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의당 사과 요구에 “사과 할 일 없다”…김진표는 “여의도 날씨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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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25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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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2022.10.25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2022.10.25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김진표 국회의장 등을 만나 환담했다. 김 의장이 “여의도 날씨가 싸늘하다”고 말을 건네자 윤 대통령은 말없이 웃음으로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김 의장 등 5부 요인 및 국민의힘과 정의당 지도부를 만나 20여 분간 인사를 나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과 원내대표인 박홍근 의원은 불참해 이번 사전 환담은 반쪽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김 의장을 향해 “바쁘신데 이렇게 의장님께서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대법원장, 헌재소장, 선관위원장, 감사원장도 나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 의장은 “대통령님의 국회 방문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이어 “여의도 날씨가 (지금 날씨보다) 훨씬 더 싸늘한 것 같다”며 “오늘 국회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으로 비쳐야 할 텐데 의장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검찰이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등으로 ‘협치 정국’이 요원해진 데 대한 에두른 표현으로 읽혔다. 윤 대통령은 이에 “하하하”라고 웃어 보이며 따로 답을 하지는 않았다.

김 의장은 예산안과 관련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할 국정과제가 중요하겠다”면서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이견 없이 약속했던 사항들 중에 경제 회복이나 민생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들도 많다. 그런 게 많이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의 협력이 절실한 때”라며 “예산이 경제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작은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도록 국회로서는 지혜롭게 살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발언 내내 손을 모으고 듣던 윤 대통령은 발언이 끝나자 “감사하다”고 답한 뒤 “우리 자유민주주와 법치주의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뒤이어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정의당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앞두고 ‘부자감세 철회!’, ‘민생예산 확충!’, ‘이XX 사과하라!’는 피켓을 붙이고 있다. 2022.10.25 사진공동취재단
정의당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앞두고 ‘부자감세 철회!’, ‘민생예산 확충!’, ‘이XX 사과하라!’는 피켓을 붙이고 있다. 2022.10.25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환담에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헌법 시스템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제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가 힘을 합쳐 이 글로벌 위기를 잘 극복하면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자리에는 윤 대통령과 김 의장을 포함해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정의당에선 이은주 비대위원장이 자리했으며,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등 국회 관계자와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이은주 비대위원장은 비공개 환담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사과에는 시기가 따로 있지 않다”며 ‘사과 요구’를 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간 민주당은 물론 정의당 또한 윤 대통령이 지난 미국 순방 당시 국회를 겨냥 ‘이XX’라고 발언한 것을 사과하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정의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시정연설이 열리는 본회의장 자신의 자리에 ‘이XX 사과하라!’는 피켓을 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시 비공개 환담 상황에 대해 “(정의당에서) 사과를 요구했고 대통령께서는 ‘사과할 만한 일이 없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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