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투헬-토트넘 콘테 ‘감독 전쟁’… EPL 새 앙숙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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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3-4위 오른 상위팀 대결… 1-1 동점때 콘테가 격한 세리머니
2-1 앞서자 투헬이 뛰어와 약올려
2-2 무승부 후엔 감정폭발해 충돌
벵거-모리뉴 이후 최고 라이벌 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새로운 앙숙 감독’이 탄생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53·이탈리아)과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49·독일)이 주인공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두 감독을 두고 “새로운 라이벌 관계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① 콘테의 도발 15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의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첫 맞대결에서 양 팀
 감독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토트넘이 0-1로 뒤진 후반 23분 동점골을 넣자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이 
첼시 벤치를 향해 격한 세리머니를 하며 도발하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오른쪽)과 충돌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① 콘테의 도발 15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의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첫 맞대결에서 양 팀 감독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토트넘이 0-1로 뒤진 후반 23분 동점골을 넣자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이 첼시 벤치를 향해 격한 세리머니를 하며 도발하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오른쪽)과 충돌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지난 시즌 EPL 3위 첼시와 4위 토트넘은 15일 첼시의 안방인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맞붙었다. 양 팀 간의 2022∼2023시즌 첫 맞대결이었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지난 시즌 EPL 톱4 클럽 간의 첫 경기이기도 했다. 첼시가 선제골을 넣은 뒤 양 팀은 골을 주고받으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내용뿐만 아니라 벤치 싸움도 치열했다. 콘테 감독이 먼저 첼시를 자극했다. 0-1로 뒤지던 토트넘이 후반 23분 동점골을 터뜨리자 콘테 감독은 첼시 벤치 쪽을 향해 다가가 격한 세리머니를 했다. 투헬 감독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콘테 감독에게 다가가 가슴을 부딪치며 고함을 질렀다. 양 팀 관계자와 대기심판이 뜯어말린 뒤에야 각자 벤치로 돌아갔다.

② 투헬의 반격 후반 33분 첼시가 2-1로 다시 앞서나가자 투헬 감독(오른쪽)이 토트넘 벤치를 향해 전력질주 세리머니로 응수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② 투헬의 반격 후반 33분 첼시가 2-1로 다시 앞서나가자 투헬 감독(오른쪽)이 토트넘 벤치를 향해 전력질주 세리머니로 응수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10분 뒤 첼시가 2-1로 다시 앞서가는 골을 넣자 이번엔 투헬 감독이 터치라인을 따라 전력질주하면서 어퍼컷 세리머니로 응수했는데 토트넘 벤치 앞을 지나서까지 달렸다. 상대 팀 테크니컬 박스(감독 지휘 공간)까지 침투하는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투헬 감독이 콘테 감독 옆을 지나쳐 달렸지만 실점에 실망한 콘테 감독은 고개를 숙인 채 보지 못해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두 사령탑의 신경전은 경기가 끝난 직후에 최고조로 치달았다. 콘테 감독과 악수하던 투헬 감독이 콘테의 손을 놓아주지 않고 끌어당기며 자신의 손가락으로 두 눈을 가리켰다. 양 팀 관계자들과 선수들까지 나서 갈라놓을 때까지 둘은 설전을 벌였다. 두 감독은 주심에게 레드카드를 받았고,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이 장면을 두고 ‘악수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③ 악수하다 시비 2-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 뒤 콘테 감독(왼쪽)은 악수을 하던 투헬 감독이 손을 놓아주지 않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투헬 감독은 손을 놓치 않은 이유에 대해 “나는 악수를 할 때 서로 눈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콘테의 생각은 달랐다”고 
설명했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③ 악수하다 시비 2-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 뒤 콘테 감독(왼쪽)은 악수을 하던 투헬 감독이 손을 놓아주지 않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투헬 감독은 손을 놓치 않은 이유에 대해 “나는 악수를 할 때 서로 눈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콘테의 생각은 달랐다”고 설명했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투헬 감독은 “나는 악수를 할 때 서로 눈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신과 눈을 맞추지 않은 콘테 감독을 못마땅해했다. 경기 뒤 말을 아꼈던 콘테 감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투헬 감독의 전력질주 세리머니 영상을 올리며 “내가 못 본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라. 넘어뜨렸어도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④ 결국 몸싸움까지 양 팀 감독의 충돌과 설전에 양 팀 관계자들이 달려 나와 말리고 있다. 사진 출처 트위터
④ 결국 몸싸움까지 양 팀 감독의 충돌과 설전에 양 팀 관계자들이 달려 나와 말리고 있다. 사진 출처 트위터
EPL에서는 감독들의 앙숙 관계가 낯선 모습은 아니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과 조제 모리뉴 전 첼시 감독(현 AS로마 감독)은 대표적인 앙숙이었다. 둘은 경기장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경기장 안팎에서 10년 넘게 설전을 벌였다. 콘테 감독도 모리뉴 감독과 앙숙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던 모리뉴 감독이 당시 첼시 사령탑이던 콘테 감독을 향해 “경멸한다”고 하자 콘테 감독은 “그는 속이 좁고 수준 낮은 사람”이라고 받아쳤다.

두 팀은 내년 2월 26일 토트넘 안방에서 다시 맞붙는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부터 만날 가능성이 있다. 그 전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카라바오컵에서 만날 수도 있다.

15일 경기에 선발로 나선 손흥민(토트넘)은 후반 34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될 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첼시의 강한 압박에 수비 가담이 많았고 리스 제임스(첼시)의 수비에 꽁꽁 묶였다. 제임스는 EPL 사무국이 팬 투표로 뽑는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콘테#투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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