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보러 왔어요”…재개장 오월드 수백명 오픈런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5일 15시 40분


4월 8일 늑구가 탈출한 이후 임시 폐쇄됐다가 이달 5일 재개장한 대전오월드 늑구사 모습.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4월 8일 늑구가 탈출한 이후 임시 폐쇄됐다가 이달 5일 재개장한 대전오월드 늑구사 모습.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늑대를 보려고 동물원 오픈런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5일 오전 9시경 대전 오월드 앞에서 만난 최정현 씨(41)는 휴대전화 속 늑대 ‘늑구’ 영상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4월 8일, 태어난 지 2년 된 수컷 늑대 늑구가 땅을 파고 도심으로 탈출해 임시 폐쇄됐던 대전 동물원 오월드가 두 달여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인근 중학생의 현장 학습까지 겹치면서 오월드 앞은 개장(오전 9시 반) 전부터 관람객 수백 명이 줄을 서 있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관람객 대부분은 늑대사로 몰렸다. 늑대사에는 늑구를 포함해 총 14마리가 있다.

늑구 몸에 표식을 달 수도 있었지만, 동물복지 차원에서 아무것도 달지 않았다. 대신, 관람객이 늑구를 알아볼 수 있도록 미간에 두 줄 선, 꼬리에 검은 점 등 늑구 특징이 담긴 설명판 3개를 늑대사 앞에 놓았다. 늑구는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창민 늑구 담당 사육사는 “늑구는 포획 당시 기억 때문인지 아직 사람을 경계하지만, 몸무게도 3kg 더 찌고 활발히 움직인다”고 했다. 오월드 측은 늑대사와 붙어있는 관람로는 폐쇄했다. 늑구와 사람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사람이 몰릴 것을 대비해 보안요원도 배치했다.

앞서 금강유역환경청은 2일 오월드에 재개장을 허가한다는 공문을 대전도시공사에 보냈다. 지난달 29일 현장실사를 통해 오월드에 내렸던 시설 개선 조치의 이행 여부를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늑구 탈출 사건을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른 ‘안전관리 의무 위반 사항’이라고 판단해 4월 20일 오월드에 대해 재발 방지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관련 시설 사용 중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지난달 18일 금강유역환경청에 조치 계획서를 제출했다. 늑대가 머무는 공간의 철책 울타리와 전기선을 이중으로 보강하고, 굴을 파는 늑대의 습성을 고려해 흙 밑에 콘크리트를 보강하는 작업 등을 끝냈다.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늑대사 울타리는 추가해 이중으로 보강했고, 땅 밑으로 40~50cm 길이 콘크리트를 치고 10cm 간격으로 1m짜리 철근을 박았다”고 설명했다. 대전도시공사는 동물원 외곽 울타리 보강 작업도 할 예정이다.

늑구는 땅을 파고 탈출했다가 탈출 9일 만에 동물원과 2km 떨어진 안영나들목 인근에서 뒷다리에 마취총을 맞고 구조돼 낚싯바늘 제거 수술을 받았다. 대전도시공사는 늑구 탈출로 오월드 휴장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카페, 음식점, 편의점 등 11개 입점 업체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보상할 방침이다.
#대전오월드#늑대 탈출#늑구#시설 개선#동물복지#동물원 재개장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