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핵 선제공격뒤 남탓 돌리자 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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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북핵 위기때 무력사용 언급
켈리 비서실장 등 참모들 겨우 말려”
NYT 기자 17일 출간할 책서 폭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를 나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12일 공개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를 나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12일 공개했다. 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7)이 집권 첫해인 2017년 존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73)에게 북한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주장했다고 미 NBC방송이 12일(현지 시간) 전했다. 이날 보도는 2020년 하드커버 형태로 출간된 ‘도널드 트럼프 대 미국’의 저자 마이클 슈밋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17일 이 책의 페이퍼백 출판을 앞둔 가운데 NBC가 일부 추가된 내용을 입수해 이뤄졌다. 책에는 해병대 4성 장군으로 2017년 7월∼2019년 1월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켈리의 재임 기간 뒷이야기가 담겼다.

책에 따르면 켈리 전 실장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잦은 트윗보다 자신을 더 두렵게 한 것은 미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의 닫힌 문 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끊임없이 “전쟁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논의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비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핵 선제공격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 책임을 전가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구 및 지인에게 보안 장치가 없는 전화로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보좌진이 경악했다고도 했다.

이에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리(미국) 소행으로 지목되는 것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며 반대했다. 또 미군 지도자를 백악관으로 불러 북한과의 충돌로 인한 예상 결과를 보고하도록 해 대통령을 제어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상자 수 논의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켈리 전 실장이 경제적 후폭풍을 언급하자 잠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재차 선제타격 가능성을 주장했다. 켈리 전 실장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짜증까지 냈다. 이에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북한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 “(당신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설득해 겨우 핵 충돌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듭된 핵 선제공격 발언은 2017년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유엔 총회 연설에서 “동맹국에 대한 도발이 계속되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핵 위기#선제공격#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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