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추락사 동료 “밧줄 같은 것만 있었어도…”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7월 15일 09시 50분


코멘트
사고 현장. 부산경찰청
사고 현장. 부산경찰청
“구명 튜브나 밧줄 같은 게 비치돼 있어서 그런 거라도 던져줬다면 그걸 잡았을 텐데….”

부산 기장군 음식물 처리업체의 깊이 3m 지하 저장소로 추락해 사망한 50대 청소노동자의 동료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안전하게 작업을 해야 되는데,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니까 동료들이 다 ‘안 됐다’고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고는 13일 오전 3시 30분경 발생했다. 청소노동자 A 씨가 삽 등으로 음식물 쓰레기 하차 작업을 하다가 미끄러져 저장소 아래로 떨어졌다. 이를 목격한 차량운전자 B 씨도 A 씨를 구하려다가 저장소로 추락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 씨는 사망했고, B 씨는 중상을 입었다.

A 씨와 B 씨의 동료인 C 씨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 대해 “주택에서 개인적으로 내놓는 것이나 아파트에서 내놓는 것을 중간에 수거해 업체에서 다시 처리를 하는 과정”이라며 “처리하는 과정은 업체마다 시설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C 씨는 보통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한 트럭이 저장소로 쏟아내는데, A 씨는 마지막에 남아 있는 것들을 삽 등으로 마저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업 현장의) 바닥이 항상 미끄럽다는 것은 느끼고 있다”면서 위험한 작업 환경을 지적했다. C 씨는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것을 물로 씻는다. 또 음식물의 기름기, 습기가 있다 보니까 바닥이 좀 미끄럽다”며 “우리가 평상시에 걸음을 걷듯이 걸으면 살금살금 신경을 써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C 씨는 저장소 아래로 사람이 추락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가정에서 볼 때는 그냥 음식물이니까 별 신경 안 쓰는데, 그게 모이다 보면 물기가 많이 생긴다”며 “(저장소는) 늪 같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다 ‘추락하면 큰 사고가 나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저장고가 넓고 크고, 바닥도 미끄럽다. 그런 생각이 자연히 든다. ‘평상시에 조심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