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건혁]심각한 중소기업 인력난, 창업 못지않은 관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4일 23시 12분


이건혁 산업2부 차장
이건혁 산업2부 차장
요즘 정부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창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부터 ‘모두의 창업’ 홈페이지를 통해 창업에 도전할 지원자를 모은다. 전국에서 5000명의 창업 인재를 발굴해 사업화 자금을 준다. ‘창업 경연 프로그램’도 만들고, 실패해도 경력서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설립된 기업의 고용 확대에만 기대서는 고용 문제,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1월 말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도 정부는 일자리 패러다임을 ‘찾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전환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청년 실업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 등에 따르면 2월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는 23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6만2000명 줄었다. 이들의 고용률은 70.4%로 2월 기준으로 하면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7.7%로 2021년 6월(8.9%) 이후 최대다.

정부의 창업 촉진 정책을 바라보는 중소기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뿌리 기업인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1223곳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82.6%가 내국인 구인난 탓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다고 답했다.

과거 청년층이 중소기업을 기피한다는 선입견이 많이 해소됐다는 시각도 있다. 1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미취업 청년들이 원하는 연봉은 3100만 원 수준이다. 보고서는 “중견기업 고졸 취업자 평균 초봉(2023년 3200만 원)과 비슷하다”고 했다. 특히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 유형으로 중소기업을 꼽은 청년이 48.0%로 대기업(17.6%)이나 공공기관(19.9%)보다 높았다. 중소기업을 통해서라도 일자리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고용 시장에 많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창업이 중요한 의제가 되다 보니, 중소기업 인력 문제와 관련된 정책 논의는 상대적으로 덜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주 52시간제 전면 시행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 중이다. 보다 유연화된 주 52시간 적용을 통해 지금 고용하고 있는 인력들을 최대한 활용해 인력난을 극복하길 원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근무지 변경 제한 기간을 현행 3년에서 축소하려는 정부 여당의 움직임은 숙련공 확보가 필수인 제조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청년의 중소기업 고용을 촉진할 제도 중 하나였던 청년내일채움공제는 2024년 일몰됐다가 최근 들어서야 부활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물론 창업 촉진, 창업 국가로의 전환은 중요한 국가 과제다. 하지만 현재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풀뿌리인 중소기업을 둘러싼 각종 규제 완화와 채용을 촉진할 지원 정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과 고용이라는 두 개의 바퀴가 동시에 굴러갈 수 있도록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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