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왕동 친딸 살해범 구속송치
만3세 전수조사때 ‘연인의 조카’ 보여줘
초등교 입학 때도 같은 아이 데려가
세 살배기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여성 A 씨가 1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3.19/사진공동취재단
6년 전 세 살배기 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30대 친모가 26일 검찰에 넘겨졌다. 범행 은폐 수법과 함께 정부·지자체의 허술한 아동 관리 체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살인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김모 씨(30대)를 구속 송치했다. 시신 유기를 도운 연인 임모 씨(30대)도 시체유기 등 혐의로 함께 넘겼다.
수사 결과 김 씨는 2020년 2월 경기 시흥시 정왕동 자택에서 당시 3세였던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연인이던 임 씨는 숨진 아이의 시신을 안산시 단원구 와동의 한 야산에 함께 유기한 혐의다. 시신은 이달 18일 수습됐고, 장기간 매장돼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였다.
2021년 정부의 ‘만 3세 아동 전수조사’ 당시 시흥시 담당 공무원은 두 차례 가정 방문을 했지만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 김 씨가 연인의 조카를 딸인 것처럼 내세웠고, 공무원은 별도 확인 없이 ‘양육 상태 양호’로 판단했다. 보호자 진술에 의존한 점검 체계의 한계가 드러난 대목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사진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 행정에서도 허점이 이어졌다. 김 씨 딸은 2024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대상이었지만, 김 씨는 “해외 일정이 있다”며 입학 연기를 신청했다. 지난해에는 주민센터의 입학 통지 자체가 누락됐다. 김 씨는 올해 다시 입학통지서를 받고 학교에 “아이 나이가 3학년인데 2학년으로 입학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김 씨는 올해 1월 5일 임 씨의 초등학교 2학년 조카를 자신의 딸인 것처럼 데려갔고, 3월에도 같은 아이를 데려가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이후 이달 16일 학교 측이 아이 상태를 이상하게 여겨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김 씨는 이런 제도적 공백을 이용해 딸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몄다. 아동수당과 양육수당 등 약 1100만 원을 부정 수급했고, 연인의 조카를 딸로 속여 학교 상담과 체험학습 신청까지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형식적 점검과 부실한 신원 확인이 결합된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장화정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순 방문이나 보호자 진술에 의존하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유사 사건을 막기 어렵다”며 “건강보험, 예방접종 기록과 연계한 신원 검증 등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초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김 씨가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아 목을 졸랐다”고 진술함에 따라 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김 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기 힘들었고, 내 인생에 짐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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