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선거개입 의혹’ 송병기 구속영장 기각…“구속 사유 소명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일 0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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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News1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News1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의 비위 첩보를 청와대에 처음 제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2019년 12월 31일 기각됐다. 2019년 11월 26일 청와대의 지방선거 개입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한 검찰이 약 한 달 만에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 기각돼 향후 관련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송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의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무원 범죄로서의 이 사건 주요 성격, 사건 당시 피의자의 공무원 신분 보유 여부, 피의자와 해당 공무원의 주요 범죄 공모에 관한 소명 정도, 다른 주요 관련자에 대한 수사진행 경과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송 부시장이 청와대 인사, 울산시 공무원들과 공모해 선거 공약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쟁자인 김 전 시장 측근 비위 첩보를 청와대에 제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 부시장은 영장심사에서 “업무수첩에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기재한 것이 아니고 틀린 내용이 많다”고 주장했다.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엔 청와대 인사와 송 시장의 공약에 대해 논의한 과정 등이 그대로 적혀 있어 검찰 수사의 중요한 단초가 됐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업무수첩에 기재된 내용의 신빙성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송 부시장의 변호인 측은 영장심사 뒤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혐의의 사실 여부를 떠나 공소시효 자체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범죄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까지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은 송 부시장을 청와대와 울산시 공무원 등의 공범으로 보고 공소시효가 10년인 공무원의 선거 개입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생겼다.

검찰이 송 부시장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임박한 송 시장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에 공범으로 적시된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과 이광철 민정비서관(전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조사 일정도 늦춰질 수 있다. 업무수첩엔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송 시장의 경쟁 후보가 선거에서 포기하도록 할 만한 카드가 있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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