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지난 8일 대전 동물원(오월드)에서 탈출한 2년생 수컷 늑대 ‘늑구’가 17일 0시 44분 포획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포획된 늑구가 오월드에서 검사를 받는 모습. 대전시 제공
대전 동물원(오월드)에서 땅을 파고 탈출한 2세 수컷 늑대 ‘늑구’가 집을 나간 지 9일 만인 17일 오전 동물원과 2km 떨어진 야산에서 포획됐다. 늑구는 혈액검사 결과 특이 사항은 없고 맥박과 체온도 정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늑구 뱃속에서는 나뭇잎, 생선 가시와 함께 길이 2.6cm 길이의 낚싯바늘이 발견됐다. 떠돌던 중 낚싯바늘이 든 생선을 먹은 것으로 보인다. 늑구는 이날 오전 민간 동물병원에서 낚싯바늘 제거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 30분경 “대전 둘레산길 12구간인 침산동 1142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동물이 발견됐다”는 119 시민 제보가 접수됐다. 오후 6시 18분에는 “만성산 정상 정자에서 늑구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대전시는 드론을 활용해 일대에 대한 수색 작업과 동시에 소방·경찰·505여단·대전도시공사 등 관계기관 인력과 함께 산 외곽 도로를 중심으로 포위망을 구성했다. 오후 11시 45분 안영동 284-1번지 일대에서 드론에 늑구 위치가 확인됐고, 다음날 0시 17분 안영나들목 산내 방향 입구 오른쪽에서 늑구 위치를 특정했다.
대전시는 지난 8일 대전 동물원(오월드)에서 탈출한 2년생 수컷 늑대 ‘늑구’가 17일 0시 44분 포획됐다고 밝혔다. 늑구가 맞은 마취총 주사기에 늑구 털이 붙어 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마취 수의사 6명, 진료 수의사 4명, 사육사 5명 등을 현장 배치해 포획 준비에 들어간 뒤 0시 30분경 마취총을 쏴 늑구를 마취해 0시 44분 포획에 성공했다. 오월드와는 직선거리로 2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마취총을 쏜 진세림 국립생태원 동물복지부 차장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드론 팀과 늑구 움직임을 면밀히 공유했다”라며 “최대한 늑구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나무 뒤에 숨어있다가 열화상카메라를 보며 늑구와 20m 정도로 좁혀졌을 때 마취총 1발을 쏴 뒷다리에 맞았다”고 했다. 늑구는 마취총을 맞고도 5분 넘게 400~500m를 돌아다니다가 길 아래 수로에 머리를 박고 쓰러졌다.
포획 작전을 벌인 최진호 야생동물관리협회 전무이사는 “개울가에 머리를 박으면 질식 위험이 있어서 재빠르게 포획 작전을 진행했다”고 했다. 수의사들은 늑구 활동이 적은 낮에는 오월드에서 과녁을 만들고 거리별로 마취총을 쏘는 연습까지 했다.
늑구는 살아 돌아왔지만, 2018년 9월 퓨마에 이어 늑대까지 탈출한 오월드의 허술한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오월드에 따르면 늑구는 탈출 당시 지하 1m까지 박혀 있는 철조망 아래 땅굴을 파고 탈출을 한 뒤 높이 2m 동물원 울타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땅 밑 울타리는 습기 때문에 녹슨 것으로 보인다”라며 “외부 전문가 점검과 진단을 통해 보강할 것”이라고 했다.
늑구의 ‘사회화 실패’ 가능성도 제기된다. 늑구는 태어난 후 45일 동안 부모에게 자란 뒤 사람 손에 넘겨져 인공 포육된 개체인데, 지난 8일 늑대 우리에 합사됐다가 탈출했다. 이에 대해 이관종 오월드 원장은 “늑구 탈출 전날 다른 늑대 한 마리가 아파서 늑대 우리에 수의사와 사육사가 드나들었는데, 사람을 보고 늑구가 스트레스를 받아 탈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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