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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2년 심리 끝에 공정위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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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2년 심리 끝에 공정위 손 들어줘

세종=김준일 기자 , 이건혁 기자 입력 2019-12-05 03:00수정 2019-12-05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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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조 과징금 정당” 판결
“표준필수특허 계약 거부하고 별도 라이선스 함께 구매 요구”
핵심 쟁점 3개중 2개 ‘위법’ 판단
양측 변호사 49명 ‘세기의 재판’, 퀄컴 “상고”… 대법서 최종 결론
‘소송기간 2년 9개월, 17번의 변론기일, 양측 변호사 49명, 국내외 전문가 13명, 소송기록 7만4810쪽.’

과징금 규모가 1조311억 원에 이르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퀄컴 간 ‘세기의 재판’이 남긴 기록이다. 이번 소송은 국내에서 기업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 규모로 역대 최대인 데다 휴대전화 제조 강국인 한국에서 벌어진 세계 최대 통신 특허 기업과 경쟁당국 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 “퀄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공정위는 퀄컴이 표준필수특허권을 무기로 제조사들에 횡포를 부린 점을 문제 삼았다. 표준필수특허는 휴대전화를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이동통신 기술로 다른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표준필수특허권자는 국제표준기구에서 ‘프랜드(FRAND)’라는 확약을 한다. 이는 표준필수특허권자가 이용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라이선스 제공을 보장한다’는 약속이다.


이런 확약을 하고도 퀄컴은 휴대전화에 쓰이는 모뎀칩셋 제조사가 특허사용권 계약 체결을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거나 판매처를 제한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퀄컴이 이른바 ‘특허권 갑질’을 하는 동안 2008년 이후 전 세계 11개 칩셋 제조사 중 9곳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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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퀄컴이 LG전자, 삼성전자, 소니, 화웨이 등 휴대전화 제조사에 칩셋을 팔 때 특허 라이선스를 함께 사라고 한 점도 위법이라고 봤다. 제조사가 사려는 칩셋에 이미 특허권이 포함돼 있는데 별도로 라이선스를 사게 한 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라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퀄컴이 휴대전화 제조사에 제품 판매대금의 일부를 ‘실시료’로 받은 것도 위법하다는 공정위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퀄컴의 상품시장은 모뎀칩셋 시장이지 휴대전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에 일부 혜택 가능성


이번 재판 결과는 한국 시장뿐 아니라 퀄컴의 글로벌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퀄컴이 재판에 총력 대응한 이유다. 퀄컴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필수특허(SEP)를 바탕으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공정위의 제재는 퀄컴의 핵심 사업 기반을 건드린 셈이다. 퀄컴 측이 대형 법무법인(로펌)인 세종, 화우, 율촌 소속 변호사 22명을 투입한 것도 이런 민감성 때문이다. 반면 LG전자, 화웨이, 인텔 등 퀄컴의 특허권 갑질에 속앓이를 했던 글로벌 회사들은 공정위 편에서 보조적 역할을 하며 재판에 참여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퀄컴이 한국에서 가져가는 특허 사용료는 연간 약 40억 달러로 추정된다. 전체 퀄컴 특허사용료 매출의 16% 정도로 알려져 있다. 대법원에서 퀄컴 패소가 확정되면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 다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휴대전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퀄컴의 제품군이 워낙 다양하고 특허도 촘촘하게 갖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건혁 기자
#퀄컴#특허 갑질#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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