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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군살… 명상으로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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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군살… 명상으로 다이어트”

김상훈 기자 입력 2019-07-06 03:00수정 2019-07-06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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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8> 김기준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외과 의사는 환자를 수술로 치료하고, 내과 의사는 비(非)수술 방법으로 치료한다. 마취과 의사는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환자들은 자신을 수술한 의사에게 감사를 표하지만 고난도의 마취를 수행한 의사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의사들 사이에서 마취과는 ‘조연’으로 통하기도 한다.

김기준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56)는 마취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다. 췌장암, 간암 등 중증 환자의 수술 전 마취를 주로 맡는다. 이런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인 데다 합병증을 가지고 있다. 마취 난도가 상당히 높다. 김 교수는 이 분야의 베스트 닥터로 꼽힌다.

김 교수는 시집을 두 권 낸 시인이다. 처음에는 수술실에서 매일 맞닥뜨리는 생명의 이야기를 시로 썼다. 그 다음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동료 마취과 의사들을 위해 썼다. 언젠가 산모를 마취했을 때였다. 무사히 아기를 낳았고, 산모는 감사의 뜻으로 초유로 만든 비누를 김 교수에게 선물했다. 그 감동을 글로 옮겼다. 시인이 된 계기다.

김 교수는 다소 작은 체형이지만 딴딴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잔병치레 한 번 없었다고 한다. 김 교수의 건강 비결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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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속 세상에 빠지다

김기준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육체 건강과 똑같은 비중으로 마음 건강이 중요하다며 ‘마음 다이어트’를 할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마음 건강을 위해 매일 새벽에 일어나 명상과 시 낭송을 한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1년 전, 마취제가 심장 근육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동물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질소마취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른 마취제를 쓰지 않더라도 압력이 높아지면 질소로 마취가 가능하다는 것.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이 마취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곧바로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했다.

학문적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곧 바다에 매료됐다. 미국수중지도자협회(NAUI·National Association of Underwater Instructors)라는 미국의 비영리 다이빙 기관으로부터 스쿠버다이빙 강사 자격증도 땄다. 잠수의학이 의대 정규 과목이 된 후로는 1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학생들을 바다로 데리고 가 실습도 시켰다. 김 교수는 요즘도 해군 소속의 잠수 군의관 교육에 참여한다. 해군의 해난구조대(SSU)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런 모든 활동이 의미가 있지만 직접 바닷속을 누비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 김 교수는 매달 한 번은 꼭 동해나 남해 속 탐험을 한다. 이와 별도로 매년 2회 정도는 해외 원정도 떠난다.

질소마취를 경험해 봤을까. 2001년 그리스 앞바다에서 그런 적이 있다. 45m 깊이까지 내려갔을 때 살짝 몸이 마취되는 것을 느꼈다. 그냥 두면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요즘에는 웬만하면 잠수는 1시간 이내에 끝내고, 30m 깊이까지만 들어간다.

스쿠버다이빙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독이 있는 해파리에 쏘이거나 상어 같은 공격적인 수중 생물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물론 인체 생리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잠수병에 걸리지 않는다. 수술실에서 환자를 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텐데 굳이 이런 수고를 들일 만큼 스쿠버다이빙이 매력적인 것일까. 김 교수는 “40대에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 당시 스쿠버다이빙에서 큰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필리핀 세부섬 주변 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때였다. 야생 고래상어를 만나기 위해 매일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고래상어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순한 어종. 바닷속으로 들어가기를 1주일. 마침내 고래상어를 만났다.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2년 전에는 갈라파고스 주변 바닷속에서 길이 20m짜리 혹등고래를 봤다. 어미 고래 옆에는 새끼 고래가 매달려 있었다. 그 풍경을 보다가 바닷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 육체 건강과 마음 건강, 균형 맞춰야

2017년 인도네시아 라자암팟제도 바닷속에서 스킨스쿠버 중인 김기준 교수. 동료 스쿠버 최성순 씨가 촬영했다. 김기준 교수 제공
스쿠버다이빙은 상당한 수준의 체력을 요구하는 레저스포츠다. 바닷속에서 원활하게 움직이려면 근력이 좋아야 한다. 제대로 된 스쿠버다이빙을 하려면 오랜 시간 배를 타고 나가는 게 보통이다. 장시간 장비를 몸에 달고 있으려면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런 점 때문에 평소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 교수는 매주 2회 이상 병원 내 헬스시설에서 90분씩 운동한다. 45분 동안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다. 이어 45분 동안 장비를 이용해 근력 운동을 한다.

김 교수는 주말과 휴일에도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편이다. 가족들과 인근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가 많다. 등산도 자주 한다. 승마, 패러글라이딩, 골프 등 아웃도어 활동을 가리지 않는 편이다. 김 교수는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면 가급적 움직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종목의 운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것이 잔병치레도 거의 하지 않는 비결일까. 김 교수는 아니라고 했다. 평소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김 교수는 “육체적 건강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면 삶의 균형이 무너진다. 그 결과 건강을 잃고 불행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중년 이후가 되면 건강을 챙기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김 교수는 이런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마음 건강은 육체 건강과 똑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학문적 호기심으로 시작한 스쿠버다이빙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바닷속에서 자연의 신비를 접할 때는 내 영혼까지 맑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게 바닷속 세계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그런 세계를 접할 때마다 겸허해지면서 설명할 수 없는 평화를 느낀다는 것. 김 교수는 “마음이 편안해지면 몸도 편안해진다. 그러니 마음 건강이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마음의 군살을 빼야 진짜 건강”

50대가 되면 은퇴 이후의 생활이 걱정된다. 김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육체만 건강하다고 해서 은퇴 이후가 행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장 치매부터 걱정이었다. 김 교수가 마음 건강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이유다. ‘몸’만 쓰고 ‘마음’을 방치하면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것.

“많은 사람이 육체에서 군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마음에도 군살이 있습니다. 마음의 군살을 빼는 것이 마음 건강의 핵심이죠.”

이른바 ‘마음 다이어트’인 셈인데, 김 교수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새벽 명상이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오전 3시에 일어난다. 기상한 후에는 곧바로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마음을 깨우기 위해서다. 그 다음에는 경직된 근육을 풀기 위해 10여 분 동안 스트레칭을 한다.

이어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한다. 이때는 복식호흡을 같이 한다. 배 부분에 양손을 대고 배가 볼록하게 느껴질 때까지 숨을 들이마신다. 3, 4초 동안 들이마신 후에 7, 8초 동안 천천히 내쉰다. 이렇게 하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짐을 느낀다.

명상이 끝나면 시를 낭송한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리듬을 타면서 시를 읽는다. 김 교수는 “리듬을 타는 게 중요하다. 내가 읽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정도”라고 말했다. 시 낭송은 30분 넘게 진행된다.

김 교수는 병원에 와서는 중국어를 공부한다. 최근에는 재즈 리듬도 배우기 시작했다. 가급적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고 한다. 이 또한 마음 다이어트를 위해서란다. 꾸준히 두뇌 활동을 해야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것. 김 교수는 마음 다이어트를 벌써 10년 넘게 계속하고 있다. 효과가 있을까.

“가끔 새벽 명상을 거를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하루 종일 뒤숭숭해요. 제가 잔병치레도 하지 않고 매일의 삶이 즐거운 것 또한 마음 다이어트 덕분이 아닐까요?”

▼뇌 젊게 유지… 외국어 등 새로운 도전을▼

“50 넘으면 ‘마음 건강’ 특히 챙기세요”

김기준 교수는 명상할 때 복식호흡을 같이 할 것을 추천했다. 김교수가 명상 시범을 보이고 있다.
육체적 질병과 정신 건강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이 건강하고 마음이 병들면 몸에도 병이 생긴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돌려 말하자면, 마음을 편안하게 먹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란 이야기다. 김기준 교수는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고 있을까.

○ 마음 건강의 필요성을 인정하라

김 교수는 50대 이후부터 육체 건강과 마음 건강의 비중을 똑같이 책정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건강해지겠다고 운동에만 신경을 쓰는 이들이 많은데, 적절치 않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운동 효과도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중년 이후로는 마음 건강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부터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노년에 찾아오는 치매는 노년에 가서 막을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40대, 늦어도 50대부터는 마음이 풍성해지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확보하라

마음 건강을 위해서는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 교수는 새벽에 일어나 시를 낭송하고 명상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저녁에 시간이 나면 저녁에 명상을 해도 좋다. 다만 가급적 특정 시간을 정해 놓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힘이 들겠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신에게 던질 질문도 많아진다고 했다. 또 하나의 이점이 있다. 김 교수는 “이렇게 하다 보면 생활이 규칙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성찰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 새로움에 도전하라

뇌를 가급적 젊게 유지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할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중국어를 3년째 공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재즈 리듬도 익히고 있다. 취미 생활인 측면도 없지 않지만 뇌에 자극을 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실제로 두뇌 활동을 늘리는 것은 치매의 가장 좋은 예방법 중 하나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 외에도 영화나 연극 감상, 미술관 탐방 등이 좋다. 김 교수는 “너무 어려운 것보다는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꾸준히 도전하는 게 마음 건강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라

나이가 든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무기력해진다. 팍팍한 현실을 탓하다 보면 울화가 치민다. 김 교수는 이런 태도가 마음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고, 남아 있는 삶을 보다 의미 있게 살아가겠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김 교수는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특히 강조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려 하고, 사소한 잘못은 용서하고, 같이 어울리려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삶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 적게 먹되 균형을 유지하라

김 교수는 하루 세 끼를 거르지 않는다. 가급적 식사하는 시간도 지킨다. 불규칙한 식사 습관은 육체와 정신 건강 모두에 해롭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육식 위주의 식사는 삼간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되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가도록 식단을 짠다. 과식을 하지 않는 것도 철칙이다. 김 교수는 몸이 무거워지면 마음도 무거워진다고 믿는다. 가급적 소식(小食)을 권한다. 술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금주하는 것은 오히려 마음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김 교수는 다음 날 근무가 없는 금요일에만 가볍게 술을 마신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명상#마음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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