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해외 이주해도 국내에 재산 있으면 상속세 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4일 00시 30분


해외 이주로 상속세 피하려는 자산가
상속세 피하려면 재산 다 옮겨야
오히려 국외전출세 등 부담 가능

Q. 고액 자산가 A 씨는 요즘 상속세 고민이 많다. 최근 일부 자산가들이 세금 문제 때문에 해외로 이주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정말 해외로 나가면 무거운 세금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김도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전문위원
김도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전문위원
A.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의 상속세를 피해 해외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자 국세청은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즉시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보니 잊을 만하면 다시 논란이 되곤 한다. 기업 상속의 경우 ‘최대 주주 할증’까지 하면 60%까지 부담하게 된다.

만약 고액 자산가들이 해외로 이주하면 국내의 납세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국세청에 따르면 세법상 의미 있는 요소는 국적이 아닌 거주자·비거주자 여부다.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거주하는 장소)를 둔 개인을 뜻한다. 여기에서 주소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주민등록과는 다른 개념이다. 주소는 단순히 시민권, 영주권 등의 권리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거주기간, 직업, 국내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등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만약 세법상 신분이 비거주자라고 해도 상속세 납세의무가 곧바로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과세 대상은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피상속인이 거주자로 분류되는 경우 국내외 모든 재산에 대해 납세의무가 생긴다. 비거주자라도 국내에 재산이 있다면 그 재산은 상속세 부과 대상이 된다. 이때 피상속인이 아닌 상속인의 거주자·비거주자 여부는 관련이 없다.

즉, 해외 이전을 통해 납세의무에서 벗어나려면 생활 기반뿐만 아니라 모든 재산을 같이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비거주자인 상태로 국내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를 내는 경우 추가로 불리한 점이 생겨 주의가 필요하다. 비거주자가 사망한 경우 공제는 기초공제 2억 원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거주자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배우자공제와 일괄공제, 금융재산상속공제는 받을 수 없다.

증여세 역시 비거주자가 증여받는 경우 증여 재산 공제를 적용하지 않고, 양도소득세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해외 이주 신고 전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일명 ‘국외전출세(Exit Tax)’라고 불리는 세금 역시 부담해야 한다. 국가 간 조세조약에서 주식 양도소득은 거주지국에서만 과세하게 돼 있기 때문에 거주자가 국외 전출로 비거주자가 되는 경우 과세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 이주 시 아직 양도하지 않은 주식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를 미리 징수하는 것이다.

또 현재는 상장, 비상장 구분 없이 국내 주식 대주주에 해당하면 과세 대상이 되지만 2027년부터는 소액주주를 포함하는 해외 주식까지 과세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므로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절세 목적으로만 해외 이주를 결정하는 사람은 없다. 반드시 이주 국가의 정주 여건, 기후, 의료, 복지 등 모든 것을 고려한 신중한 결정이 돼야 한다. 세법뿐만 아니라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령의 폭넓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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