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등 후 하락 불안감
투자해 불린 자산 지키려면
특정 지역-섹터 편중 말고
통화-채권 등 다각화해야
Q. 4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 투자해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증시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자 ‘하락장이 오면 그동안 번 수익을 모두 잃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 그렇다고 투자를 멈출 수도 없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순선 SC제일은행 도곡스위트지점 팀장A. 40대의 투자는 남은 삶의 기반을 단단히 세우는 일이다. 이 시기의 선택은 주거 안정, 자녀 교육, 머지않아 다가올 은퇴 이후의 삶까지 좌우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투자에 나선 40대 직장인들의 전략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
증권시장이 상승장을 맞을 때 자산을 불리는 것만큼이나 하락장에서 자산을 지켜내는 일 역시 중요하다. 투자의 세계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일시적인 손실이 아닌 회복이 어려운 ‘영구적 손실’이다. 큰돈을 잃으면 복구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기회 비용을 잃게 된다. 따라서 40대의 투자는 당장의 큰 성장성보다는 지속가능성이 우선시돼야 한다.
아직도 국내외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격한 주가 상승은 늘 과열 우려를 동반하기 마련이지만 현재의 상황은 1990년대 닷컴 버블 직전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당시에는 실적보다 기대가 앞섰다면, 오늘의 AI 주도 기업들은 실제 이익 성장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현금 흐름과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강화되는 주주환원 정책도 증시를 떠받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렇다면 하락장 걱정은 단순한 기우로 치부해도 괜찮을까? 그렇지 않다. 올해 주식시장은 ‘모든 배가 함께 떠오르는 국면’을 지나 지역과 섹터 간 성과 차별화가 한층 뚜렷해지는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이 전반적인 증시 상승을 이끌던 시기와 달리, 이제는 실적과 구조적 경쟁력 등 펀더멘털이 수익률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세계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특정 국가, 특히 국내 자산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상승장에서는 한 자산군에 대한 편중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그만큼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을 때 충격 역시 커지고 만다. 자산 배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우선 성장 잠재력과 정책 환경을 고려해 지역을 분산해야 한다.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이 이어지고, 금리 인하 기대와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은 여전히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정책 변화와 경기 부양 기대가 공존하는 중국, 반도체와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대만,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로 다각화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주식 외 자산으로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 채권에 대한 전략적 배분은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선진국 채권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신흥국 채권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금리 수준이 높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주요 신흥국의 채권은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률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통화 가치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종식된 이후 다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고 각국의 대체 자산 확보 움직임이 재개되면 금과 같은 자산을 일정 부분 편입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엔화나 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로 분산하는 방법도 있다. 환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닌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급격한 다이어트가 요요를 부르듯, 특정 지역이나 섹터에 편중된 급격한 수익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위험을 갖고 있다. 폭풍이 오기 전 배를 수리하는 선장이 유능한 선장이듯, 호황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재편하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