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드 해결 검토되길”… 文대통령 “비핵화 풀려야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한중 G20 정상회담

방북 일주일 만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며 미국을 향해 유연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대북제재 해제 요구와 체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새로운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밝힌 시 주석은 또 문 대통령에게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미중의 ‘북핵 청구서’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 시 주석, “북한의 합리적 우려에 응답해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도착한 지 30분 만에 시 주석과 40분간 회담을 가졌다. 한중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은 물론 시 주석이 일본 도착 후 가진 첫 양자회담이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20, 21일 김 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을 네 가지로 정리해 전달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대해 “첫째,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 둘째,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셋째,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고 싶으며 인내심을 유지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이 모색되길 희망한다. 넷째, (북한은) 한국과 화해 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외부환경 개선은 대북제재 해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시 주석은 “오직 대화와 담판을 통해서만, 단계적·동시적 원칙에 따라서 각 측의 합리적 우려를 해결할 때 (북-미 대화 재개의) 출로를 찾을 수 있다”며 “양측이 유연성을 보여 정치적 대화가 진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도 중시돼야 하고 응답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한국은 지역과 세계에서 무게감 있는 국가”라며 “우리가 손잡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과 기여를 해주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며 “북-미 간 조속한 대화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반(反)화웨이 불참 요구한 中


시 주석은 회담에서 미중 무역갈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외부 압력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양측은 유엔, G20 등 다자 협력을 강화하고 함께 보호주의를 반대하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웨이 거래 중단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큰 나라인 만큼 다자주의, 개방주의 무역체제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며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일이 생기질 않길 바란다”고 했다. 29일 한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반화웨이 전선 동참 등을 요구할 경우 한미 간 엇박자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앞선 경험과 기술이 있는 만큼 미세먼지 해결에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환경보호에 대해 (과거보다) 10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6·25전쟁 당시 중국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 “화살머리고지에서 중국군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유품이 발견되고 있다”며 “확인되는 대로 각별한 예우를 다해 송환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또 시 주석의 조속한 방한을 위해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오사카=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시진핑#사드#문재인 대통령#비핵화#오사카 g20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