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영화 ‘바비’ 상영 금지… “中의 일방적 영유권 장면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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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경계선 갈등 불똥
어떤 영화장면인지는 안밝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분쟁 중인 베트남이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담은 장면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 ‘바비’(사진)의 상영을 금지했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21일 개봉 예정인 워너브러더스의 신작 ‘바비’ 상영을 금하며 “이 영화에 ‘구단선’ 이미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요 영화관에서는 바비의 상영 일정이 일제히 사라진 상태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그은 9개의 가상 경계선이다. 중국은 일방적으로 이 선을 그은 후 이곳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 동남아 국가 선박의 어업을 금지하는가 하면 인공 암초를 건설해 군사기지로 만드는 작업 또한 속속 추진하고 있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재판소(PCA)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며 중국에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이를 무시하고 있다. 베트남은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등을 두고 다른 나라보다 중국과 더 격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3월 톰 홀랜드가 주연한 영화 ‘언차티드’, 2021년 호주 드라마 ‘파인갭’, 2019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 등도 같은 이유로 상영을 금했다. 다만 바비의 어떤 장면에 구단선이 등장하는지, 이 영화에 중국 자본이 투입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바비는 마텔의 유명 인형 바비가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배우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을 맡았다.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그레타 거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베트남#영화 ‘바비’ 상영 금지#中의 일방적 영유권 장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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