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미만 주입식 수업 금지..영어유치원에 칼빼
3세 이상도 하루 3시간 넘기면 안돼
놀이식 교육은 허용…법망 피해 갈수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2019.09.03. 뉴시스
교육부가 3세 미만을 대상으로 영어나 수학 등을 주입식으로 가르치거나, 3세 이상에게 취학 전 하루 3시간 넘는 교과 위주 주입식 교육을 하는 학원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원이지만 사실상 종일제 유치원처럼 운영되는 영어유치원을 규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주입식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영유아 대상 학원은 놀이식, 사고력 중심을 표방하는 곳이 많아 상당수가 법망을 피해 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종일제 영어유치원’ 규제 취지
교육부는 1일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 장관에 영유아 대상 과도한 수준의 레벨테스트와 해당 학원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이후 처음 나온 대책이다. 교육부는 영유아 사교육 대책팀을 구성해 학부모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교육부는 36개월 미만 대상의 ‘인지 교습’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넣어 학원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36개월 이상부터 취학 전까지는 인지 교습 시간을 1일 3시간, 1주 15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초등학교 1학년이 4~5교시 수업을 받는 상황을 고려했다.
교육부는 강사가 주도해 체계적, 지속해서 교과목 위주(문자, 언어, 수리 등)의 지식 주입을 목적으로 하는 교습 행위를 인지 교습이라고 정의할 예정이다. 다만 아동의 신체 발달, 정서적 안정, 감각적 체험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놀이, 돌봄 예체능 행위 등은 제외한다.
예를 들어 ‘A는 Apple’이라고 칠판에 적고 아이들에게 10번씩 따라 읽게 하거나 알파벳 쓰기를 매일 일정량 채우게 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하지만 버스에 탄 상황을 가정하고 경적에 맞춰 점프하며 ‘Beep’이라는 단어를 배우는 건 가능하다. 수학의 경우 1부터 100까지 외우게 하는 건 안 되지만, ‘모래성에 몇 개의 깃발을 꽂아볼까?’라며 놀이하는 건 허용된다.
교육부는 교구나 교재의 성격, 공간의 형태, 교수법의 주도성 같은 인지 교습 판정 지표를 만들 예정이다. 지침서와 사례집도 만들어 금지 및 허용되는 교습 행위 개념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원법에 유아의 학습 결과를 점수, 등급, 순위 등으로 표시해 성적표를 발송하거나 게시하는 등의 비교와 서열화도 금지할 계획이다. 영어유치원에서 한국어를 쓰면 벌점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례도 대통령령으로 구체화하는 게 목표다.
● ‘주입식-놀이식’ 정의 논란 예상
이같은 규제가 마련되면 사실상 종일제 영어유치원이 모두 문을 닫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학원법이 개정돼 영유아 대상의 레벨테스트가 이르면 10월부터 금지될 예정인데, 이번 대책은 주입식 수업과 교습 시간까지 제한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유치원에서 이뤄지는 내용 중 인지 교습이 있다고 보고 있고, 인지 교습만으로 종일제는 안 된다는 의미”라며 “놀이를 통해 배우는 영어, 돌봄 등과 관련된 것을 어떻게 구별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 금지되는 교습 행위 여부를 두고 일부 학원과 학부모의 반발이 예상된다. 최근 상당수 영유아 학원은 주입식으로 가르치기보다는 교구를 활용하고 체험을 표방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 에세이를 쓰더라도 그 전에 주제나 단어, 문장과 관련해 율동 등으로 배울 수 있고, 미술이나 체육을 영어로 가르치는 학원도 있다. 정부가 전국 영어유치원의 정확한 통계나 교육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금지 및 허용 교습 행위를 구분할 수 있겠냐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부는 위반 행위를 한 학원에 대해 매출액의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고, 과태료도 현행 3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대책 마련을 위해 처음으로 올 9~10월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를 실시한다. 결과는 내년 3월경 발표할 계획이며 향후 국가승인통계 지정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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