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KBS, 용역계약 5700억중 3700억 계열사와 수의계약

입력 2023-10-03 03:00업데이트 2023-10-03 03:00
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권 “일감몰아주기로 재정 악화”
KBS “내부 수의계약 가능 지침
자회사간 거래 문제 삼는건 과도”
KBS 본관 모습. 동아일보 DBKBS 본관 모습. 동아일보 DB
KBS가 최근 6년간 약 5700억 원어치의 용역계약을 맺으면서 이 중 절반 이상인 3800억 원어치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의계약 중 3700억 원어치는 계열사 또는 자회사와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권에선 KBS가 적자 개선 노력 없이 내부 일감 몰아주기로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S는 2018∼2023년 개별 계약당 2000만 원 이상 용역 계약을 기준으로 총 5700억 원 규모의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 계열사들과 3700억 원어치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KBS미디어와 ‘KBS 월드TV 웹서비스 위탁 운영’을 매년 1억 원 규모로 수의계약했고, 2018년에는 KBS비즈니스에 쿠킹 스튜디오 조성을 맡기면서 2억6000만 원 규모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맡겼다.

KBS는 계열사들과 수의계약을 맺는 근거로 내부 지침을 들었다. KBS ‘계약 업무지침’(41조3호)에 따르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경우’에 ‘종속회사와 계약할 경우’가 포함돼 있다. 국고 지원 사업만 아니라면 종속회사와는 별다른 규제 없이 내부 거래를 할 수 있게 스스로 규정을 만든 것이다. KBS는 공공기관으로 분류되지 않아 용역 계약 규제가 담겨 있는 국가계약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에 대해 여권은 KBS가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해 방만하게 예산을 사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경쟁입찰로 더 저렴한 용역을 선택하기보다는 내부 일감 몰아주기를 택해 적자를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 의원은 “KBS는 올해 1분기(1∼3월)에만 42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경영 개선 없이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까지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BS 측은 이에 대해 “KBS는 공정거래법에 저촉되는 기관이 아니어서 자회사 간 거래로 지적하는 것은 과도한 면이 있다”면서 “지상파 사업자가 몇 개 안 되는 상황인 제한 경쟁 시장에서 경쟁입찰을 통해 단가를 낮추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