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소독한다”며 신도들 입에 소금물 뿌린 은혜의강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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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16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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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 현상’…집단감염에 일조

사진=경기도 제공
사진=경기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일으킨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측이 분무기로 신도들의 입에 소금물을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뿌렸기 때문에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소금물로 코로나19를 소독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감염 확산의 주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안타까운 일”이라며 “역학조사를 하다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소금물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좋다’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교회 측이) 소금물을 분무기통에 넣고 오시는 분들 한분·한분에게 입에 대고 (소금물을) 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소위 말하는 인포데믹(infodemic, 정보감염증)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된 인포메이션(information, 정보)으로 생기는 에피데믹(epidemic, 유행)”이라며 “저희도 경각심을 가지고,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들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무기로 소금물을 모든 참석자들에게 뿌리는 것을 봤기 때문에 사실상 확진자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경기 지역 코로나19 환자는 총 256명이다. 은혜의강 교회 관련자는 총 46명이다.

경기도는 그간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우려해 종교단체에 예배 방식 전환 등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교회를 통한 감염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현재까지 경기도 내 총 71명의 확진자가 교회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성남 은혜의강 교회 46명 ▲부천 생명수 교회 15명 ▲수원 생명샘 교회 10명 등이다.

경기도는 지난 주말 경기도 내 2635곳의 교회가 집회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가운데 23.5%에 해당하는 619곳이 마스크 착용 등의 예방수칙을 미흡하게 시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단장은 “더 이상 확진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으로, 종교단체의 예배방식의 전환 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집단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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