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리아나호텔 사우나근무 김기정씨

  • 입력 2000년 9월 14일 19시 01분


“아침 시간이면 출근 전쟁을 치르는 직장인들로 북새통을 이루지요. 벤처 열풍이 불고 난 이후 사우나에서 밤을 지새는 고객들이 하루 평균 60∼80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서울 코리아나호텔 사우나 ‘스포렉스 클럽’에서 일하는 김기정씨(41)의 얘기.

1∼2년 전부터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면서 이 곳 수면실 60여개의 안락의자와 온돌방은 새벽이면 늘 만원이다. 김씨는 “야간 근무가 많은 벤처기업이나 밤을 새고 일한 대기업 부서 직원들이 새벽녘에 단체로 사우나를 찾아 간단히 목욕한 뒤 잠을 자고 간다”고 전했다. 1만3200원만 치르면 목욕도 하고 잠도 자고 헬스룸 실내골프연습장도 이용할 수 있어 어떤 이에게는 귀가 택시비보다 싸게 먹히는 셈. 그래서 밤엔 ‘실속파’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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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학 시절 고향인 충남 서산에서 맨손으로 서울에 와서 ‘때밀이업’에서 20년 이상 일해온 베테랑. 합기도 4단에 스포츠마사지사 자격증이 있어 서울 강남구청 문화교실 마사지강사로도 활동중이다.“바쁘고 피로한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모양이에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를 해주다보면 오랜 컴퓨터 작업 때문에 어깨며 목 근육이 뭉친 사람들이 안쓰럽게 느껴져요.” 검정고시를 거쳐 97년 방송통신대 전자계산학과를 나온 김씨는 목욕업의 변화에 발맞춰 ‘때밀이’에서 벤처기업가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기도 하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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