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의사보다 유튜버 선호…중학생 38% “희망 직업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9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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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학년도 부산 직업교육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간호사 체험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지난달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학년도 부산 직업교육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간호사 체험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초등학생은 장래희망으로 의사보다 유튜버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은 군인이나 공무원보다 컴퓨터공학자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이 더 많았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초등학교 6학년생 6929명, 중학교 3학년생 8649명, 고등학교 2학년생 7124명 등 총 2만2702명의 희망 직업을 조사한 결과다.
● 의사보다 크리에이터 되고 싶은 초등학생

초등학생 희망 직업 조사에서 크리에이터는 3위(6.1%), 의사는 4위(6.0%)를 차지했다. 2017년까지 20위권 밖이었던 크리에이터는 2018년 5위에 올랐다. 이듬해엔 3위까지 올라, 2007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의사(4위)를 앞질렀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 2021년에는 보건·의료분야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의사가 2위, 크리에이터가 4위로 순위가 역전됐다.

올해 다시 크리에이터를 희망하는 초등학생이 늘어난 것은 디지털 기기 노출이 잦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튜브와 틱톡 등 영상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늘면서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크리에이터는 중학생 희망 직업 조사에서는 18위, 고등학생 조사에서는 20위 권 밖으로 조사돼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직업 선호 1위는 운동선수로 지난해와 같았고, 2위는 교사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랐다. 3위 크리에이터, 4위 의사, 5위 경찰관과 수사관 순이다.

2022년 초중고생 희망 직업 순위.       자료=한국직업능력연구원
2022년 초중고생 희망 직업 순위. 자료=한국직업능력연구원
● 중고교생, 소프트웨어 개발자 선호 상승

중학생 희망 직업 조사에선 컴퓨터공학자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 순위가 크게 올랐다. 2020년 10위에서 지난해 8위, 올해는 5위(2.9%)까지 올랐다. 전통적인 인기 직종인 군인(6위·2.7%)), 공무원(10위·2.3%)보다도 순위가 높았다.

신산업 분야를 희망하는 중·고교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게임 개발자, 항공·우주공학자, 빅데이터 전문가 등 신산업 분야를 희망하는 중학생 비율은 2017년 4.69%에서 올해 5.42%로 늘었다. 고등학생은 같은 기간 5.45%에서 8.19%로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온라인에 기반 한 산업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희망 직업 순위는 1위 교사(8.0%), 2위 간호사(4.8%), 3위 군인(3.6%), 4위 경찰관·수사관(3.3%), 5위 컴퓨터 공학자 및 소프트웨어개발자(3.3%)로 지난해와 같았다. 지난해 6위였던 공무원은 11위로 선호도가 낮아졌다. 졸업 후 창업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2.9%로 크게 늘었다.
● 코로나19 이후 “희망 직업 없다” 늘어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은 진로 탐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 직업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없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초등학생 19.3%, 중학생 38.2%, 고등학생 27.2%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중학생(36.8%), 고등학생(23.7%)은 ‘없다’라는 응답이 늘었고, 초등학생(20.9%)은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는 그 비율이 초등학생 12.8%, 중학생 29.1%, 고등학생 20.5%였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진로 체험 활동이 제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민경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진로직업플랫폼센터장은 “희망 직업이 없다는 학생이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다”며 “신산업이 발달하고 직업이 다양해지면서 특정 직업을 답하기 어려운 학생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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