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北-中의 주권 수호”… ‘北 핵보유국 지위’ 사실상 묵인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9일 04시 30분


7년만에 방북 시진핑 “北-中 군사교류 강화, 중요 합의 이뤄”
북중 정상회담 ‘운명공동체’ 선언
習 “주권수호” 북핵 사실상 인정
“국경 통상 전면개통-인적교류 확대”
만찬선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김정은 “하나의 중국 확고히 지지”

평양서 北-中 정상회담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새 시대 조중(북한-중국) 우호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인민의 선택이자 시대의 요구”라고 밝혔다. 평양=신화 뉴시스
평양서 北-中 정상회담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새 시대 조중(북한-중국) 우호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인민의 선택이자 시대의 요구”라고 밝혔다. 평양=신화 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은 전략적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역내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보유를 헌법에 명시한 핵심 주권이라고 주장해 온 만큼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세대에 걸친 우호와 운명공동체, 수망상조(守望相助·지키고 살펴서 서로 도와준다)는 중조(중국-북한) 관계의 뚜렷한 특징”이라며 “양측은 외교, 법 집행, 군사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중 관계를 운명공동체로 규정해 ‘상호 군사 원조 조약’ 부활을 시사하며 북-중 군사 교류에 합의한 것이다.

또 “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보건의료 등 실질 협력을 확대해 양국 인민(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를 원한다”며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과 민항 항공편,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쌍방향 교류를 실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제한됐던 노동력 송출 재개와 관광객 확대, 과학기술 협력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한 뒤 “조선(북한)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중국이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이후 7년 만에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북-중 관계를 한층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환영만찬에서 “중조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다”며 “이번 방문에서 김 위원장과 중요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北-中 정상회담]
北-中우호 등 ‘3대 불변 원칙’ 선언
북핵-한반도 문제는 일절 거론 않고, 정상회담서 ‘군사 협력’ 첫 공개 언급
‘자동 군사개입’ 조약 복원 평가 나와…中, 反美연대 핵심축으로 北편입
공항 환대
8일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오른쪽)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뒷줄 왼쪽)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뒷줄 오른쪽) 또한 남편들의 곁에서 인사하고 있다. 평양=신화 뉴시스
공항 환대 8일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오른쪽)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뒷줄 왼쪽)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뒷줄 오른쪽) 또한 남편들의 곁에서 인사하고 있다. 평양=신화 뉴시스
8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각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자”고 밝힌 것을 두고 사실상 북핵을 용인해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정상회담에선 북핵과 한반도 문제는 일절 거론되지 않았다. 그 대신 시 주석은 “역내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묵인하면서 북한을 ‘반미 연대’의 핵심 축으로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 習 “각자 주권, 안보 확고히 수호”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전용기로 이동해 낮 12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2019년 6월 이후 약 7년 만의 평양 방문이다.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국제질서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북-중 전통 우호를 고도로 중시하는 확고한 입장, 김 위원장이 영도하는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에 대한 확고한 지지, 중조(북-중) 쌍방의 공동 이익과 양호한 전략적 환경을 수호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3대 불변 원칙을 선언했다. 한중·미중 관계와 무관하게 김 위원장에 대한 지지 원칙은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것.

시 주석은 이어 공고한 정치적 상호 신뢰, 실질적 협력 수준 강화, 국민 간 유대 강화, 전략적 협력 강화 등 4대 제안을 내놨다. 특히 전략적 협력 강화 제안과 관련해 시 주석은 “각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역내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하자”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 수호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의 ‘각국의 주권 수호’ 발언을 두고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를 묵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핵보유를 헌법에 따른 주권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7일 담화에서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라며 “누구와도 우리의 핵심 주권과 안전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핵보유국 지위 등 북한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해 주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결국 중국의 국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상당 기간 비핵화가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을 대미 견제 등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시진핑-김정은 회담에서 ‘군사 교류’ 첫 언급

시 주석은 이날 “외교, 법 집행, 군사 업무 교류를 강화하고 관계 발전을 위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군사 협력’이 공개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에도 노광철 북한 국방상과 둥쥔(董軍) 중국 국방부장이 배석했다. 양국 간 군사 협력으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담은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의 기능도 사실상 복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북한과 함께 ‘반미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에 새로운 현대적 의미와 강력한 추진력을 불어넣어 양국 사회주의 사업과 지역 평화 및 발전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패권주의와 권력 정치에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적인 전략적 과제로 여기고, 북-중 관계를 국가 간 관계의 모범으로 만들어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동으로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만찬에서 “시 주석과 9개월 만에 다시 새로운 정세 변화에 맞춰 새로운 시대적 함의를 지닌 조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김정은#북중 정상회담#북중 관계#전략적 협력#경제 협력#평양 방문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