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늘봄학교 문 여는데 “인력-예산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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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선 60개 학교만 우선 참여
교원단체 “인력난에 교사 업무 가중
예산 부족해 소수만 돌봄 받게될 것”
시 “수요 파악해 추가 예산 마련”

지난해 인천 미추홀구 도화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으로 코딩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인천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인천 미추홀구 도화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으로 코딩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인천시교육청 제공
올 1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생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돌보는 ‘늘봄학교’가 인천 지역 60개 학교에서 운영된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돌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동시에 교원단체에서는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최근 올 1학기 전국 초등학교 2741곳(전체의 44.3%)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학교 정규수업 전후인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다양한 돌봄,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올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인천에서는 올 1학기 전체 265개 초등학교 중 60개 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된다. 학교 참여율은 22.6%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과 비교해 저조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30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했던 인천시교육청은 올 1학기에는 계획대로 일단 60곳으로 한정해 공모를 한 뒤 늘봄학교를 운영하기로 했다.

공공교육의 돌봄 기능을 강화한 제도가 시행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선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를 둔 김모 씨(41)는 “맞벌이 부부라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 수업이 끝난 뒤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게 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진학하는 학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한다고 해 신청을 해보려고 한다”며 “학교라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원단체에서는 아직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산 등의 문제로 정부 홍보와 달리 원하는 모든 학생이 돌봄을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늘봄학교 프로그램 중 주력해서 홍보하고 있는 ‘초등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의 경우 인천 한 학교당 예산이 1600만 원 정도인데, 10개월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학교당 1개 돌봄 학급만 운영할 수 있는 정도”라며 “1학년이 200명이 넘는 학교가 상당수인데, 많아야 30명인 1개 학급으로 제한이 생기면 선별 과정에서부터 형평성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로 인한 민원은 다시 학교 현장에서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돌봄 인력 수급도 문제다. 일부 학교에선 1학기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기간제 교원 등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 2학기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되면 인력난이 심화해 결국 교사들에게 돌봄 업무가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인천시교육청은 다음 달 중 서구에 서부권 거점형 돌봄센터를 만들고, 올해 중 동부권과 북부권역에 돌봄센터를 추가로 만들어 돌봄 수요를 채울 예정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원을 제한할지 등은 학기가 시작되고 신청 수요를 파악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필요하다면 교육부에 추가 예산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교사들에게 업무를 전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며 교육부와 2학기 인력 운영 계획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늘봄학교#인력#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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