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작년만큼 어려워… 대입 당락 좌우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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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수능]
올 수능, 국어는 비교적 평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한 어머니(왼쪽 사진 왼쪽)가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나온 딸을 힘껏 
껴안아주고 있다.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자 별도 시험장인 광주 남구 인성고로 한 학생이 들어가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번 
수능 성적은 다음 달 9일 통지된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광주=뉴시스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한 어머니(왼쪽 사진 왼쪽)가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나온 딸을 힘껏 껴안아주고 있다.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자 별도 시험장인 광주 남구 인성고로 한 학생이 들어가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번 수능 성적은 다음 달 9일 통지된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광주=뉴시스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불수능’ ‘용암 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국어·수학 영역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이 줄어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어 영역은 극도로 어려웠던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수학 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두 번째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이번 수능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형성되고, 수학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수학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고, 지난해 수능처럼 이과 수험생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제진은 올해 수능에 EBS ‘체감 연계율’을 높여 체감 난도를 낮췄다고 밝혔다. 박윤봉 수능 출제위원장(충남대 화학과 교수)은 “EBS 교재와 정확하게 연계된 문제가 아니더라도 유사한 소재의 문항을 출제해 수험생들이 더 쉽게 느끼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인 점, 응시자 중 재수생 등 졸업생 비율(28%)이 매우 높은 점, 올해 고3은 고교 3년 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어 학력 격차가 큰 점 등이 상대평가 기반인 수능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은 코로나19 발생 후 3년 만에 처음으로 확진 수험생(1892명)들이 병원 등 격리시설이 아닌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봤다.

국어 작년보다 쉽고, 수학은 비슷하게 어려워… 이과생 유리할듯


국어, EBS 연계율 높여 다소 쉬워져
수학, 중간 난도 늘어 변별력 유지
영어 난도 평가, 전문가-수험생 갈려
“선택과목 점수 차 큰 수학이 관건”


“초고난도 문항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까다로웠다.”

17일 실시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수학·영어 영역에 대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시 상담교사단의 평가를 요약한 것이다. 지난해 역대급 ‘불수능’이란 평가를 받았던 국어 영역은 다소 평이한 반면 수학은 지난해만큼 까다로워 올해 입시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국어, 평이하지만 과학 지문 많아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없고, 지문 길이도 지난해보다 다소 짧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공통과목 중에선 ‘문학’이 평이하게 출제돼 ‘독서’의 성적에 따라 국어 영역 등급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험생들이 가장 까다롭게 느꼈을 ‘킬러 문항’으로는 ‘기초 대사량’ 연구 관련 지문이 출제된 17번이 꼽혔다. 김용진 서울 동국대사범대 부속여고 교사는 “14∼17번 지문은 과학 지문에 EBS 경제 영역의 ‘최소 제곱법’ 개념까지 가져와 수험생들이 특히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문에 ‘상용로그’ ‘L-그래프’ ‘클라이버의 법칙’ 등 수학과 과학 개념이 등장해 문과 수험생들에게 낯설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 수학, 선택과목 유불리가 관건
수학 영역은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했다. 지난해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으로 난도가 높았다. 올해는 초고난도 문항은 거의 없었지만 정확한 계산이 필요한 문항이 늘어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기 경기 남양주시 다산고 교사는 “아주 쉽거나 어려운 문제는 줄었지만 중간 난도 문항이 늘어 중상위권 학생들에겐 변별력이 있었던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재수생인 이태연 양(19)은 “전체 난도는 지난해와 비슷했는데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에서 생소한 유형의 문제가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문·이과 학생 간 표준점수 차이가 큰 선택과목은 공통과목보단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대개 어려운 ‘미적분’ ‘기하’ 등을 선택하는 이과생들이 표준점수에서 더 유리한데, 이를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다만 올해도 이과 유리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엇갈리는 영어 난도 평가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난도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는 1등급 비율이 6.25%였지만 가장 최근 치러진 9월 모의고사에선 15.97%로 편차가 컸다. 윤희태 서울 영동일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보다 쉬워 1등급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어렵게 느껴졌다는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 이화여고 3학년 이서현 양(18)은 “듣기 평가 속도가 빨라지고, 헷갈리는 문제도 연속으로 출제돼 어렵게 느꼈다”고 말했다. 입시기관 유웨이는 영어 1등급 비율을 7% 안팎으로, 종로학원은 8.17%로 예측했다.


세종=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수능#대입#수학영역#통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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