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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멸종위기 동물의 자화상 생명력 담은 눈에 공들여

입력 2022-07-19 03:00업데이트 2022-07-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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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우 개인전 ‘Forever Free…’
고상우 작가가 아프리카 표범을 그린 디지털회화 작품 ‘레오(LEO)’. 왼쪽 눈을 다이아몬드로 표현했다. 사비나미술관 제공
아프리카 사바나 어딘가를 달릴 것 같은 표범. 그 표범이 정면을 응시한 채 눈을 맞추고 있다. 그 영롱한 눈은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고상우 작가의 개인전 ‘Forever Free―그러므로 나는 동물이다’는 얼핏 대형 동물원에 와 있는 기분을 자아낸다. 물론 우리에 갇혀 지쳐 나가떨어진 동물이 아니라 관객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생명력을 담고서. 모든 작품이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설치된 것도 이런 동물과의 교감을 의도한 것이라고 한다.

작가가 작품에서 가장 공들이는 부위도 눈동자다. 표범의 눈을 다이아몬드로 그린 ‘레오(LEO)’(2022년)가 대표적. 그 밖에 호랑이와 늑대, 하마 등도 눈빛이 살아있다. 고 작가는 “동물원 등을 직접 찾아가 교감하며 스케치한 것을 바탕으로 그렸다”며 “사람의 얼굴 대신 동물의 정면을 그림으로써 동물에게 귀족적인 느낌을 부여하려 했다”고 했다.

이러한 전복적인 의미를 담은 또 하나의 포인트는 작품들을 관통하는 파란 색조다.

“시작은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려진 동물은 자화상이라 할 수 있어요. 관람객이 슬플 땐 그들도 슬픈 눈으로, 즐거울 땐 즐거운 눈으로 바라보죠. 인간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는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 고통의 크기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닐까요.”

고 작가의 첫 미술관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2019년부터 이어져 온 동물 초상 시리즈의 연장선. 디지털 회화 34점과 드로잉 138점 등을 선보였다. 3500∼7000원. 다음 달 21일까지.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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