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낮아져도 금리인상 이어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8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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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12월)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우신욱 정책협력팀장 2022.12.8 뉴스1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12월)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우신욱 정책협력팀장 2022.12.8 뉴스1
한국은행이 물가 오름세를 잡기 위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8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기간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을 참고해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의 높은 수준이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소폭 내렸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다시 오를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올 하반기 급격히 상승한 환율과 그동안 오른 원자재 가격의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도 앞으로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

주요국들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글로벌 경기가 둔화돼 이들 국가에 대한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고금리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고 부동산 시장이 부진을 겪으며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한은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이 크게 둔화되는 경우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형인 자금시장 경색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신용 경계감이 커진 상태에서 레고랜드 사태 등이 겹쳐 자금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유동성이 악화됐다”며 “정부의 시장안정 대책 발표 이후에도 시장 기능은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 등에 대한 높은 경계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연말까지 대규모 기업어음(CP)의 만기가 도래해 금융기관들이 차환(신규 발행으로 만기 상품을 상환)이나 상환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악재다. 한은은 “최근 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은 그동안 저금리 때 비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 등에 대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지속되고 과도하게 위험을 추구하는 행위가 있어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문제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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