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에너지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가 공공건물 에너지 절감에 나섰다. 서울시 전체 에너지 소비의 69%가 건물에서 발생하는 구조를 감안해 시청과 자치구 청사 등 공공건물부터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이를 민간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6월까지 사업소와 산하기관을 포함한 시 소유 공공건물 229곳을 대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5% 감축하기로 했다. 감축을 독려하기 위해 전기와 가스 사용량을 전년도 같은 달과 비교해 매월 실적을 평가하고 우수 기관을 공개한다. 감축이 미흡한 시설에는 현장 컨설팅을 제공하고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해 개선 방안도 제시할 방침이다.
민간 건물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서울시 수십만 동의 건물 가운데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324곳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전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27.6%를 차지한다. 연간 2000TOE(석유환산톤·1TOE는 석유 1t의 열량) 이상을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신고 자료를 분석해 과다 사용 건물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병원 등 다소비 건물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뿐 아니라 일회용품 폐기물 관리, ESG 경영 등 친환경 우수 사례도 발굴한다. 또 중소형 건물 1000곳에는 에너지 절감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현장 컨설팅을 제공한다. 서울시는 8일부터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명동·강남·시청 일대에서 합동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도 이어간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사용 승인 15년 이상 건축물을 대상으로 단열창호, LED 조명 등 에너지 효율 개선 공사비를 장기 저리로 지원하는 건물 에너지 효율화(BRP) 사업을 운영해왔다. 주택은 최대 6000만 원, 건물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시 최대 30억 원까지 연 0.8% 금리로 융자를 지원한다. 한국에너지공단 역시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통해 에너지 절약 설비 투자비의 일정 비율을 장기 저리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런 정책들이 연계될 경우 민간 건물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일 ‘2025 서울 건물 에너지북’을 발간했다. 건물 에너지 소비 현황과 관련 정책, 절감 기술, 우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건물만 3개월간 에너지 사용량을 5% 줄일 경우 약 666t의 원유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전체 건물이 함께 참여하면 절감 규모는 약 15만 t으로 커진다. 이는 공공건물만 감축했을 때보다 200배 이상 많은 수준으로, 200L 드럼통 약 84만 개를 아끼는 것과 같은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물 부문 탄소 감축은 공공의 선도적 절감과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우수 사례 확산, 노후 민간 건물의 효율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가 있다”며 “공공기관이 먼저 절감에 나서고 이를 확산해 민간 참여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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