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4,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운 파트너”라며 날을 세웠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 여건이 악화됐는데도 중국이 원유를 계속 구매해 비축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선 미중 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제금융협회(IIF)에서 취재진에 “중국은 지난 5년간 세 번이나 신뢰할 수 없는 글로벌 파트너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미 국제에너지기구(IEA) 32개 회원국 전체의 비축량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보유 중임에도 원유 구매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런 행태가 국제 유가 상승을 부채질해 미국 내 유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베선트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의료용품 사재기, 지난해 희토류 수출 통제도 중국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중 긴장이 이어지며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실질적 성과보다는 형식적 회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중 회담 준비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자금성 남쪽의 천단공원을 방문하고 열병식을 참관하는 일정이 논의되고 있지만, 관세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중국은 대만 문제, 인적 교류 등 약 12개 항목을 정상회담 의제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미국의 관심이 적었다고 한다.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고 있는 보잉 항공기 및 미국산 대두 추가 구입 정도가 합의 가능한 사안으로 거론된다.
미중 정상회담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무역대표부(USTR) 출신의 중국 전문가인 제프리 문은 “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이 미중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가운데,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도 주요 업무를 도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주요국 무역협상을 담당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번 미중 협상에선 사실상 배제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중 강경론자로 분류돼 미중 간에 통상 관련 성과물을 내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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