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광고 車 줄고 코인 전멸… 그 자리에 넷플릭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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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체 지난해 8곳→올해 3곳
“전기차 투자위해 비용 축소” 분석
테슬라 겨냥 자율주행 비판 광고도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TV 광고로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넷플릭스가 합작해 만든 광고 
영상의 한 장면. 배우 윌 페럴이 GM 전기차를 타고 ‘오징어게임’ 등 넷플릭스 인기작 속 세계를 누빈다. 제너럴모터스 제공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TV 광고로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넷플릭스가 합작해 만든 광고 영상의 한 장면. 배우 윌 페럴이 GM 전기차를 타고 ‘오징어게임’ 등 넷플릭스 인기작 속 세계를 누빈다. 제너럴모터스 제공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이 열린 12일 오후 미 전역은 축제 분위기였다. 집집마다 가족 친구들이 한데 모여 TV 중계를 보는 것이 하나의 전통이 됐기에 슈퍼볼 시청자는 1억∼2억 명이나 된다.


슈퍼볼은 경기 결과뿐 아니라 미국 및 전 세계 시청자 수억 명이 시청하는 TV 광고도 또 다른 이벤트로 불린다. 30초 광고 단가가 700만 달러(약 89억 원)에 달할 정도다. 광고 제작비까지 감안하면 편당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슈퍼볼 광고는 글로벌 산업 지형을 가늠하는 척도로 통한다. 올해 슈퍼볼 TV 광고는 전통의 ‘큰손’ 자동차 기업 광고가 대폭 줄었고, 새로운 큰손이었던 가상화폐 기업 광고도 실종됐다.
●“전기차 투자에 허리띠 졸라매”

이날 슈퍼볼 광고에 등장한 자동차 기업은 기아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3개사뿐이었다. 지난해 현대차 도요타 닛산 BMW 등 8개 업체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슈퍼볼 산업별 광고 부문에서 자동차 업계는 총 9930만 달러(약 1270억 원)로 압도적 1위였다.

미 경제전문채널 CNBC방송은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로 생산을 전환하는 과정에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지만 경제는 둔화하고 있어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기준금리가 지난해 급등하며 자금 조달 비용도 함께 치솟아 전반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추세라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 도요타 등은 올해 슈퍼볼 광고 집행을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사업상 우선순위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자동차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중고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슈퍼볼에 광고를 냈던 카바나를 비롯한 중고차 업체도 올해 참여하지 못했다. 카바나는 매출 손실과 부채 비용 증가로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약 4000명을 감원했다.

그럼에도 자비를 들여 테슬라를 겨냥한 광고를 제작해 슈퍼볼에 참여한 이가 있어 이목을 끌었다. ‘테슬라 저격수’로 유명한 댄 오다우드 그린힐스 소프트웨어 최고경영자(CEO)다. 오다우드 CEO가 제작한 광고는 테슬라 자율주행의 불안전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수도 워싱턴을 비롯해 일부 지역 슈퍼볼 광고에 내보냈다.

지난해 글로벌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 파산에 이은 연쇄 도산 위기 속에 가상화폐 기업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가상화폐 광고가 슈퍼볼을 장악하자 미 상원은 “투자자에게 잠재적 위험을 설명하지 않은 위험한 광고”라고 비난한 바 있다.
●넷플릭스 마블 애플뮤직 부상

자동차가 사라진 광고 자리는 인플레이션에도 견고한 실적을 유지한 주류 음료 스낵 같은 전통 소비재 기업 및 넷플릭스를 비롯한 콘텐츠 기업이 메웠다. 특히 넷플릭스는 GM 미켈롭 울트라와 협업해 자체 콘텐츠를 광고 무대로 제공했다. GM 60초 광고에는 코미디언 윌 페럴이 GM 전기차를 타고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브리저튼’ ‘오징어게임’ ‘아미 오브 데드’ 속을 누볐다. 하이네켄은 마블 슈퍼히어로 ‘앤트맨’과 협업해 무알코올 맥주 특별 광고를 선보였다.

최고의 팝스타가 등장해 경기만큼 주목받는 하프타임쇼 후원사는 펩시에서 애플뮤직으로 바뀌었다. 올해는 5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리애나가 주인공이었다. 애플뮤직이 5년간 2억5000만 달러(약 3191억 원)를 내기로 하고 하프타임쇼 후원사로 나선 것은 스포티파이에 밀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슈퍼볼#미국#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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