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세 안 없애… 갭투자는 손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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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있는 집주인, 보증금 제한할수도
보증금 예치제는 극단적 사례 든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전세제도 개선과 관련해 “전세대출을 무제한으로 끼고 갭투자를 하는 부분은 손봐야 한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없이 전세대출이나 전세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여러 채 사들이는 투기성 갭투자는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논의하기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은 원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세를 선호하는 참여자와 전세가 해온 역할을 한꺼번에 무시하거나 제거하려는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 16일 “전세제도가 수명을 다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발언했던 원 장관이 전세제도를 점진적으로 개편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그는 “현실성 있는지 따져봐야겠지만 대출받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 여러 채를 살 수 없게 할 수도 있다”며 “선순위 근저당 등 집주인이 채무가 있을 때는 보증금을 제한하고, 남아 있는 담보가치 중 일정 비율만 전세보증금 한도로 두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다만 16일 간담회에서 언급한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는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극단적으로 에스크로를 (전세제도 개선책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언급했던 것”이라며 “보증금을 금융기관에 맡기고 쓰지 말라고 하면 전세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했다. 에스크로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3의 기관(신탁사나 보증기관 등)에 입금하면 이들 기관이 보증금 일부를 예치하고 나머지를 집주인에게 주는 방식이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원희룡#전세#갭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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