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2661달러… 대만에 20년만에 역전당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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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전년대비 7.7% 감소
원화 기준으로는 4.3% 늘어
한은 “1인당 4만달러 머잖아 가능”
대만은 1인당 GNI 3만3565달러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000달러대로 내려앉으며 대만에 20년 만에 역전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661달러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총 인구로 나눈 수치로 국민의 호주머니 사정을 파악하는 대표적 지표다.


원화 기준으로는 4220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 증가했지만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 기준 GNI가 쪼그라들었다. 실제로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2021년 1144.4원에서 지난해 1292.2원으로 12.9%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이례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9%나 뛰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8.1% 줄어 달러 기준 1인당 명목 GNI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1.2%), 2021년(―3.0%)과 달리 널뛴 환율이 국민소득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한은에 따르면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은 각각 896달러, 437달러씩 1인당 GNI 증가에 기여한 반면에 환율 상승은 4207달러 하락시켰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3만1734달러)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한 후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치솟았다. 2019년(3만2204달러), 2020년(3만2004달러) 2년 연속 뒷걸음치다 2021년 다시 3만5373달러로 큰 폭으로 오르며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1년 만에 다시 내리막을 걷게 됐다.

이로써 한국 1인당 GNI는 20년 만에 대만에 따라잡혔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였다. 대만 명목 GNI 상승률은 4.6%로 한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대만달러 환율(미 달러화 대비) 상승률이 6.8%에 그치면서 역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국민소득 4만 달러’ 목표에 대해서는 “머지않아 달성 가능하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실질 GDP 성장률은 각각 1.6%, 2.4%로 예상된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2∼3년 실질 GDP가 2% 안팎으로 성장하고 물가 상승은 2% 내외로 지속되며 환율은 과거 10년 평균인 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1인당 GNI는 머지않아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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