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 공식화… 4차접종 대상확대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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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3일 새 방역조치 발표
‘확진자 격리 치료’ 연장할 듯

정부가 현재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재유행’에 해당된다는 공식 판단을 내놨다. 13일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응할 방역 조치를 발표한다. 정부는 백신 4차 접종 대상을 늘리고 코로나19 격리치료 의무를 4주 간격 평가에서 유행 진정까지 연장하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다”며 “재유행 대응 방안을 마련해 다음 주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812명 늘어난 1만9323명이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발생한 일평균 확진자 역시 1만4622명으로 지난주보다 83.1% 증가했다. 면역을 피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변이인 ‘BA.5’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재유행을 진정시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 두기 부활은 경제적 타격 등을 이유로 도입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하면서 “더 많은 국민이 4차 접종을 하길 권한다”며 “정부도 (4차 접종의)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곧 범위 확대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60세 이상과 면역 저하자 등으로 제한된 4차 접종 대상을 50대나 40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역당국 안팎에선 4차 접종만으로는 BA.5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재유행 진정 때까지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2022.07.08. 사진공동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2022.07.08. 사진공동취재단


면역 회피 ‘BA.5’ 내주 우세종 될듯


“코로나 재유행”면역효과 떨어뜨려 재감염 우려 커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 35%↑
세계 재확산 주도… 치명률은 비슷


방역당국이 꼽는 여름 재유행의 가장 큰 이유는 BA.5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다. 이어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와 더운 날씨에 밀폐된 실내 환경, 백신 및 자연감염에 의한 면역 효과 감소 등을 꼽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BA.5 변이 검출률은 6월 둘째 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1.4%에 불과했지만 6월 마지막 주엔 28.2%까지 높아졌다. 다음 주에는 BA.5가 50%를 넘어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존 오미크론처럼 전체 확진자의 100% 수준까지 올라갈지, 70∼80% 수준에 머물지는 전문가마다 전망이 엇갈린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BA.5 비율이 델타나 오미크론처럼 100%까지 가면 확산세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고, 70∼80%대에 머문다면 재유행 규모가 최악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7.8 뉴스1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7.8 뉴스1

BA.5는 백신이나 자연감염으로 기존에 형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 때문에 재감염 우려가 커진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 등에 따르면 BA.5는 첫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약 20배, 오미크론 변이 BA.1과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약 3배 낮은 중화항체 생성 수준을 보였다. 그만큼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BA.5의 전파력이 BA.2보다 35.1%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각국에서 BA.5 비중이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 증가가 함께 나타나진 않고 있다”며 “(BA.5의)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와 유사하거나 좀 더 낮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 실내 에어컨 사용, 환기 부족 등의 계절적 요인도 최근 감염 확산의 원인이다.

BA.5 확산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의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0만7879명으로 2주 전보다 11% 늘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7일 코로나19 확산 시작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신규 확진자(1만9000명) 수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약사들에 올가을부터 코로나19 백신을 BA.5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량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에선 포르투갈이 BA.5가 우세종이 된 5월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입원환자 수가 오미크론 정점 때를 넘어섰다. 홍콩의 신규 확진자 수도 석 달 만에 다시 3000명대로 올라섰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코로나 재유행#4차접종#확진자#b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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