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홍콩 통제 강화… 兩會 내일 개막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홍콩 문제, 공산당 직보 체제로
관영언론 “국방예산 대폭 늘릴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2023년 3월∼2028년 3월) 공식 출범을 알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한다. 그간 행정부 성격의 국무원이 맡았던 홍콩 관련 업무를 중국공산당으로 이관해 홍콩 통제를 강화하고, 국방비 또한 대폭 늘릴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패권 갈등 또한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업무에 관한 보고 라인이 기존 국무원에서 중국공산당으로 바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26∼28일 양회의 준비 대회 성격으로 열린 제20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2중 전회)에서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를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에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홍콩·마카오 공작판공실’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홍콩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홍콩 관리 업무를 국무원 산하에 뒀다. 2019년 대규모 반중 시위가 발발한 후 홍콩에 대한 탄압과 통제를 가속화했고, 이번에는 아예 공산당 직보 체제를 만들었다. 반환 후 겉으로만 유지됐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무시하고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역시 국무원이 맡았던 TV, 라디오 등 매체 관련 업무 또한 공산당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023년 국방 예산 증가율이 2022년(7.1%)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0%로 국방 예산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도 올해 국방 예산 증가율을 더 높이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그 이유로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립,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정세 불안 등이 꼽힌다. 지난해 중국의 국방 예산은 1조4500억 위안(약 276조 원), 미국의 2023 회계연도 국방 예산은 8170억 달러(약 1074조 원)로 중국이 미국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1일 홍콩 밍(明)보는 공산당 안에 ‘중앙내무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도 2중 전회에서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국내 치안을 담당하는 국무원 내 공안부와 정보 기구인 국가안전부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공안, 사법, 대테러, 방첩, 사회관리 등을 아우르는 막강한 힘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양회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얼마로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 목표를 5.5%로 제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등으로 3.0%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5∼6%대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6%대 이상을 제시하면 시 주석이 올해 경제 회복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양회#홍콩 문제#공산당 직보 체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