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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 2030 ‘#백지혁명’… 反정부시위 전국 확산

입력 2022-11-29 03:00업데이트 2022-11-29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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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反시진핑 시위 확산]
베이징 등서 공산당 검열-통제 항의
中당국, 시위장소 출입 완전 봉쇄
27일(현지 시간) 베이징에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A4용지 백지를 들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27일(현지 시간) 베이징에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A4용지 백지를 들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소셜미디어 사용에 익숙한 2030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뿐 아니라 광저우, 청두, 시안, 우한, 충칭 등 최소 12개 도시 거리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며 언론 자유, 인권, 투표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 성격이 ‘반(反)봉쇄’에서 ‘반(反)정부’로 바뀌는 양상이다.

28일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베이징 도심 외교공관 밀집 지역인 량마차오(亮馬橋) 인근에서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중국공산당의 검열·통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A4용지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 주석을 겨냥해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며 “언론 자유”를 요구했다.

27일 상하이, 청두, 시안 등에서 열린 시위에도 참가자들은 백지를 들었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웨이보 등에 백색 사각형 그림이나 백지를 든 사진을 올려 지지를 표시했다. ‘#백지행동’이라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가 삭제됐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중국의 검열 대상이 아닌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는 ‘#백지혁명’ ‘#백지행동’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BBC는 “백지는 시위대의 상징이 됐다. ‘백지 혁명’이라고 불린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28일 오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추가 시위가 예고되자 공안을 대거 배치해 검문을 강화하는 등 시위 장소 출입을 완전히 통제했다. 상하이에는 대형 폭동 진압 차량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전날에는 시위대를 무차별 연행했다.

성난 우한 시민들 바리케이드 부숴… 中당국은 시위 확산 부정


中 대규모 反정부 시위

참가자들 “자유” “개혁 원해” 외쳐
反봉쇄→反시진핑 시위로 성격 변해
관영매체 “지방정부가 과도한 조치”



“당신들이 영원히 우리 입을 막을 순 없다.”





중국의 대도시 중 한 곳인 청두에서 27일 벌어진 반(反)정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쳤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에서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자유” 또는 “언론 자유”를 요구했다.

27일 밤∼28일 새벽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 인근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으로 겨냥해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 “노예가 되지 않아야 시민이 된다” “문화대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개혁을 원한다”고 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8일 베이징대에서 한 학생이 공안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끌려가며 “자유로울 수 없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이 때문에 반(反)봉쇄 시위가 ‘반(反)시진핑’, ‘반(反)공산당체제’ 시위로 성격이 변하며 시진핑 체제가 전례 없는 도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대부분 삭제되고 있지만 시위 관련 글들에 영어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라는 단어가 계속 올라왔다.
○ “우리 입을 영원히 막을 순 없다”
中 전역에 불고 있는 ‘백지혁명’ 27일(현지 시간) 밤 중국 수도 베이징 량마차오 인근에서 시민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며 백지를 들고 거리에서 시위하고 있다. 시위는 중국의 2030세대 젊은층이 주축이 됐다. 공안(경찰)에 체포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구호나 문구를 적지 않은 백지는 시위의 상징이 됐다. BBC는 “시위가 ‘백지혁명’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베이징=AP 뉴시스中 전역에 불고 있는 ‘백지혁명’ 27일(현지 시간) 밤 중국 수도 베이징 량마차오 인근에서 시민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며 백지를 들고 거리에서 시위하고 있다. 시위는 중국의 2030세대 젊은층이 주축이 됐다. 공안(경찰)에 체포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구호나 문구를 적지 않은 백지는 시위의 상징이 됐다. BBC는 “시위가 ‘백지혁명’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처음 시 전체가 봉쇄를 당했던 우한에서 27일 수백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며 봉쇄 바리케이드(장벽)를 무너뜨리고 발로 차 부쉈다. 로이터통신은 란저우에서 코로나19 방역 요원들이 사용하는 천막을 시민들이 뒤집고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소를 부쉈다고 전했다.

대부분 시위 현장에는 백지 A4용지를 든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중국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무언의 저항을 한다는 의미다. 한 시위 참가자는 워싱턴포스트에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조차 검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는 ‘#백지혁명’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28일 2000건 가까이 게시됐다. 백지 시위는 홍콩의 반중 시위 때 등장한 적 있다.

런던과 파리,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연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에도 시 주석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합성한 이른바 ‘시틀러’ 사진이 게시판에 붙었다.
○ 中, 시위 장소에 장벽 설치-진입 통제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일상이 파괴되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 침체와 취업난 직격탄을 맞은 2030세대의 분노가 통제에 대한 반감과 함께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밍보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스크를 벗은 세계인의 모습을 본 중국인들이 최근 분노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 외교부는 28일 브리핑에서 ‘시위 확산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를 고려하느냐’는 외신 질문에 “거론한 상황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시위 확산 상황을 부정했다. “공산당의 영도와 중국 인민의 지지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태의 원인을 지방정부에 돌리려는 모습도 보였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지방정부가 과도한 정책 조치로 주민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의 방역 상황을 감독하는 실무단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상하이 당국은 28일 오후 후속 집회를 막겠다며 전날 시위가 벌어졌던 거리 양쪽에 파란색 장벽을 설치했다. 베이징 당국은 시위 예고 장소에 공안을 대거 배치해 출입을 완전히 막고 행인들에게 검문을 실시하는 등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확진자 ‘0(제로)명’을 목표로 철저히 통제한다는 개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격리시켜 왔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7일 4만347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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