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조원 전쟁추경안]
고유가 피해 지원금 4조8000억… 건보료-자산 컷오프 기준 마련
소득-거주지 따라 지원금 차등화… 카드-상품권 중에 선택 방안 유력
이르면 이달말부터 지급 가능할듯
이르면 4월 말부터 중산층까지 포함한 전 국민의 70%가 1인당 최소 10만 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받는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고물가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게 정부 취지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이 먼저 45만∼60만 원을 지급받고, 이들을 제외한 소득 하위 70%에게는 건강보험료 등을 토대로 기준이 확정되는 대로 10만∼25만 원이 지급된다.
● 건보료와 ‘자산 컷오프’로 선별 지급
정부는 31일 국회에 제출한 26조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이 같은 내용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4조8000억 원을 담았다. 전 국민의 70%에 해당하는 3577만 명이 10만∼60만 원을 받는다.
지원금을 차등화해 소득이 낮을수록, 지방에 살수록 더 많이 받도록 했다. 거주지를 수도권, 비수도권, 인구감소 특별·우대지역으로 구분해 차등 지급한다. 인구 감소가 심한 특별지역은 강원 양구군, 충북 괴산군, 전남 고흥군 등 40곳이다. 이보다는 덜 줄지만 인구 감소가 문제가 되는 우대지역은 충남 공주시, 전북 김제시, 경남 거창군 등 49곳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4인 중산층 가구라면 1인당 10만 원씩 총 40만 원을 받지만 소득이 비슷한 양구군 4인 가구는 1인당 25만 원씩 100만 원을 받는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서울 거주자는 1인당 55만 원, 괴산군에 살면 1인당 60만 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이미 파악을 끝내 놓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나머지 소득 하위 70% 가구엔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소득 기준을 만든 뒤 지급한다. 지난해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우 국회 통과 후 17일 만에 전 국민에게 지급됐고, 80일 만에 소득 하위 90% 가구에 선별 지급됐다.
기획예산처는 지난해보다는 빨리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 4월 10일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4월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먼저 받고, 나머지 지급도 늦어도 6월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가구별 건보료 합산액으로 소득 기준을 만들고, 고액 자산가를 걸러낼 ‘컷오프’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소득 하위 70%를 보건복지부의 ‘기준 중위소득’으로 따져보면 올해 3인 가구 월평균 804만 원, 4인 가구 월평균 974만 원이다. 하지만 건보료를 토대로 한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고액 자산가를 거르기 위한 재산 및 금융소득 기준도 추가될 예정이다.
● 지역화폐 사용처에서 사용 가능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지난해처럼 신용·체크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중에서 선택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신용·체크카드로 받을 사람은 카드사에 신청하면 포인트처럼 충전된다. 그 대신 사용처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 가맹점으로 제한해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에게 쓰게 할 방침이다.
정부가 세부 소득 기준을 발표하면 행정안전부 ‘국민비서 알림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카드사, 건강보험공단,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고유가 피해가 큰 취약계층을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밝혀 왔는데, 중산층까지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추경 재원 중 1조 원은 국채 상환에 쓰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6%로, 기존 본예산 대비 1.0%포인트 낮아진다. 다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해 성장률이 낮아지면 국가채무비율 개선 효과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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