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등 선출직은 로봇 태권브이 머리
조직이 회색이라도 빨간색 돼야하는데
실제로는 회색이 밀고 올라와 물들여”
관료주의 경계하며 “사상-논리 투쟁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만약 그 지휘관이 빨간색이고 관료 조직은 회색이라고 한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간색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런데 실제로는 회색이 위로 밀고 올라와서 빨간색이 어느 날 회색이 돼 있다. 그걸 자기가 모른다”고 말했다. 관료주의에 물들지 말고 정부 정책 기조와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을 애니메이션 속 로봇 ‘태권브이’에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관 등 선출직 공무원은 태권브이의 ‘머리’이고, 직업 공무원들은 그 정책 방향이나 기조를 실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선출된 권력이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 조직은 이를 실행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주변이 워낙 전문가들인데다 나름의 논리가 있어서 얘기하다 보니 그 말이 다 맞는 것 같다”며 “결국 국민은 빨간색을, 또는 파란색을 꽂았는데 한참 시간 지나고 보면 거무튀튀하게 변해 있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와 정부가 추진한 여러 개혁 정책들이 관료 사회의 벽에 막혀 흐지부지되는 상황을 경계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관료 조직은 원래 그렇다. 거기 들어가면 힘들다”라며 “사상 투쟁도 해야 하고, 논리 투쟁도 해야 하고, 권력 투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우리 권력의 원천인 국민이 뭘 원하나 탐구해서 밑에서 밀고 올라오는 것 견디고 밑으로 내리고 위에서 밑으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려면 진짜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잘 안 된다. 이것도 너무 오래 하면 안 될 것 같더라”며 “저도 맨날 여러분 보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회색으로 변하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민석 국무총리가 “선출직과 관료제의 민주주의 이론에 대해 강의하시면 돈 좀 벌겠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이러다 쫓겨날 가능성이 많다”고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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