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주고받는 美·中…‘무역전쟁 장기화 대응’ 카드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30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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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1일 상대방의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물밑에서 협상 채널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라디오 인터뷰에서 미·중 협상과 관련해 “오늘 다른 급의 협상이 예정돼 있다”고 공개했다. 이어 “최종 산출물이 무엇인지 보자. 여러분들이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수준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백악관 관리는 미 CNBC에 “(미·중) 양측이 다양한 레벨에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양측은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미·중 협상을 강조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날 미국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의 81%가 미중 무역 긴장으로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미·중은 협상의 문을 열어놓은 채 무역전쟁 장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농가가 에탄올에 대한 우리의 일을 본다면 아주 기뻐할 것”이라며 “초대형 지원책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그간 농민들이 요구해온 에탄올 수요 확대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인 공화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필수적이다.

중국 측도 대응 카드를 가다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협력업체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번 대미 의존도 조사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장기 계획의 일부로 풀이된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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