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2주기…김승연 회장-전현직 사장단 등 300명 추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5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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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 수원시 선영 찾아 추모
사장단 60명 2시간 일찍 다녀가…오후 용인서 오찬
이 회장 업적 재조명…‘KH 유산’ 3대 기증 빛나
직원들 온라인 추모 “회장님 혜안으로 용기…그리워”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2주기를 맞아 25일 경기 수원시 이목동 가족 선영(先塋)에서 추모식이 엄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가족들이 묘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이 탄 제네시스 차량은 오전 10시 47분 선영에 도착해 약 40분 뒤인 11시 28분 정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같은 시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과 함께 추모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이 회장 별세 소식에 가장 먼저 달려갔을 만큼 가까웠던 사이”라며 “생전에 ‘형님’ ‘동생’하며 격 없이 지냈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제공

추모식은 조촐하게 치러진 1주기와 다르게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현직 사장단과 계열사 부사장, 전직 사장단까지 총 300여 명이 선영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현직 사장단 60명은 이 부회장에 앞서 9시 10분부터 줄줄이 도착해 30분가량 추도한 뒤 선영을 떠났다. 부사장들과 전직 사장단은 이 부회장이 추모를 마친 이후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참배했다.

삼성은 오전 6시 사내망에 온라인 추모관을 열어 직원들도 댓글로 이 회장을 추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한 직원은 “회장님의 도전과 혜안으로 용기를 얻고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며 “회장님처럼 우리도 새로운 내일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 회장님의 지혜를 빌려 지내고 있다”며 “많이 그립다”고 했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오전에만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업적과 사회환원 활동도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이 회장은 1987년 회장 취임 후 당시 10조 원이던 회사 매출액을 2018년 387조 원으로 40배 가까이 키웠다. 특히 과거 불모지나 다름없던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어 오늘날 삼성의 최대 먹거리를 일궈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한 이 회장 뜻에 따른 이른바 ‘KH(이건희) 유산’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은 지난해 4월 고인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또 감염병 극복(7000억 원)과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3000억 원)을 위해 1조 원을 기부하는 등 3대 기증사업을 추진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 2주기를 맞아 이 부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오전에 추모식을 마친 이 부회장과 사장단은 경기 용인시 인력개발원 창조관에 방문해 이 회장의 2주기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계획과 ‘뉴 삼성’ 경영 비전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을 바라는 주변 분위기와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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