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올해 최대 220여개 기업 퇴출 전망
상폐 시가총액 기준도 단계적 상향
내년 1월부턴 ‘시총 300억 미만’ 상폐
올해 7월부터 주당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는 상장 폐지 대상이 된다. 코스닥 상장 폐지 기준은 올해 7월 시가총액 200억 원, 내년 1월엔 300억 원으로 강화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 코스닥 상장 업체 1819곳 중 최대 220여 개가 상장 폐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2일 이런 내용의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 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상품 가치가 없는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고 지적한 지 약 2주 만이다.
● 동전주, 사실상 증시에서 퇴출
금융위는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을 상장 폐지 요건으로 신설한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이 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미국 나스닥은 주가가 1달러 미만인 이른바 ‘페니 스톡’ 관련 상장 폐지 요건을 두고 있다.
금융 당국은 액면병합을 통한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에도 상장 폐지 요건에 포함하기로 했다. 예컨대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동전주 상장 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액면가 2000원으로 병합해도 주가가 1200원이라면 상장 폐지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투자자들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동전주 종목토론 게시판에는 “지금도 주가가 많이 내렸는데 이대로면 투자금 다 날리게 생겼다” 등 불만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부실 종목이 퇴출당하면 코스닥 시장 전체가 건전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도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실기업의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2.12 서울=뉴시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동전주는 거래가 잘 되지도 않으면서 갑자기 폭등하거나 인수합병(M&A) 대상이 되는 확률이 높았다”며 “코스닥 시장 ‘동맥경화’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는 것이 자본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년 1월부턴 ‘시총 300억 미만’ 상폐
금융 당국은 상장 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 일정도 앞당긴다. 애초 금융 당국은 이 기준을 매년 높일 계획이었지만, 시행을 앞당겨 올해 7월 시총 200억 원 미만, 내년 1월 300억 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시총 기준을 웃돌지 못하면 즉시 상장 폐지된다.
금융 당국은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도 상장 폐지 요건에 포함하기로 했다. 현재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만 상장 폐지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시 위반 기준은 최근 1년간 누적 벌점 15점에서 10점으로 강화한다. 중대하고 고의적인 공시 위반은 1회만으로도 상장 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한다. 상장 폐지 요건 강화 내용은 코스피 시장에도 같이 적용된다.
이번 방안으로 올해 코스닥 상장 폐지 대상 기업 수는 150개 내외가 될 것으로 금융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동전주 액면병합, 주가 개선 노력 등에 따라 코스닥 상장 폐지 대상 기업이 최대 220여 개에 달할 수도 있다.
권 부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이걸 해야지 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고 좋은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6개월 이상 시간을 드린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시장을 깨끗이 한번 정리하고 가는 것이 오히려 먼 미래를 위해서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