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 허용해야”…법원 잇단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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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7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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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이 열린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도로에서 경찰버스들이 집회 및 시위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도로에서 경찰버스들이 집회 및 시위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또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7일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를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지난해 5월 촛불승리전환행동에 내린 옥외 집회금지 통고 중 행진을 금지한 부분을 취소한다”며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은 지난해 5월28일 이태원광장에서 녹사평역, 삼각지교차로, 용산역광장 구간을 1시간30분 안에 행진하겠다며 집회신고를 했으나 경찰의 금지통고를 받았다.

경찰은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의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3호에 저촉된다며 집회를 금지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은 금지 처분 직후 집행정지를 신청해 같은 달 27일 법원의 인용을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집시법 11조3호에서 집회·시위 금지 장소로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행진을 금지한 것은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집시법 11조3호는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공관을 집회금지 장소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적 공간인 관저·공관과 달리 대통령 집무실이나 정부종합청사 등 공적 장소는 집회금지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날도 재판부는 “경찰은 국방부 청사가 대통령 집무실일 뿐만 아니라 국가비상상태에 대비해 주거공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예외 상황에서 일부 주거 기능이 있다 해도 본질적으로는 집무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월에는 참여연대가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그때도 “대통령 집무실은 집시법 11조3호가 정한 대통령 관저에 포함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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