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하 셈법 복잡해…정책 여력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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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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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오전 한은 시무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금리인하에 따른 기대효과와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 셈법이 복잡하다”며 확답을 피했다. 다만 이 총재는 한은의 금리정책 여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한은이 금리 외 통화정책을 강구하기 위한 연구를 본격화해 금리 정책 여력이 부족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볼 순 없지만 그렇다고 다급하게 다른 수단을 쓸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황에 맞춰서 쓸 수 있는 카드를 점검하고 대비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리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섰다. 당시 기준금리 인하는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 만이었다. 이후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연 1.50%에서 역대 최저치인 1.25%로 한차례 더 내렸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였던 지난 11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금통위가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 총재는 올해 경기에 대해 “지난해보다 경제성장률, 물가 등이 개선되겠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여서 급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앞서 2019년 경제성장률을 2.0%, 2020년은 이보다 0.3%p(포인트) 높은 2.3%로 전망한 바 있다. 올해 전망치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고, 반도체 경기가 올해 중반쯤 개선된다는 시나리오가 반영됐다.

이 총재는 “지난해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나빠져 정말 힘들었다”며 “미중 분쟁이 우리나라 GDP의 0.4%p를 깎았고 반도체 가격이 급락했다. 두 요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중분쟁의 완화 신호가 나타나고 반도체 경기 반등 시기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중반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예상돼 금년 경기가 지난해보단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염원으로는 역시 경기 개선을 꼽았다. 이 총재는 “2016년쯤 기준금리 인하만 하고 퇴임하신 금통위원 분들이 ‘(금리를) 올려놓고 가는 게 좋았는데…’라고 말씀하셨었다”며 “올해는 한은이 목표하는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이 균형을 이루며 경제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차 합의를 목전에 두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경기를 전망할 때 미중분쟁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며 “어느 정도 완화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나 획기적인 개선은 아닐 것 같다. 전문가들도 근본적인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며 기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또 암호자산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연구 본격화가 CBDC의 발행을 전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나라에서 CBDC 발행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기술혁신 변화 속도에 늦지 않도록 우리나라 역시 연구를 좀 더 앞당기겠다는 의미”라며 “당장 CBDC를 발행할 거라고는 생각 안 한다”고 밝혔다.

2019년 경제성장률 2.0% 달성 가능성에 대해선 “12월 지표가 아직 나오지 않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실물지표 모니터링은 다음 주쯤 이뤄질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2.0% 수치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지나친 의무 부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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