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품’ 조심하세요…소아 중증 알레르기 유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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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9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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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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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식에 자주 사용되는 들깨가 소아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들깨를 알레르기 원인으로 규정하고 면역학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보고한 세계 첫 연구다.

아주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이수영·정경욱 교수팀은 2016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약 3년간 들깨를 먹거나 노출 후 2시간 이내 급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 21명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특성을 조사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만 3세로 남아가 14명, 여아가 7명이었다.

조사 결과, 21명의 환자 중 6명이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에 노출된 후 갑자기 전신에 발생하는 심한 과민반응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들 중 18명은 들깨 이외에도 다른 식품 알레르기를 보였다. 땅콩, 견과류, 과일, 곡물 등 식물성 식품에 의한 알레르기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부는 아토피피부염(15명), 비염(4명), 천식(2명) 등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들깨 알레르기의 원인과 진단법을 제시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들깨 단백을 추출해 진단용 피부반응검사 시약을 자체적으로 제조하고, 이를 통해 효소면역측정법(ELISA)과 IgE 면역블롯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들깨에 들어있는 올레오신을 포함한 8개의 단백이 알레르기 유발 요인임을 확인했다. 올레오신은 식물의 씨 내부 성분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하는 물질이다. 땅콩 알레르기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수영 교수는 “들깨는 흔히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이가 처음 먹을 때 부모가 조심해야 한다”며 “알레르기가 나타나는지 반응을 살펴가며 먹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경욱 교수는 “원인 단백 확인 및 면역학적 특성 규명 등 추가 연구를 통해 피부검사 시약이나 혈청검사 시약 개발 등 환자 진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알레르기 조사와 임상 면역학’ 2월 호에 게재됐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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