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동물의 자화상 생명력 담은 눈에 공들여
아프리카 사바나 어딘가를 달릴 것 같은 표범. 그 표범이 정면을 응시한 채 눈을 맞추고 있다. 그 영롱한 눈은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고상우 작가의 개인전 ‘Forever Free―그러므로 나는 동물이다’는 얼핏 대형 동물원에 와 있는 기분을 자아낸다. 물론 우리에 갇혀 지쳐 나가떨어진 동물이 아니라 관객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생명력을 담고서. 모든 작품이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설치된 것도 이런 동물과의 교감을 의도한 것이라고 한다. 작가가 작품에서 가장 공들이는 부위도 눈동자다. 표범의 눈을 다이아몬드로 그린 ‘레오(LEO)’(2022년)가 대표적. 그 밖에 호랑이와 늑대, 하마 등도 눈빛이 살아있다. 고 작가는 “동물원 등을 직접 찾아가 교감하며 스케치한 것을 바탕으로 그렸다”며 “사람의 얼굴 대신 동물의 정면을 그림으로써 동물에게 귀족적인 느낌을 부여하려 했다”고 했다. 이러한 전복적인 의미를 담은 또 하나의 포인트는 작품들을 관통하는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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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