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헬륨-비료까지… 중동發 ‘원자재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2일 00시 30분


호르무즈 봉쇄에 공급망 충격 확산
알루미늄 가격 8%↑ 4년만에 최고
MRI-웨이퍼 냉각 헬륨도 생산 멈춰
요소값 폭등… 식품업계-농가 비상

‘물류의 동맥’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국제 유가는 물론이고 알루미늄, 구리, 헬륨, 비료 등의 원자재 시장에도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가격이 뛰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 알루미늄, 헬륨… 공급망 충격 확산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중동 전쟁에 따른 가격 상승이 석유와 천연가스뿐 아니라 원자재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원자재는 알루미늄이다. 카타르와 바레인 등 주요 알루미늄 제련소가 공급을 중단하고, 알루미늄 원료를 실은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한 결과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 등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등 중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알루미늄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8%를 차지한다.

1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t당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3146달러였다. 그러나 전쟁 발발 이후 이달 2일 t당 3195달러로 상승했고, 4일에는 최고 3418달러까지 올랐다. 2022년 4월 이후 약 4년 만의 최고치다. 11일 기준으로도 t당 3405달러를 기록하며 전쟁 이전보다 약 8% 상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동 지역 알루미늄 생산 중단이 한 달간 지속될 경우 알루미늄 가격이 t당 36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루미늄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알루미늄이 많이 쓰이는 자동차와 전자제품, 전선 등은 물론 캔과 포장재 등의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 알루미늄 업체 관계자는 “수입 가격이 오르면 소비재에도 영향이 간다. 알루미늄을 캔에 많이 쓰는데, 제조 단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헬륨 상황도 마찬가지다. 헬륨의 경우 카타르가 전 세계 생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 단지에 있는 헬륨 생산 시설이 이란의 공격으로 가동을 멈췄다. 헬륨은 의료용 MRI 장비의 초전도 자석을 냉각하는 데 사용되며, 반도체 웨이퍼 냉각에도 필수적이다.

● 식품업계도 비상

농가와 식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 가격도 급등하면서다. 요소의 경우 전 세계 거래량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에 따르면 중동산 요소 선물 가격은 9일 기준 t당 652.5달러로 전쟁 이전인 지난달 27일보다 34.8% 상승했다.

유황 확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중국이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인 유황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중동 국가들로부터 약 540만 t의 유황을 들여왔다. 이는 중국 전체 수입량의 55.7%를 차지한다.

이런비료 가격 상승은 식품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1일 금융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팜유 선물 가격은 10일(현지 시간) 4404달러에 마감했다. 중동 사태 이전인 지난달 26일 종가(4042달러)와 비교하면 8.9% 상승한 수준이다. 팜유를 주로 수입해오는 라면 업계 관계자는 “라면을 튀기는 팜유나 포장재, 물류비에 대한 부담이 큰 편인데 팜유 가격이 뛰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비료 가격이 폭등하자, 공급을 확보하려는 농민들의 ‘패닉 바잉’이 시작됐다”며 “전쟁 중 식량 안보를 우려한 각국이 밀과 같은 작물 비축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호르무즈 해협#국제 유가#알루미늄#원자재 공급#중동 전쟁#인플레이션#식량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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