이젠 커피숍서 하세요”

  • 동아일보

5월 ‘블랙리스트’ 도입 앞두고 SKT ‘T월드 카페’ 실험 나서

커피전문점 ‘홈스테드’와 SK텔레콤의 휴대전화 대리점이 결합된 경기 부천시 ‘T월드 카페’ 2호점을 찾은 고객(왼쪽)이 12일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텔레콤은 ‘T월드 카페’를 올해 안으로 전국 1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제공
커피전문점 ‘홈스테드’와 SK텔레콤의 휴대전화 대리점이 결합된 경기 부천시 ‘T월드 카페’ 2호점을 찾은 고객(왼쪽)이 12일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텔레콤은 ‘T월드 카페’를 올해 안으로 전국 1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제공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커피 매장.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잡지 대신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전자 갤럭시탭으로 신문 기사를 읽고 있다. 이 매장은 커피뿐 아니라 SK텔레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함께 판매하는 컨버전스형 ‘T월드 카페’다. 고객들은 커피를 마시며 무료로 태블릿PC를 대여해 앉은 자리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볼 수 있다. 마음에 들면 매장 안에 마련된 T월드 대리점에서 상담을 받고 바로 가입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 매장의 매출이 급증하자 이달 12일 경기 부천시에 커피전문점 ‘홈스테드’와 T월드 대리점을 결합한 2호점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와 경기 고양시 일산구에 문을 열기로 예정된 3, 4호점을 포함해 올해 안에 T월드 카페를 전국적으로 최대 15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이런 시도는 올해 5월부터 도입되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앞두고 휴대전화 유통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되면 휴대전화 식별번호를 이동통신사에 등록하지 않아도 기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는 삼성전자 같은 전자회사의 대리점이나 하이마트 등 가전 양판점에서 휴대전화를 살 수 있다. 소비자들은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자체 유통망을 통해 휴대전화를 공급하던 이동통신사들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SK텔레콤도 처음에는 컨버전스형 매장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커피숍과 결합한 1호 매장의 매출은 정보기술(IT) 트렌드에 민감한 20, 30대 고객 비중이 크게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이 매장 소연희 점장은 “직원들 눈치 보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편하게 써볼 수 있어서 고객들이 제품에 더 친숙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동통신사도 체험 위주로 매장을 바꾸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커피숍 등과 결합한 공간은 아니지만 다양한 IT 기기를 사용해 볼 수 있는 올레 스퀘어와 유플러스 스퀘어를 열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삼성 모바일 숍’이라는 체험형 공간을 운영하면서 이동통신 대리점과 연계해 휴대전화를 팔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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